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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무대 트럼프에 쏠리는 시선…美언론 "최고방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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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들, 조용한 정상회의 희망"…공동선언도 사상최초로 무산될 판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Photo by Nicholas Kamm / AFP)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24일(현지시간) 프랑스 대서양 연안의 휴양도시 비아리츠에서 3일간의 일정으로 막을 연 가운데 벌써 각국의 시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에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폭풍 트윗, 공개 비판 등을 통해 세계 지도자들과 잦은 충돌을 빚으며 국제무대에서 '분열'의 행보를 보여온 가운데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험로가 예고되면서다. 이란 핵 문제와 기후변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통상 문제 등을 놓고 전통적 우방들끼리 복잡한 전선이 형성된 와중에서다.

여기에 최고조로 치달은 미·중 무역전쟁, 그리고 이와 맞물린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감도 올해 G7 정상회의 분위기를 더욱더 어둡게 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對中) 무역 전쟁 격화가 이미 G7 정상회의를 지배하기 시작했다"면서 주요 2개국(G2)인 미·중이 각각 새로운 관세를 발표한 이후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몇 주간 발언들을 언급,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전쟁 격화와 동맹국들에 대한 비판, 세계무역기구(WTO)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공격 등을 통해 '전투적인 G7'을 위한 준비작업을 해왔다고 꼬집었다.

이어 "G7 정상들은 트럼프에 대한 우려 속에 조용한 정상회의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미 CNN방송도 "침체해가는 세계 경기가 (G7 정상회의의) 가장 긴급한 현안으로 보인다"면서 우방이든 적이든 가릴 것 없이 다른 세계 지도자들은 성장세 둔화와 주식 시장 급락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G7 정상회의가 위협 세력에 맞설 연대 의식을 창출해낼 것이라는 낙관론은 희박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지난 몇 주간 참모들에게 '올해 G7 정상회의에 왜 참석해야 하느냐'고 회의론을 제기하면서 시간 낭비라는 불만을 토로했다고 CNN이 정통한 소식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AP통신도 "워싱턴에서 점점 고립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무대에서도 미지근한 대접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프랑스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비아리츠의 호텔 테라스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깜짝 업무 오찬을 한 데 이어 G7 정상들과 업무 만찬을 갖는 것으로 첫날 일정을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찬에서 "지금까지는 매우 좋다"며 "우리는 이번 주말 많은 것을 이뤄낼 것"이라고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그는 오찬 후 올린 트윗을 통해서도 미국과 프랑스 양국에 많은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다른 세계 지도자들과 함께 중대한 주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을 바라보는 각국의 시선에는 불안감과 우려가 깃들어 있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을 '최고 방해자'(the disrupter-in-chief)로 칭한 뒤 이번 정상회의에서 "분열이 곧 규칙"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마크롱 대통령이 이번 행사를 주최하지만, 세간의 모든 이목은 트럼프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신임 총리에게 집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우선주의'를 전면에 내건 트럼프 대통령과 '영국의 트럼프'로 불리며 브렉시트 해법을 놓고 EU 주요국들과 대립해온 존슨 총리는 그동안 '브로맨스'를 과시해왔다.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존슨 총리가 전날 전화 통화를 하고 다양한 외교정책 및 무역 현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서 존슨 총리와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G7 정상회의에서의 긴장감은 일찌감치 감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비아리츠로 출발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올해 의장국인 프랑스를 겨냥한 보복관세 가능성을 경고했고,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G7 정상회의 공식 개막에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만약 미국이 관세를 부과한다면, EU는 똑같이 대응할 것"이라고 맞불을 놨다.

또한 마크롱 대통령뿐 아니라 '우군'인 존슨 총리의 입에서조차 미·중 무역전쟁 격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참모들은 이번 G7 정상회의가 기후 변화나 불평등과 같은 문제보다는 무역과 경제에 보다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마크롱 대통령과 프랑스 측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고 WP는 전했다.

실제 미국 측은 25일 세계 경제 관련 특별 세션을 요구한 상태라고 WP 등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세션에서 자신의 경제 치적을 '자화자찬'하고 성장 둔화세에 대해 다른 동맹들을 공격하는데 상당 시간을 할애할 것이라고 WP가 당국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할 많은 불만 목록을 갖고 있다"고 귀띔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정상 간 첨예한 전선이 예고된 가운데 이번 G7정상회의에서는 공동선언 채택이 사상 처음으로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핵심 이슈들에 대해 불일치하고 있는 만큼, 무의미하다"며 공동선언 채택을 이미 배제한 상태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당시 보호무역주의와 관세장벽을 배격한다는 공동 선언이 나온 직후 '기내 트윗'을 통해 이를 철회, G7 정상회의를 발칵 뒤집어놓은 바 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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