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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비상등' 자영업자 부실대출…"금융권 전이위험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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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별 소비자신용 네트워크를 활용한 시스템 리스크 분석

저축은행 기대손실액 은행 다음으로…카드사와 연계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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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금융사로부터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가 돈을 갚지 않았을 때 금융권에 미치는 악영향이 2015년 3분기부터 상승하고 있다. 이는 경영난 등에 시달린 자영업자가 은행뿐만 아니라 다양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탓에 자영업자 대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한국은행의 BOK경제연구소 '금융업권별 소비자신용 네트워크를 활용한 시스템 리스크 분석'을 보면, 자영업자가 대출을 갚지 않았을 때 금융권에 미치는 손실 정도를 나타낸 전이지표가 2015년 3분기 이후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이는 자영업자가 대출을 갚지 않았을 때 특정 금융기관이 아니라 금융권 전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자영업자의 전이지표는 변동성이 비자영업자보다 컸다. 2015년 1분기부터 급락했던 자영업자의 전이지표는 2015년 3분기 이후 상승세를 그리다 2017년 1분기부터는 비자영업자보다 높아졌다.

연구를 진행한 정호영 경제연구원 금융통화연구실 연구위원은 "자영업자 대출에 따른 금융권 연계가 높아졌다는 것은 자영업자가 다른 업권과 거래를 늘렸다는 의미"라며 "예를 들어 자영업자가 은행에서만 대출을 받았다가 카드사나 저축은행 쪽에서도 자금을 빌렸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2015년 3분기 이후 자금 사정이 안 좋아진 자영업자가 특정 금융권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대출금보다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해 다른 금융권에서도 대출을 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자영업자를 업권별로 보면 2017년 기준 부동산업, 호텔·외식업, 제조업, 도소매업 순으로 전이지표가 높았다.

정호영 연구위원은 "자영업자가 왜 대출처를 늘렸는지는 각자의 몫"이라며 "이에 대한 분석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자영업자의 시스템 리스크가 상승세인 만큼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전체 전이지표는 2012년 1분기부터 2013년 2분기까지 상승한 후 최근까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2017년 이후 다시 상승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2012년 3월부터 2017년 6월까지 한은 가계부채 패널자료를 이용해 2개 이상의 금융사에서 대출을 받은 대출자의 금융권별 대출을 파악하고, 이들 대출이 형성하는 대출액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금융기관과 고객 간 대출 네트워크, 특히 여러 금융기관을 이용하는 고객의 채무불이행이 유발하는 시스템 리스크를 밝히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금융기관 간 대차거래 네트워크에 초점을 맞춰 분석한 기존 연구와 차별점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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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별 대출액 네트워크를 보면 은행이 네트워크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대출 규모 측면에서 은행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의미다.

대출자가 대출금을 같지 못할 확률을 감안한 금융권별 기대손실액 네트워크를 보면 은행과 더불어 저축은행도 적지 않은 규모를 보이고 있다. 이는 대출 규모에 비해 저축은행의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크다고 분석된 결과다.

이번 연구는 대출자의 부실 가능성을 대출 금액, 금리, 나이, 소득, 신용카드 사용액, 성별, 신규대출 여부 등을 놓고 산출했다.

기대손실액의 연계성을 보면 은행은 농·수협 단위조합과 보증 기관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금융권과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저축은행은 카드사와 비카드 여신전문금융회사와의 연계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연구위원은 "저축은행 대출자의 특징은 신용등급이 낮다는 것"이라며 "저축은행에서 부실이 발생하면 은행에 비치는 영향보다 카드사에 미치는 영향 크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는 "은행 외 저축은행의 건전성 추이에도 유의해야 한다"며 "저축은행과 연계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카드사와 비카드 여전사의 건전성 변화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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