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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염색한 류현진, 7이닝 무실점 '슬럼프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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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츠의 디그롬과 '명품 투수전'

둘이 던질 동안은 양팀 무실점… 8회에 메츠가 3점 뽑아 승리

류, 최근 4경기 부진서 벗어나

선발 순번 건너뛰고 충분히 휴식… 포수 마틴과 찰떡 호흡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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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회색으로 머리카락을 염색한 류현진이 15일 뉴욕 메츠전에서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 /LA다저스 포토블로그

류현진(32·LA 다저스)은 프로야구 한화 시절인 2011년 시즌 개막 세 경기 연속 패전 책임을 졌다. 반등의 계기가 필요하던 그는 돌연 머리카락을 갈색으로 바꾸고 나타났다. 염색하고 첫 선발 등판인 롯데전에서 8이닝 2실점 하며 시즌 첫 승을 챙겼다.

류현진은 최근 다시 머리를 염색했다. 이번엔 검은 머리카락을 회색으로 바꿨다. 최근 네 경기 연속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그렇게 심기일전해 열흘 만에 다시 마운드에 선 '괴물'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류현진은 15일 뉴욕 메츠와 벌인 미 프로야구(MLB) 원정 경기(뉴욕 시티 필드)에서 7회까지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무실점 투구는 지난달 12일 애리조나전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45에서 2.35로 낮췄다. 경기는 메츠가 0―0으로 맞서던 8회말 3점을 뽑아내며 3대0으로 이겼다.

◇이것이 명품 투수전

올해 메이저리그는 단일 시즌 리그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로 쓸 정도로 '타고 투저'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류현진과 지난해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수상자 제이컵 디그롬(뉴욕 메츠)이 맞붙은 15일 경기는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격언을 되새기게 하는 '명품' 투수전이었다.

메츠 선발 디그롬이 먼저 아웃카운트 3개를 잡으면 류현진도 세 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우며 응수했다. 디그롬은 최고 시속 99.3마일(약 160㎞)의 강속구로 다저스 타선을 봉쇄했고, 류현진은 시속 80마일(약 129㎞)의 체인지업으로 메츠 타자들의 방망이를 헛돌리게 만들었다. 로이터통신은 "두 선수가 거장다운 투수전을 펼쳤다"고 평가했다. 류현진과 디그롬은 이날 나란히 7이닝 무실점한 뒤 교체됐다. 피안타는 류현진이 2개로 디그롬(3개)보다 1개 적었고, 탈삼진은 디그롬이 8개로 류현진보다 2개 많았다. 승부가 8회 갈려 두 투수 모두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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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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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디그롬 같은 선수와 맞대결해 좋은 승부를 한 것 자체가 좋은 일이다. 최고 투수를 상대로 최소 실점으로 던지려 했다"고 말했다. 디그롬은 "류현진은 올해 엄청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접전을 예상했다"고 했다. 사이영상 척도인 '톰 탱고 포인트'에선 이날까지 디그롬이 72.9를 기록하며 류현진(67.1)에 앞섰다.

◇10일 만에 달라진 류

류현진은 현지 인터뷰에서 "머리카락 색깔을 바꾼 게 엄청난 도움이 됐다"고 농담했다. 머리 염색보다 중요한 건 충분한 휴식이었다. 그는 지난 5일 콜로라도 로키스전(4와 3분의 1이닝 3실점) 등판을 마치고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걸렀다. 그사이 체력을 충전하고 불펜 투구를 하며 무너졌던 투구 밸런스를 조정했다.

실제로 최근 제구에 애를 먹었던 체인지업과 커터가 이날은 스트라이크존 경계선에 정확히 꽂히며 메츠 타자들을 괴롭혔다. 땅볼만 9개를 유도했다. 최고 시속 150㎞의 패스트볼을 던진 류현진은 "(직구) 힘이 좋아서 많이 던졌다. 휴식이 도움됐다"고 했다. 올 시즌 평균 27% 정도였던 포심 패스트볼 구사율은 이날 37%였다.

베테랑 포수 러셀 마틴(36)과 찰떡 호흡도 재확인했다. 류현진은 신인 윌 스미스(24)와 호흡을 맞췄던 최근 세 경기에서 공교롭게 모두 성적이 나빴다. 경기 전까지 마틴과는 시즌 18차례(116과 3분의 2이닝) 함께 뛰며 평균자책점 1.70을 기록했고, 이날도 7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LA타임스는 "다저스는 류현진과 포수들의 파트너십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순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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