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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홍콩 위기에 대만, 말레이시아, 호주 속으로 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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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부호들 몰려들고 있는 것이 현실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지난 6월 초부터 폭발한 이후 연일 지속되는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개정안 반대 시위 사태는 당사자들에게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고 해야 한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740만 명 홍콩인들에게는 죽고 사는 문제일 수도 있다. 영국과 미국이 현 사태를 심각하게 인식, 중국에게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라는 압박을 가하는 것은 다 까닭이 있다고 단언해도 좋다.

그러나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된다는 말이 있듯 이 와중에 속으로 웃는 지역이나 국가들도 없지 않다. 바로 대만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 호주 등이 아닌가 싶다. 사태가 예사롭지 않자 홍콩 부호들이 해외 이민을 적극 검토하면서 이곳들이 뜨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더구나 이곳들은 자신들의 경제에 도움이 되는 홍콩 부호들의 유치를 위해 각종 혜택까지 제시하고 있어 향후 더욱 핫하게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홍콩 정보에 밝은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25일 전언에 따르면 가장 적극적으로 홍콩인들에게 구애를 보내는 곳은 역시 대만이라고 할 수 있다. 영주를 허가해주는 조건 16가지를 제시하면서 사실상 원하는 홍콩인들을 모두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가장 충족시키기 어려운 조건으로 보이는 투자 이주에 필요한 최소 투자액이 600만 대만 달러(2억3400만 원)이라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아무리 홍콩이 빈부격차가 심하더라도 이 정도 액수는 엑소더스를 원하는 홍콩인들이라면 다 있다고 봐도 좋기 때문이다. 현재 예상으로는 향후 연 1만 명까지 이주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연 3000∼4000명이 이주에 나선 것을 보면 그렇다고 단언해도 좋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의 동남아 역시 간단치 않다. 말레이시아의 케이스만 봐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일정한 금액을 유치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시킬 경우 본인과 배우자, 미성년 자녀에게 10년 단위로 연장이 가능한 ‘말레이시아, 나의 두 번째 고향 비자(MM2H)’를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누가 봐도 홍콩인들이 주요 타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싱가포르와 태국 등의 여타 국가는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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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멜버른의 차이나타운. 향후 홍콩인들까지 가세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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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라고 현실을 수수방관할 까닭이 없다. 500만 호주 달러(4억1000만 원)를 투자하는 홍콩인들에게 이른바 ‘백만장자 비자’를 주는 프로그램 운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호주의 계산은 맞아 떨어지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중대투자 비자(SIV)’로 불리는 이 비자를 신청하는 홍콩인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호주 이민을 준비하는 홍콩인 부동산업자 런(任) 모씨는 “홍콩의 평균 주택 가격은 3.3㎡(평) 당 65만 홍콩 달러(1억 원)에 달한다. 웬만한 고급 주택은 5억 홍콩 달러를 홋가한다. 호주 이민에 필요한 500만 호주 달러는 집이 있는 대부분 홍콩인들에게는 아무 부담이 없는 액수에 해당한다. 완전 껌값이라고 해도 좋다”면서 올해 내에 호주 이민을 결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현재 분위기로 보면 홍콩 사태는 장기화할 가능성이 상당히 농후하다. 자칫 잘못 하다가는 무정부 상태로 빠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부유층들이 호시탐탐 해외 이주를 노리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올해가 홍콩인들이 홍콩 엑소더스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원년이 되는 것은 이제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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