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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경영칼럼] ‘B·A·R(Build·Acquire·Rent)’ 역량강화법 인재대란서 효과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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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5년 내 현 조직 인력 가운데 최대 절반가량 재훈련받거나 대체돼야 한다.’

최근 맥킨지가 전 세계 주요 기업 CEO와 인사팀장 154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60%가 이렇게 답했다. 또한 응답자 3분의 1 이상이 향후 예상되는 역량 격차 해소를 위한 조직의 현 준비 태세가 미비하다고 판단했다. 이 통계는 향후 다가올 미래 인재대란을 예고하는 듯하다. 디지털화, 자동화, 인공지능 같은 와해적 첨단기술이 인구통계학적 변화와 결합해 일의 본질과 일을 수행하는 방식, 일의 주체를 끊임없이 변화시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급격한 기술 발전으로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8억명의 일자리가 영향받는다. 이 중 3억7500만명은 아예 현재 일하는 직종을 변경해 새로운 기술을 학습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기업 경쟁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인재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기업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결론적으로 기존 역량 증대(build), 역량 획득(acquire), 인재 차용(rent) 세 가지 전략을 골고루 추진해야 한다.

인재 확보의 가장 쉬운 출발점은 기존 보유 역량을 증대시키는 것이다. 독일 소프트웨어 기업 SAP는 지난 2017년부터 DBS(디지털비즈니스서비스) 부서 2만명을 대상으로 재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직원 현재 역량과 미래 필요 역량을 비교 분석한 뒤 대면 부트캠프, OJT(현장교육) 등 다양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한다. SAP는 이 같은 교육 예산을 약 2.6배 늘렸다. 한 선도 글로벌 제조사는 머신러닝 기술로 인재 부족이 가장 심각한 데이터 분석가의 이직 가능성이 다른 부서 직원보다 8배 높다는 점을 발견했다. 기업은 새로운 경력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리더십 트랙을 재설계해 데이터 분석가 업무 만족도를 높였고 이직률을 낮췄다.

대규모 역량을 확보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어콰하이어(acquihiring=

acquire+hire·인수+고용)’ 전략이다. 지난 2011년 글로벌 유통업체 월마트가 소셜미디어 기업 코스믹스(Kosmix)를 인수해 자체 디지털 기술 조직 월마트랩스(Walmart Labs) 시초를 마련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월마트랩스 소속 6000여명 직원은 반품, 배달 등과 관련한 디지털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미래 시점에 필요할 역량을 외부 기관을 통해 미리 양성하는 것도 방법이다. 지난 2015년 미국 비영리 의료 시스템 머시헬스(Mercy Health)는 의사 보조직의 기술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미시간주 전문대와 파트너십을 체결, 유급 도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 수습생들은 일주일에 2일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3일은 의료진 사무실에서 근무하며 급여를 받았다. 그 결과, 첫 2년간 졸업한 수습생 대부분이 머시헬스에 고용될 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했다.

마지막으로 기업은 인재를 ‘차용’해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 파트너십이나 긱 이코노미(gig economy·단기계약으로 실현되는 경제 시스템)를 활용해 전문 기술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IBM은 크라우딩소싱 커뮤니티인 톱코더와 협력해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기타 전문가를 모집했고, 35개 이상의 IBM 애플리케이션 설계·개발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기업에 당장 필요한 작업은 현재 보유한 인재를 미래에 필요한 역량에 기반해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인재 공급 상황을 체계적으로 판단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후 인재 ‘어콰하이어’와 차용 등을 위한 자체 역량을 강화해야 다가올 인재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매경이코노미

[정재훈 맥킨지 한국사무소 파트너]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25호 (2019.09.18~2019.09.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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