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놀다가는 휴게소④]도리뱅뱅이도 먹고 수상 레저도 즐기고 ‘옥천 금강휴게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추석 귀성길, 귀경길 휴게소 열전

이데일리

(메인1)금강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금강휴게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여행길에 꼭 들르는 휴게소. 대다수 여행자들이 우동이나 김밥, 돈가스 같은 음식으로 시장기를 해결하거나 커피를 마시며 쉬었다 가려고 들르는 곳이다. 짧게는 10여 분, 길어도 30분 이상 머무르지 않는다. 하지만 휴게소 자체로 여행지가 되는 곳이 있다. 식사하고 차 마시고 여기저기 둘러보면 한 시간이 훌쩍 넘는다. 충북 옥천에 자리한 금강휴게소가 그렇다. 휴게소 뒤쪽으로 유유히 흐르는 금강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 마시다 보면, 이곳이 여행지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이데일리

금강과 어우러진 금강휴게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유원지가 휴게소로 ‘금강휴게소’

1971년 문을 연 금강휴게소는 지금도 우리나라 고속도로를 대표하는 휴게소지만, 2004년까지만 해도 서울과 경상도를 오가는 고속버스 상당수가 이곳에 정차해 무척 혼잡했다. 상행선과 하행선 시설이 분리된 일반적인 고속도로 휴게소와 달리, 금강휴게소는 하행선 쪽에 위치한 휴게소 시설을 함께 사용한다. 회차가 가능한 고속도로 휴게소 네 곳 중 한 곳이라 드라이브 삼아 찾는 여행객도 있다.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빼어난 자연경관이다. 휴게소 건물을 설계할 당시부터 산과 강이 맞닿은 주변 경치를 십분 활용하는 데 초점을 뒀다. 주차장을 등지고 강을 바라보도록 건물을 배치하는가 하면, 통유리를 설치해 휴게소 안에서도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일까. 여타 고속도로 휴게소 이용객은 대부분 주차장에 차를 대고 식당과 스낵 코너, 편의점 등으로 가지만, 금강휴게소를 찾은 이들은 먼저 휴게소 뒤쪽 테라스로 달려간다.

금강휴게소는 애초부터 금강 변에 자리한 유원지로 시작된 곳이다. 휴게소에서 금강 변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고, 차를 이용해 외부 도로를 따라 금강 변으로 내려가 낚시와 수상스키를 즐길 수도 있다. 강변에는 금강의 별미인 도리뱅뱅이를 파는 간이음식점이 늘어섰고, 둑을 따라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이 눈에 띈다.

이데일리

고소한 맛의 도리뱅뱅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금강휴게소의 별미 ‘도리뱅뱅이’

금강휴게소의 별미는 도리뱅뱅이다. 작은 민물고기를 기름에 튀긴 뒤 고추장 양념으로 조리는데, 금산과 옥천, 영동, 무주 등 금강 유역의 마을에서 접하기 쉬운 음식이다. MBC-TV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개그우먼 이영자가 소개한 뒤,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새빨간 양념 옷을 입은 도리뱅뱅이는 보기에도 군침이 흐른다. 비린내 없이 고소하고, 바삭바삭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담백한 피라미를 기름에 튀기면 멸치처럼 고소한 맛이 더한다. 피라미는 민물고기지만 완전히 익혔기 때문에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시간이 나면 휴게소에서 굴다리로 연결된 조령리 마을에 가보자. 금강휴게소에서 굴다리를 지나면 닿는 마을로, 도리뱅뱅이와 생선국수가 유명하다. 생선국수는 쏘가리, 동자개(빠가사리), 메기 등 갓 잡아 올린 신선한 민물고기를 통째로 두 시간쯤 삶아 고춧가루, 고추장, 생강, 후춧가루, 된장, 들깻가루, 부추, 청양고추, 깻잎 등을 넣고 얼큰하게 끓인 음식.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일품이다.

이 밖에도 금강휴게소에는 자잘한 즐길 거리가 많다. 금강 쪽 테라스에 있는 ‘사랑의그네’는 드라이브해서 이곳에 놀러 온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유명하다. 난간 쪽 철조망에 이들이 사랑을 염원하며 다닥다닥 매단 자물쇠가 보인다.

이데일리

추소정에서 바라본 부소담악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향수의 고장 ‘옥천’

옥천은 ‘향수’의 고장이다. 충북 옥천에서 태어난 정지용(1902~1950) 시인은 1922년 휘문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이듬해 일본 도시샤대학(同志社大?)에 입학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향수’는 시인이 일본 유학 시절, 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표현한 시다.

“넓은 벌 동쪽 끝으로 /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 얼룩백이 황소가 /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정지용 ‘향수’ 중)

옥천읍 하계리에 있는 정지용생가와 문학관은 시인의 생애와 문학 세계를 엿보는 곳이다. ‘지용 연보’와 ‘지용 문학 지도’, 시집 등을 통해 우리나라 현대 시에서 시인이 차지하는 위상을 이해할 수 있다.

이데일리

이원양조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군북면 추소리에 가면 부소담악을 만난다. 말 그대로 물 위에 솟은 기암절벽인데, 길이가 무려 700m에 달한다. 조선 시대 학자 송시열이 ‘소금강’이라 예찬한 절경이다. 대청댐이 준공되면서 본래 산이던 곳 일부가 잠겨 물 위에 있는 병풍바위 같은 풍경이 됐다. 호수를 따라 장승공원까지 나무 데크가 설치됐고, 그 끝에 호수 풍경을 감상하기 좋은 추소정이 있다.

우리 술에 관심 있다면 이원면에 자리한 이원양조장을 찾아보자. 1930년대에 설립해 4대째 막걸리를 빚는 곳으로, 누룩을 직접 띄워 ‘아이원생막걸리’ ‘향수’ ‘시인의마을’ 등을 만든다. 발효실,?입국실,?누룩방 등 곳곳에 남은 시설에서 옛 양조장의 정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예약하면 견학과 시음도 가능하다. ‘향수’는 우리밀 100%로 만든 막걸리로, 묵직하면서 두터운 맛이 일품. 도리뱅뱅이를 안주로 옆에 두면 옥천의 맛이 완성된다.

◇여행메모

△여행 코스= 금강휴게소→정지용생가와 문학관→ 부소담악→이원양조장

△먹거리= 청산면 지전1길의 선광집과 진전길의 청양식당은 생선국수와 도리뱅뱅이가, 옥천읍 향수길 구읍할매묵집에서는 메밀골패묵과 도토리골패묵이, 마당넓은집에서는 두부전골이 유명하다.

△주변 볼거리= 용암사, 옥천 옥주사마소, 육영수생가지, 둔주봉, 옥천 조헌 묘소, 옥천 조헌 신도비, 옥천 후율당 등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