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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産이 휩쓰는 개·고양이 용품…무역적자 해마다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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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개·고양이 사료, 수입 2800억원·수출 170억원
고급 제품 시장은 외산 독주…국내 산업 기반 약해

서울 마포구에서 고양이 2마리를 키우는 강모씨(37)는 최근 반려동물용품이 어느 나라산(産)인지 따져보다 깜짝 놀랐다. 사료·간식·화장실용 모래 등 대부분의 용품이 외국산이었기 때문이다. 사료는 캐나다산, 미국산이 많았고 화장실용 모래는 국내 업체가 만든 것이지만,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원재료를 수입해 가공한 것이다.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면서 관련 제품 수입액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은 지지부진하다. 그 결과 반려동물 관련 무역적자가 커지고 있다. 생활방식은 빠르게 선진국형으로 바뀌는데, 관련 산업은 성장이 더딘 데다 구조적인 제약 요건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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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양이가 캐나다산 건조 열빙어를 간식으로 집어먹고 있다. /조귀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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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2018년 ‘개 사료’와 ‘고양이 사료(HS코드 기준)’의 수입은 각각 1억6300만달러와 76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17년과 비교해 개 사료는 11.4%, 고양이 사료는 19.4% 늘었다. 그런데 수출은 각각 600만달러와 900만달러에 그쳤다. 두 품목을 합치면 수입(2억3900만달러)이 수출(1400만달러)보다 16.5배 많다. 무역수지 적자 폭은 2억2400만달러에 달한다.

두 품목의 수입액은 해마다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2015년 개 및 고양이 사료 수입액은 1억4800만달러였는데, 2016~2018년에 전년 대비 13.8~22.5% 증가했다. 무역수지 적자도 2015년 1억3500만달러였던 게 2018년까지 연평균 18.5% 확대됐다. 반려동물 수가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농촌진흥청이 지난해 2월 발간한 ‘반려동물 연관산업 발전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현재 개는 631만8000마리, 고양이는 242만5000마리가 반려동물로 길러진다. 2010년과 비교해 개(2010년 현재 419만2000마리)는 연평균 6.0%, 고양이(2010년 57만1000마리)는 연평균 23.0%씩 늘어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8년 현재 국내 반려동물 용품·서비스 시장 규모는 1조6800억원이다. 그 가운데 개 및 고양이 사료가 9500억원으로 전체의 56.7%를 차지한다. KB경제금융연구소는 지난해 말 발간한 ‘2018 반려동물 보고서’에서 "반려동물 양육비 중 사료비와 간식(사료 이외에 먹이는 음식)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그다음으로는 질병 예방·치료와 일용품 구매"라고 설명했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이 사료 등 음식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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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사료 시장은 수입 브랜드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KB경제금융연구소는 "국내 동물용 사료 업체 26곳의 합산 매출액은 반려동물 사료 시장의 20%에 불과하다"며 "반려동물용 사료 시장의 50~60%는 수입"이라고 설명했다. ‘국산’으로 잡히는 부분도 로열캐닌 등 글로벌 업체들의 국내 공장에서 생산된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유로모니터에 다르면 2017년 현재 개 사료 시장 점유율은 로열캐닌(12.0%), 대한사료(9.7%), 마즈(5.1%), 텍사스팜(4.7%), 대주(4.6%), 롯데네슬레(4.1%) 순이었다. 같은 해 고양이 사료 시장 점유율은 로열캐닌(18.1%), 대주(15.3%), 롯데네슬레(11.6%), 마즈(11.4%) 순이었다. 대한사료와 대주를 제외하면 모두 외국 업체다. "고가 제품은 외국 업체가, 중저가 제품은 국내 업체가 나눠 갖는 양상"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통계 자료로 파악되지 않지만 사료·간식 이외의 반려동물 용품 시장에서도 외국 업체들이 강세다. 고양이용 화장실 용품이 대표적이다. 화장실에 모래처럼 까는 용도로 벤토나이트(작고 둥그렇게 입자를 가공한 점토성 자갈), 두부찌꺼기, 목재 펠릿(가느다란 원통형 입자) 등이 쓰이는 데 대부분이 수입산이다. 유로모니터는 "고급 제품은 미국산이, 중저가 제품은 중국산 제품이 차지하고 있는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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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외국 업체의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사료의 원료가 되는 잡육이나 내장 등 부산물 공급 여건을 보면 한국이 미국·캐나다보다 협소하다"며 "경쟁력 있는 가격에 질 높은 원료를 확보하는 게 상대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원료의 신뢰성을 깐깐하게 따지는 소비자가 늘면서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여건이 생겼다"며 "간식류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 업체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업체들이 신뢰성이나 안전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세종=조귀동 기자(ca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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