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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최악의 진통 예상' 韓美 방위비 분담금 협상…지난 30년은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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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the300]2000년대 이후 '물가상승률' 수준 인상…트럼프 정부 후 10차 부터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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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이달 중 한미가 내년 이후 한국이 부담하게 될 주한미군 주둔비용 협상을 시작한다. 협상 시작도 전 역대 가장 험난한 협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파다하다. 1991년 시작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어떤 기준으로 얼마나 인상 돼 왔는 지 되짚어봤다.

◇방위비 분담금이란?=엄밀히 말해 최근 미국의 인상 압박 요구가 예상되는 방위비 분담금은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 Special Measures Agreement) 체결로 지출되는 '좁은 의미의 분담금'을 의미한다.

주한미군주둔군지위협정(SOFA) 제5조는 '시설·구역'을 제외한 미군 유지에 따른 모든 경비를 미국이 부담하도록 명시했다. 이 5조에 대한 '예외' 즉 '시설·구역' 외 한국이 지원하는 돈이라는 의미로 '특별협정'이란 이름이 붙었다. SMA가 'SOFA 제5조(시설과 구역)에 대한 특별협정'이라 불리는 이유다.

미국이 미군 주둔국 등에 요구 해 온 '방위분담(burden sharing)'은 크게 국방비 지출, 다국적 군사 활동, 해외지원, 비용 분담으로 나뉜다. 그 중 비용 분담에 간접지원과 직접지원이 있으며 간접지원엔 무상공여 토지나 공공요금 감면 등이 속한다.

비용 분담 중 직접지원은 다시 SMA와 비(非) SMA로 나뉘는데, 이 중 SOFA에 근거가 없어 '특별히' 체결하는 협정이 SMA다. 크게 미군기지 유지를 위해 고용한 한국인 근로자 임금, 군사건설, 군수지원비다. 사유지 임차료나 카투사, 기지주변 정비 등은 비 SMA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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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뉴시스】이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 공군기지에서 연설을 하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19.06.30. 20hw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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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부터 체결…2000년대 이후엔 '물가상승률' 수준 인상=
한국이 미국과 1차 SMA를 체결한 건 1991년이다. 냉전이 끝나고 미국이 동맹국에 '책임분담'을 요구하던 시점이다.

첫해 한국의 분담액은 1억5000만달러였다. 1~2차 SMA 적용기간(1991~1995년) 미군 주둔비용의 약 3분의 1인 3억달러까지 점차 늘려나가기로 합의했다. 당시 한국의 경제력상 미국이 요구하는 액수를 충족시키기 어려웠던 상황을 반영해서다.

그러다가 한미 양측이 매년 협상을 하는 데 대한 부담을 느끼면서 3차 1996년 SMA (1996~1998년)에서는 3년간 전년 대비 매년 10% 증액을 한 번에 합의했다.

4차 SMA(1999~2001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국내총생산(GDP)과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거시경제 변수가 인상률 산정에 쓰인다. 전년도 분담금에 실질 GDP 변동률과 CPI 변동률의 합을 '인상률'로 곱해 산정하는 방식이었다. 이전까지 달러로 지급하던 분담금을 약 57% 원화로 지급하기 시작했다.

2002년 제5차 SMA(2002~2004년)는 고정증가율 8.8%에 전전년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을 더해 인상률을 정하는 방식을 도입했고 원화지급율도 88%로 상향조정했다.

2005년 6차 SMA(2005~2006년) 부터는 분담금이 6804억원으로 동결되고 전액 원화지급이 결정된다. 현재처럼 외교부가 협상주체가 되기 시작한 첫번째 협상이기도 하다. 한국 내방위비 분담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셌던 환경이 반영됐다.

2006년 체결된 제7차(2007~2008년) SMA에선 전년도 분담금에 전전년도 CPI 변동률을 곱한 값을 전년도 분담금에 더하는 방식으로 7255억원의 총액이 산출된다. 2009~2013년에 적용된 제8차 SMA 역시 물가상승률을 인상률 결정의 핵심 변수로 뒀고 이 기간엔 연도별 인상률 상한선도 4%로 둔다.

2014년 2월 체결된 제9차(2014~2018년) SMA도 이전 산식과 동일하게 이뤄져 9차 적용 첫 해 인 2014년 9200억원의 총액이 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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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미소 수습기자 = 강경화(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 서명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2019.03.08.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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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국방비 인상률 적용…인상 압박 거셌던 10차 SMA
=사실상 5차 이후 물가상승률 수준으로만 증액하던 추세는 9차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 첫 협상이었던 10차부터 변화를 겪는다.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한국이 '안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었던 만큼 예고된 수순이었다.

미국 협상팀은 최초 1조4400억원을 요구했었다고 한다. 심지어 10차 협상 기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이 2배 더 인상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 측은 전략자산(무기) 한반도 전개비용과 관련해 '작전지원' 항목을 신설해 한국이 분담하라고도 요구했다.

결국 지난 2월 체결된 제10차 SMA는 처음으로 한국의 국방비 인상률(8.2%)을 기준으로 삼았다. '국방비 인상률'이란 상대적으로 객관적인 기준을 인상률 잣대로 타결지었고 작전지원 항목 신설도 피했지만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1조원을 넘긴 첫 해가 됐다.

무엇보다 협정 적용 기간이 이례적으로 짧은 1년(2019년 한 해)이란 점이 한국에 불리한 요인으로 꼽혔다. 한국은 총액을 줄인 대신 기간(한국 측 제안 3~5년)을 미국의 제안(1년)에 양보했다. 이 1년의 기한은 미국이 2020년 이후 방위비 분담금 인상 시 큰 폭의 압박을 가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해석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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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한미 협상 수석대표인 장원삼(왼쪽) 외교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와 티모시 베츠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주한미군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 가서명을 하기 전 악수를 하고 있다. 2019.02.10. suncho2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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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노골적 압박에 천문학적 증액설…난관 예고된 11차 협상
= 내년 이후 적용될 11차 SMA 협상은 아직 협상팀이 공표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미국 측의 인상 압박이 전망되는 건 미국이 최근 전세계 방위비 분담에 대한 '글로벌 리뷰'를 마무리 지었고, 새 기준을 적용하는 첫 국가가 한국이 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특히 지난달 7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한국이 북한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에 실질적으로 더 많은 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며 "미국에 대한 지불을 더욱 늘리기 위한 협상이 시작됐다"고 밝히면서 이 같은 전망이 급격히 확산됐다.

여기에 지난 7월 23~24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방한한 이후 볼턴이 '48억달러'를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가면서 '천문학적' 증액설이 퍼졌다. 미국의 새 정책에 단순히 미군주둔비용 뿐 아니라 ‘동맹국으로서 부담해야 할 비용’을 더 포괄적으로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전과 차원이 다른 인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된다.

현재 한국은 11차 새 대표를 공식 선임하지 않은 상태다. 주로 외교부 출신이 맡아 온 협상대표에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가 선임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11차 SMA 1차 협상은 빠르면 이달 중 개시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증액설에 대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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