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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SW이슈] 결국 또 시한부…‘세젤예’, 최선의 선택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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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결국 또 시한부다. KBS2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이 박선자(김해숙)의 시한부 전개로 시청자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 25일 방송된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이하 ‘세젤예’)에서 몸에 이상을 느낀 박선자는 홀로 병원을 찾았고, 폐암 말기로 3개월 정도 남았다는 의사의 진단을 들었다. 가족 누구에게도 사실을 밝히지 못했고, 달력을 보고 “김장도 못하겠네”라며 오열했다. 엄마의 사정을 알지 못하는 딸들의 투정에 복받치는 설움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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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숙의 명품 연기가 눈물샘을 자극했지만, 뻔한 ‘시한부 전개’는 시청자의 불만도 키웠다. ‘세젤예’의 기획의도는 전쟁 같은 하루 속에 애증의 관계가 돼버린 네 모녀의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를 힘겹게 살아내고 있는 모든 엄마와 딸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것이다. 그러나 당초 기획의도와 딴 판으로 전개되고 있다. 전쟁 같은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왔지만, 엄마에게 남은 건 ‘폐암 말기’ 선고. 애증의 관계를 해결할 수 있는 건 결국 시한부에 놓인 가족을 걱정하는 하나의 마음뿐일까.

갑자기 나타난 시한부 전개는 비단 ‘세젤예’의 문제만은 아니다. ‘세젤예’의 전작 ‘하나뿐인 내편’에서도 ‘간이식’이 후반부 주요 소재가 됐다. 살인현장에서 기억을 잃고 살인 누명을 쓴 강수일(최수종)은 장고래(박성훈) 가족에 대한 죄책감에 간이식을 결심한다. 집안 간 불화를 해결할 화해의 매개체가 바로 ‘간이식’이었다. 위기감을 더하기 위해 간이식 수술 후 강수일의 의식불명 상태도 전개됐다. 곧장 해피엔딩으로 치닫기는 아쉽고, 약간의 위기감이 필요하다면 기다렸다는 듯 활용되는 게 건강상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2018년 최고시청률 50%에 육박하는 인기를 끈 KBS2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는 현존하지도 않는 ‘상상암’을 만들어내 갈등을 조장했다. 극 중 서태수(천호진)은 어머니가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이유로 자신의 병명을 위암이라 의심했다. 그러나 의사는 구토, 복통, 토혈 등의 증상을 ‘상상암’이라고 진단했다. 작가는 암이 아니지만 환자가 상상으로 암을 만들어 암 환자와 유사한 증상을 앓는다는 ‘상상암’을 극적 요소로 투입했다. 그러나 상상암이 오진이었고, 실제로 위암으로 결과가 뒤바뀌는 황당한 전개가 벌어졌다. 억지스럽고 막장스러운 전개에 시청자의 한숨만 늘어갔다.

대놓고 ‘간 이식’을 다룬 작품도 있었다. 올해 초 방영된 KBS2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에서는 오로지 동생들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이풍상(유준상)에게 간암 선고가 내려졌고, 이후 풍상의 간 이식을 둔 동생들 간의 갈등이 주요한 요소로 다뤄졌다. 이풍상의 아내 이름은 ‘간분실(신동미)’로 시청자들은 일찌감치 ‘간’을 두고 벌어질 상황들을 예측하기도 했다.

‘세젤예’는 기존 KBS 주말드라마 시청률과 비교해 평균 이하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박선자의 시한부 선고로 24.7%(89회/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다소 주춤했던 시청률을 32.6%(92회)로 끌어올렸다. 이쯤 되면 시한부가 나오지 않는 게 어색할 정도. 이제 시청률을 잡을 건 시한부 판정뿐이라는 생각일까. 해도 해도 너무한 시한부 전개에 시청자의 비난은 커져만 간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KBS2 ‘세젤예’ 방송화면 캡쳐,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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