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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난타전에… ‘치킨게임’ 치닫는 美·中 무역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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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보복전으로 양국 9월 협상도 불투명 / 트럼프, 중국산 5500억弗 5%P 부과 / 中, 美제품 750억弗 관세에 보복 / 트럼프, 시진핑 첫 ‘적’으로 표현 / 美기업 中 동시 철수조치 시사도 / 中 “모든 결과, 美 책임” 강력 대응 / 트럼프 “무역전쟁, 재고할 수도” / 블룸버그통신 “강경입장서 후퇴”

세계일보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양측이 모두 상당한 출혈을 감수하면서 과도한 관세 보복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특히 지난 23일 중국의 관세 부과 조치로 시작된 ‘2차 관세 포격전’은 무역전쟁을 한층 악화시키고, 세계 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5500억달러 상당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5%포인트씩 인상키로 했다고 밝혔다. 25%가 부과된 2500억달러 상당 제품에는 10월 1일부터 30%로 인상하고, 나머지 3000억달러 상당 제품에는 9월과 12월부터 각각 1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전날 중국의 750억달러 상당 미국 제품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보복을 예고하고, “우리는 중국이 필요 없다. 중국이 없으면 훨씬 더 나을 것”이라며 “미국 기업은 즉시 중국에 대한 대안을 찾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트위터에서 “나의 유일한 질문은 제이 파월 또는 시(진핑) 주석 중에 누가 우리의 더 큰 적(Enemy)인가? 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대한 불만이 담겨 있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겨냥해 처음 ‘적’으로 표현했다.

앞서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23일 밤 5078개 품목 750억달러 상당 미국 제품에 대해 9월 1일과 12월 15일 두 차례에 걸쳐 추가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관세 면제 대상이던 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도 12월 15일 각각 25%, 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중국 조치는 3000억달러 상당 중국 제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결정에 대한 맞대응 조치다. 그러나 9월 워싱턴 협상을 앞두고 관세전을 악화시켰다. 9월 협상 무산 가능성이 거론된다. 만약 무산된다면, 6월 말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재개된 협상이 두 달도 안 돼 좌초되는 셈이다. 협상 동력 고갈로 상당 기간 재개 모멘텀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크게 격앙된 상태다. 중국 발표 4시간 만에 맞대응을 공식화했다. 트위터에 “1977년 비상경제권법을 찾아봐라. 상황 종료!(Case closed!)”라고 언급하며 미 기업의 중국 시장 일제 철수 조치를 시사했다. 국제비상경제권법에 따르면 국가안보 등 특수 위험이 발생하면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자국민 외환거래를 규제할 수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 발동 가능성은 작다. 그러나 만약 발동할 경우, 미·중 수교 40년 양국 관계가 최대 도전에 직면할 전망이다.

중국도 강경 대응을 거듭 강조했다. 최근 홍콩 사태에 대한 미국의 개입 발언과 대만에 대한 최신 전투기 판매 등이 고려된 전략적 판단일 가능성이 있다. 총력 대결 국면에서 어느 한 전선에서도 밀리면 안 된다는 절박감이 반영된 것이다.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중국인의 결심을 과소평가하지 말라”며 “만약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결과는 미국이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국의 관세난타전으로 긴장이 격화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는 무역전쟁에 대해 “재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진화 여지를 뒀다. 점증하는 중국과의 무역갈등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물론 그렇다. 왜 안그렇겠나”, “그러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강경한 입장에서 다소 완화된 듯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풀이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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