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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적응 완료?” 시즌 막판 복덩이로 자리매김 중인 LG 페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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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온 지가 얼마 됐는데, 적응은…”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9 KBO리그 팀간 14차전을 앞두고 LG트윈스 류중일(56) 감독은 외국인 타자 카를로스 페게로(32) 얘기가 나오자 말을 아꼈다.

페게로는 전날 KIA타이거즈와의 잠실 홈경기에서 1회 선제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3일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7경기만의 홈런추가였다. 다만 류 감독 표정은 기대보다는 아쉬움이 드러나 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페게로는 40경기에서 타율 0.266에 5홈런 30타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195cm에 117kg의 거구지만 삼진이 52개나 돼 팬들 사이에서 “덩치 값을 하지 못한다”는 얘기가 스멀스멀 나오는 상황이기도 했다.

매일경제

2019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4회말 2사 1루 LG 페게로가 투런 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옥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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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류중일 감독은 페게로의 펀치력은 인정하는 눈치였다. 전날 KIA전에서도 비거리 125m짜리 대형 홈런을 때렸다. 일본 라쿠텐 골든이글스 시절 돔구장 외야 천장에 이르는 대형홈런을 때렸던 페게로다. 류 감독도 “힘은 좋다”며 껄걸 웃었다, 그러면서 내야수 윤진호(33)와의 일화를 소개했다. 대구에서 페게로가 홈런을 치고 들어온 뒤 세리머니를 하지도 않고 윤진호를 찾았다는 얘기였다. 윤진호가 홈런 없이 삼진만 당하는 페게로를 보고 “정말 힘이 있는 게 맞냐”고 놀렸고, 홈런을 때린 페게로가 직접 인정받기 위해서 한 행동이라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이 얘기를 들었는지, 페게로는 이날도 0의 대결이 계속되던 4회 두산 선발 최원준을 상대로 선제 투런홈런을 날렸다. 2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페게로는 최원준의 3구째 낮은 커브를 그대로 퍼올렸다. 타구는 높이 떠서 평범한 플라이가 되는 듯 했다. 그러나 공을 잡기 위해 자세를 잡던 두산 우익수 김인태가 계속 뒷걸음질 쳤고, 타구는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역시 전날과 마찬가지로 비거리 125m 대형홈런이었다. 발사각도가 40도를 넘길 정도였으니 페게로의 괴력(?)을 확실히 느낄 수 있는 홈런이었다.

무엇보다 페게로가 LG유니폼을 입고 때린 2경기 연속 홈런이었다. 페게로는 홈런 포함 이날 4타수 3안타를 때리며 5번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2회 첫 타석에는 좌익수 우측에 단타성 타구를 날리고, 2루까지 들어가는 빠른 주력도 선보였다. LG는 두산에 10-4로 대승을 거두며 3연승을 달렸다. 류중일 감독도 “페게로의 투런홈런을 시작으로 타자들이 집중력을 발휘했다”며 흡족하게 웃었다. 큰 덩치에도 인상이 순해, 어린이팬들이 많은 페게로는 이날 퇴근길 유독 많은 어린이팬들에게 둘러싸여 사인을 해주느라 바빴다. 모처럼만에 가을야구를 앞둔 LG에 페게로는 복덩이로 자리잡고 있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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