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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올해 서울대 수시 합격생, 보름 한번꼴 교내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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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3년간 평균 30개씩 수상, 최고 108개… 나흘 한 번꼴 받아

봉사활동 최고 학생은 489시간… 하루 4시간씩 122일 넘게 한 셈

조선일보

올해(2019학년도) 서울대에 수시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은 고교 3년간 학교에서 평균 30개의 상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방학과 입시에 반영되지 않는 3학년 2학기를 제외하면 보름에 한 번꼴로 상을 받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서울대 합격생들이 학교에서 받은 상의 개수는 2015년 23개, 2016년 25개, 2017년 27개 등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2018학년도에도 30개였다. 국회 김병욱 의원실은 15일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이 같은 내용의 '2019년도 서울대 수시 합격생 현황'을 공개했다. 서울대는 합격생 10명 중 8명을 내신 성적과 학교생활기록부 등으로 선발하는 수시 모집의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뽑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보름에 한 번 상을 받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 '스펙 경쟁'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보여주는 자료"라는 말이 나온다.

4일에 한 번꼴로 상을 받았다는 학생도

올해 서울대 수시 입학생 중 가장 많은 교내 상을 탄 학생은 고교 재학 시절 3년간 108개 상을 받았다. 고교 1년 수업 일수가 180일인 점을 감안하면 4일에 한 번꼴로 상을 받았다는 얘기다. 최다 수상 합격생의 기록은 2015년 85개, 2016년 104개, 2017년 120개로 계속 늘어나다 2018년도엔 104개로 줄었는데 올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서울대 합격생의 3년간 평균 봉사 활동 시간은 139시간이었다. 봉사 활동 시간도 2015년 129시간, 2016년 129시간, 2017년 135시간, 2018년 140시간으로 늘어나고 있다. 봉사 활동 시간이 가장 많은 합격생은 489시간이었다. 하루 4시간씩 봉사 활동을 했다고 치면 3학년 1학기까지 122일 넘게 봉사 활동을 했다는 뜻이다. 동아리 활동 시간은 평균 108시간으로 집계됐다. 동아리 활동을 가장 많이 한 학생은 3년간 374시간(1년 평균 125시간)이었다.

"스펙 기재 제한한다고 달라질까 의문"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된 내신 성적과 학교 활동을 중심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수시 학종'은 학생들이 각종 경시대회 참여 등 학교 밖에서 '스펙'을 쌓기 위해 과도한 사교육을 받는다는 문제가 지적되면서 2011년부터 교내에서 받은 상만 기재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이렇게 하자 학교마다 교내 대회를 남발하고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교내 상을 몰아주는 일이 벌어졌다. 자사고나 강남 8학군 고교들이 더 심하다는 말도 나왔다. 봉사 활동이나 동아리 활동 등의 경우 '엄마 찬스'로 불리는 학부모 개입이나 고액 사설 컨설팅 등이 있어 '금수저 스펙'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교육부는 지난해 '2022년도 대입 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하고, 2022년도 대입부터 학생부에 교내 상을 한 학기당 1개까지만 적을 수 있도록 지침을 변경했다. 봉사 활동도 학생부에 총시간만 기록하도록 하고 해외 봉사 여부 등 특기 사항은 기재하지 못하게 했다. 동아리 활동도 1년에 1개까지만 적을 수 있도록 제한했다. 하지만 이런 대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비판적이다. "봉사 활동 시간 기록 등은 여전히 아무런 제한이 없고, 자기소개서 기재도 가능하기 때문에 쏠림 현상이 생길 것"이라고 지적한다.

[박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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