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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생산차질 한달만 겪어도 지역경제 악화 불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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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출규제 관련 中企 설명회

車반도체·모터 등 품목 확대 전망

수출심사 기간동안 타격 예상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사 교류 행사로 문단속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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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결정 이후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이 자동차용 반도체, 모터, 공작기계 등 예상보다 훨씬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일본 수출관련 중소기업 설명회’에는 지소미아 파기에 따른 충격 탓인지 예상보다 많은 기업인이 참석했다. ‘일본의 무역보복 향방’을 주제로 강연한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상근자문위원은 “반도체 이외 품목에서 일본산 수입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다양한 분야에서 1~2개월 생산 차질이 확산할 수 있다”며 “모든 수출 심사가 3개월까지 장기화할 가능성은 낮지만 생산 차질과 기업의 불확실성 및 불안 심리에 따른 투자 위축으로 올해 2%대 성장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위원은 일본의 경제제재 품목이 늘어날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자동차용 반도체, 동박,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모터, 원심분리기, 공작기계 등을 후속 규제 가능성이 높은 품목으로 꼽은 뒤 “일본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품질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이를 대체하기 쉽지 않다”며 “1~2개월의 생산 차질로 공장 주변 지역 경제가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 위원은 “일본 정부가 각종 연구 프로젝트나 공공 연구기관 등에서 한국인 기술자·과학자와의 교류를 억제 및 축소하는 방향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한국 경제에 중장기적 악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최악의 경우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것처럼 일본도 한국 산업과 기업에 대한 종합적 견제와 압박을 중장기적으로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일본의 은밀한 금융제재 또한 단계적으로 강화될 수 있다는 게 이 위원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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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지소미아 파기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일본에서 소재를 들여오는 업체 CEO는 “어젯밤 늦게 대책회의를 하고 구매담당 임원을 오늘 일본으로 보냈다”며 “지소미아 파기 이후 거래선들의 동요가 없는지 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에서는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 3대 품목을 콕 찍어 규제했듯이 한국의 미래 산업에 대해 정밀타격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계 관계자는 “일본이 물러나지 않고 강대강 대응을 시작할 것으로 본다”면서 “지금 당장의 먹거리가 타격을 받는 것도 문제지만 일본이 앞으로 우리의 미래 먹거리를 정밀타격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며 1,100개 물품에 대한 수출규제를 추진, 이 과정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보여주며 시스템반도체 등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집요한 공격이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전일 기흥사업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제조 설비·원자재 페어’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일본 수출규제 품목 중 하나인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는 동진쎄미켐 등과 한국에 지사를 둔 글로벌 협력사들도 참여했다. 일본계 업체들도 일부 참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해 부품 소재 협력사들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자리였다”며 “국내 업체들의 소재 국산화 등을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의 협조 등도 논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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