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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갤노트10 LTE도 출시하라" 정부 요구에 난감해진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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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5세대 이동통신)에 드라이브를 걸 때는 언제고 갑자기 LTE 모델을 내놓으라니 황당하네요."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10' LTE 모델을 놓고 삼성전자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갤노트10을 출시하며 통신 3사와 협의해 국내에는 5G 모델만 내놨다. 하지만 과기부는 지난 22일 삼성전자와 통신 3사에 '갤노트10 LTE 모델을 출시해달라'는 협조 공문을 보냈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자는 취지다. 오는 30일까지 이에 대한 의견을 달라고도 했다. 삼성전자와 통신업계는 당황한 기색이다. 공문엔 '협조'라고 했지만 규제 부처의 이런 공문은 사실상 '요구'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정부에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전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미국 등 해외에서 갤노트10 LTE 모델을 팔긴 하지만 이를 한국에 들여온다고 바로 판매할 순 없다. 국내에서 신규 모델을 팔려면 법과 규정에 따라 통신망 연동 시험과 전파 인증을 받는 등 1~2개월의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삼성전자로선 국내에서 갤노트10을 5G폰으로 집중 마케팅할 계획인데 LTE폰이 나오면 전략 자체가 흐트러질 수도 있다.

통신 3사는 정부 눈치를 보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사전 협의를 했음에도 정부의 요청이 오자, 이를 반박하는 입장에 서길 꺼리는 것이다. 심지어 통신업체 일부에선 "정부가 민간에 과도한 요청을 하는 것이긴 하지만, 일단 들어주자"는 식의 말도 나오고 있다. 통신업체 한 관계자는 "정부가 이래라저래라 하는 발상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김성민 기자(dori238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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