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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갤노트10 ‘LTE’가 쉽지 않은 이유는 ‘단통법’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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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급제 단말기 나와도 힘 못 써..이통사 유통점 구매 안 돼

②이통사 약관 변경 해도 지원금 차별 금지 조항에 발목

③삼성과 이통사 책임공방..단말기유통과 통신 가입 분리하면 해결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23일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노트10’이 공식 출시됐지만 5G 버전만 출시돼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LTE 가입자들 중에서도 ‘갤노트10’을 쓰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굳이 비싼 5G에 가입해야 쓸 수 있다니. 올해 출시된 갤럭시S10은 LTE 버전과 5G 버전이 모두 출시됐는데, 노트10만 안 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갤노트 10을 LTE로 가입해 쓰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단통법은 기본적으로 통신사유통점의 단말기 판매를 전제로 한 법률인데 이 때문에 ⓛ갤노트10은 주로 이통사 대리점·판매점에서 유통된다(삼성이 자급제향으로 5G칩과 LTE칩이 모두 들어간 갤노트10을 출시해도 이통사 유통점에서는 만날 수 없다는 점).

또 ②이통사에서 약관 변경을 통해 5G칩과 LTE칩이 모두 들어간 단말기(같은 모델)를 5G와 LTE로 나눠 가입시키는 것도 쉽지 않다(단통법상 지원금 차별 금지).

여기에 ③삼성과 이통3사 사이에서 갤노트 10 LTE 버전 출시 책임 공방이 일고 있다는 점(단말기와 통신이 분리되면 이런 논란이 사라짐)도 단통법의 부정적인 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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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노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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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유심 가입 가능한 자급제 ‘갤노트10’ 조만간 출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삼성은 ‘갤노트10’ LTE 버전을 따로 내기는 쉽지 않지만, 자급제폰으로는 내놓겠다고 밝혔다. 만약 소비자가 온라인 마켓이나 전자제품 양판점 등에서 ‘갤노트10 5G버전’ 자급제폰을 산다면 LTE로 쓸 수 있다. 집에서 쓰던 단말기의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드)칩을 꺼내 자급제로 산 갤노트10에 끼워 넣으면 된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국내에서 출시되는 갤노트10 5G버전에는 5G칩과 LTE칩이 들어가 있는데, 국내 통신3사의 5G 통신망은 LTE연동형(NonStandAlone)이기 때문이다. 즉, 5G의 빠른 속도보다는 저렴한 요금제를 원한다면 자급제폰을 사서 LTE 유심을 끼워쓰면 된다.

◇자급제 갤노트10, 이통사 유통점에서는 불가능

하지만 자급제향으로 출시된, LTE 유심 가입이 가능한 ‘갤노트10’은 이동통신3사 유통점에서는 만날 수 없다. 자급제폰(언락폰)이란 이동통신사 대리점 방문 없이 기존에 사용하던 유심을 꽂아서 바로 사용 가능한 단말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소비자가 스마트폰을 사는 대부분의 장소는 이통사 대리점이나 판매점이다. 이처럼 단말기 판매와 통신서비스 가입이 결합돼 이용자의 선택권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국회에서는 단통법 폐지와 완전자급제 도입을 위한 입법 논의가 있었지만, 이동통신 유통업계의 반발로 좌절됐다. 완전자급제법은 통신사의 단말기 판매를 금지한 법으로, 김성태·박홍근·김성수 의원 등이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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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가 약관 변경해도 지원금은 똑같이 줘야 하는 문제

삼성은 이통사에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니 과기정통부에 약관 변경을 신청해 칩이 두 개인 ‘갤노트 10’을 5G 요금제와 LTE 요금제로 가입시키라고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약관 변경을 신청한다고 해도 한 가지 모델에 대해 요금제 외에 다른 이유로 차별적인 지원금을 줄 수 없는 단통법때문에 어렵다는 입장이다. 단통법에는 이동통신 요금제에 따른 지원금 차이외에 5G냐 LTE냐에 따라 동일 단말기에 대해 지원금을 다르게 줄 수 있는 근거가 없다. 단통법을 개정해야 하는 것이다.

이통사들이 약관을 바꿔 5G와 LTE가 모두 되는 ‘갤노트 10’에 같은 공시 지원금을 준다해도 혼란이 불가피하다. 이통사들이 고가 요금제를 쓰는 5G 고객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제에 가입하는 LTE 고객에게 같은 지원금을 주는 걸 꺼리는 것은 물론, 공시 지원금은 같게 하고 유통점 장려금(리베이트)로 조절할 경우 단통법상 처벌받는 이용자 차별 행위(지역별 유통점별 단말기 가격의 현저한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통신사 삼성 네탓 공방의 원인도 단통법

이런 이유로 이동통신3사는 삼성에 ‘갤노트10’ LTE 버전 출시를 요구하고 있다. 유럽이나 중국, 미국에 파는 LTE 전용 모델 같은 걸 국내향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5G 버전과 LTE 버전이 모두 출시된다.

그러나 삼성은 이통사에 유럽에서 파는 LTE 모델(899유로, 약120만8100원)과 한국에서 출시된 5G 모델(124만8500원)간 가격 차이가 크지 않고 생산라인 문제도 있다며 난색이다. 5G 모델은 5G칩과 LTE칩이 두 개 들어가 있어 원가를 보면 LTE 모델에 비해 비싸다. 즉 한국에서 노트10 LTE를 출시할 경우 유럽 판매 제품보다 저렴해야 하는데, 이 가격 차이가 클 경우 유럽 소비자들이 반발할 것이라는 게 삼성 주장이다.

이런 갈등도 단통법을 없애고 완전자급제가 실현되면 사라진다. 각자 자기 상품을 자기 계획에 맞춰 내고 소비자 반응을 책임지면 되기 때문이다. 통신 가입과 단말기 유통 분리가 소비자에게 이익이 된다는 사실이 이번 노트10 LTE 버전 출시 갈등에서도 증명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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