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누군가는 해야 할 이야기였다.” 산업재해를 다룬 드라마 SBS ‘닥터탐정’을 마친 배우 봉태규의 입에서 가장 먼저 나온 말이다.

‘닥터탐정’은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고 등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에피소드가 전파를 타며 회자됐다. ‘그것이 알고싶다’ 출신의 박준우PD와 산업의학전문의 출신 송윤희 작가가 의기투합한 결과였다.

하지만 배우들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터. 전작 ‘리턴’으로 연기변신은 물론 전성기를 맞은 봉태규는 차기작에 대한 고민이 깊었지만 장고의 결과는 ‘닥터탐정’이었다. 그는 “출연 부담은 없었다. 꼭 다뤄야 하는 이야기라 생각했고, 제안을 받고도 오랜 고민 없이 바로 하겠다고 했다”라며 “사고없이 잘 끝나서 다행이고 역시나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아무래도 사회고발 드라마여서인지 장소 섭외면에서 힘들긴 했다. 지하철역이 섭외되지 않아 첫 시작부터 고난이기도 했다. 하지만 에필로그를 볼때마다 이런 작품이 아니면 언제 이런 이이기를 할수 있을까 싶더라. 누구는 반드시 해야하는 이야기를 내가 잘할 수 있는 연기를 통해서 전달해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닥터탐정’은 말 그대로 ‘날 것’의 현장이었다. 다큐 출신 PD는 배우에게 연기의 제약을 걸지 않았고, 실제 산업재해의 현장을 수없이 봐 온 작가는 현실을 대본에 녹였다. 봉태규 역시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슬프면 울고 분하면 화를 냈다. 그렇게 극중 허민기로 변신했다. 봉태규는 “그래서 더 재밌었다. 감정의 폭이 큰 인물이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 이 작품을 할 땐 리허설 없이 바로 감정을 쏟아내거나 하는 장면도 있을 정도로 있는 그대로 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봉태규는 ‘닥터탐정’으로 인해 깨달은 바가 있다며 “현장에서 더 존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작품은 더욱더 극을 하나 완성한다는건 모두의 공동 창작물이구나 하는 생각이 컸다. 회의도 많이 하고 어려움이 있을때마다 더욱 똘똘 뭉쳤다. 이번 작업 방식이 앞으로 작품을 할 때 좀 더 옳은 방향으로 가게끔 제시해줬다”라고 만족했다.

‘리턴’에 이어 ‘닥터탐정’으로 박진희와도 재회했다. 그는 “사실 ‘리턴’ 땐 함께 나온 장면이 거의 없다. 그런데도 많이들 연상하시더라. 그만큼 강렬하긴 했나보다. 오히려 그래서 이번 호흡이 기대됐고 둘이 잡힌 투샷이 어색하지 않길 바랐는데 다행히 잘 나온거 같아서 좋다. 워낙 진희 누나가 잘 챙겨주고 해서 좋았다”라고 전했다.

‘리턴’으로 맞은 연기인생 2막을 ‘닥터탐정’으로 이어가고 있는 봉태규. 그 중심에는 아내 하시시박이 있었다.

봉태규는 “작품은 주로 내가 결정하긴 하지만 고민이 될 땐 아내의 의견을 듣는다. 아내가 영화 전공에 사진 작가다보니 확실히 작품을 이해하는 면이나 보는 눈이 좋은거 같다. ‘리턴’도 강력추천했다. ‘닥터탐정’도 응원해줬다. 아내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된다”라며 “연기 뿐 아니라 내 인생 자체도 하시시박 작가님을 만나고서 많이 달라졌다. 그 전까지는 내 인생에 결혼이 있을까 싶었고, 아이도 생각지 못했다. 연기도 몇년동안 못했다. 그 시기에 만난 아내와 결혼을 하고 슬럼프도 차차 극복된거 같다. 내 인생의 귀인이다”라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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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iM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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