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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관세 전면전에 금간 美中 정상 '브로맨스'…무역협상 파국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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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對美 보복관세 예고…트럼프, 즉각 관세율 인상으로 맞서

트럼프, '친구'로 칭하던 시진핑에 '적' 규정…브로맨스 위기

갈등 격화에 장단기 금리역전 재차 불거져…커지는 'R의 공포'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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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과 중국이 23일(현지시간) 관세 전면전에 재돌입했다. 중국이 미국의 추가 관세부과 방침에 보복을 공식화하자, 미국 측이 다시 관세율 인상 카드로 맞보복에 나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사진 왼쪽)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갈등 속에서도 항상 ‘친구’로 대우해왔던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을 ‘적’으로 규정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양국간 갈등이 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당장 내달로 예정된 고위급 무역협상이 좌초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처럼 미·중 무역전쟁이 한 치 앞으로 내다보기 어려운 시계 제로 상황에 놓이면서 이른바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는 더욱 확산할 조짐이다. 이날 뉴욕증시는 3대 지수가 일제히 3%대 안팎으로 급락하는 폭락장을 연출했다.

◇수 시간 만에 보복→재보복…시계 제로

이날 관세 충돌은 중국이 전격적으로 미국에 대한 보복관세를 공언하면서 불거졌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원유·대두 등 5078개 품목 750억달러어치의 미국산 제품에 10%와 5%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며, 시점은 각각 9월1일과 12월15일부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그간 면세 대상이었던 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12월15일부터 25%와 5%씩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이 같은 대미(對美) 관세 폭탄은 3000억달러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10% 관세부과 방침에 대한 보복으로 풀이된다.

실제 미국은 9월1일부터 3000억달러의 중국산 제품 가운데 일부에 대해 예정대로 관세 부과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다만, 일부 품목에 한해 관세 부과 시점을 내달 1일에서 오는 12월15일로 전격 늦추기로 하고 일부는 아예 관세 부과 대상에서 철회한 바 있다.

따라서 예정대로 9월1일부터 10%의 추가관세를 부과하게 될 중국산 상품은 의류와 신발류 등으로, 이는 1070억달어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예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중국의 보복관세 부과 발표 이후 불과 수 시간 만의 일이다. 이날 트위터를 통해 종전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해오던 관세율을 현행 25%에서 10월1일부터 30%로 올리겠다고 밝힌 데 이어, 9월1일부터 부과키로 했던 나머지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도 10%에서 15%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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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가는 브로맨스…커지는 ‘R의 공포’

문제는 양국의 ‘지지대’로 불렸던 양 정상의 ‘브로맨스’(Bromance·남자들 간의 진한 우정)까지 금 갈 판이라는 데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른 트윗을 통해 “나의 유일한 질문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또는 시 주석 중 누가 우리의 더 큰 적(enemy)인가’ 하는 점”이라고 사실상 시 주석을 ‘적’으로 규정했다.

이른바 ‘잭슨홀 미팅’에서 향후 통화정책 완화 시그널을 주지 않은 파월 연준 의장과 대미 무역보복에 나선 시 주석을 싸잡아 비난한 것이지만, 시 주석에게 ‘적’이라는 표현을 쓴 건 대단히 이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중국이라는 나라 자체에는 불쾌감과 반감 등을 드러내면서도, 시 주석에게만큼은 꾸준히 ‘친구’라고 칭하며 우정을 과시해왔다. 일각에서 미·중 관계가 사실상 파탄 위기로 몰리며 결국 무역전쟁은 더욱 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 이유다.

이렇게 미·중 무역전쟁 공포가 급격히 확산하자, 미 국채 시장에서 2년 물과 10년 물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도 다시 불거졌다. 최근 2주간 벌써 네 번째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23.34포인트(2.37%) 급락한 2만5628.9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75.84포인트(2.59%)와 239.62포인트(3.0%)씩 미끄럼을 탔다.

파셀 파이낸셜의 션 오하라 상장지수펀드(ETF) 부문 대표는 “무역전쟁은 최종 해법이 나올 때까지 핑퐁 게임을 지속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주가 등락의 기복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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