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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아파트는 '일본산 쓰레기'로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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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산 석탄재 수입하지 않으면 시멘트 값 오른다는 가짜뉴스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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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서 수입한 폐타이어를 항구에서 하역하는 모습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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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화력발전소 쓰레기 수입을 중단하라는 요구가 커지자 여러 언론이 시멘트업계를 대변하는 뉴스를 쏟아내고 있다. 대표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일본 쓰레기를 수입하지 않으면 시멘트 값이 오른다.
② 일본 석탄재는 반도체 공정의 불화수소와 같이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원료다.
③ 일본 석탄재 품질이 우수하기 때문이며 쓰레기 처리비를 벌기 위함이 아니다.
④ 검사 강화로 선박에 장기 보관하면 사용이 불가능하다.
⑤ 일본 석탄재를 수입하지 않으면 점토 광산 개발을 위한 새로운 환경문제가 발생한다.
⑥ 국내 부족한 비산재만 수입한다.


일본 화력발전소 쓰레기를 수입하지 않으면 정말 위와 같은 일들이 벌어질까? 국민을 기만하는 가짜뉴스인지 아니면 사실인지 하나하나 진실 여부를 따져보자.

[#1] 시멘트 값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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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멘트 공장에 가득 쌓여 있는 쓰레기들이다. 이런 쓰레기로 시멘트가 만들어진다.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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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화력발전소 쓰레기를 수입하지 않으면 시멘트 값이 오른다는 뉴스를 보고 지금도 비싼 아파트 분양가가 또 오를 것 같아 불안해하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이는 아파트 건축에 소요되는 시멘트 값을 알면 간단히 정리된다.

가장 대중적인 105㎡(32평) 아파트로 따져보자. 105㎡ 아파트 건축에 들어가는 총 시멘트 값은 150만 원에 불과하다. 3.3㎡(1평)가 아니라 105㎡(32평) 전체, 그리고 복도와 지하주차장 공용면적을 포함한 총 시멘트 비용이 150만 원이다.

105㎡ 아파트는 3억~20억 원에 이르기까지 지역마다 매매가가 천차만별이다. 105㎡ 아파트를 가장 낮은 시세인 약 3억 원으로 잡았을 때 시멘트 값 150만 원은 3억 원 중 겨우 0.5%에 불과하다. 시멘트 값이 1%도 되지 않으니, 일본 쓰레기를 넣지 않아 시멘트 값이 오른다고 할지라도 아파트 분양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일본 석탄재를 시멘트에 넣는 이유는 집을 짓는 시멘트가 각종 쓰레기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폐타이어, 폐고무, 폐비닐, 폐페인트, 폐유, 소각재, 분진, 하수슬러지, 철슬래그, 반도체공장의 오니, 정수장 오니 등의 쓰레기들이 시멘트 제조에 들어가고 있다. 이 많은 쓰레기들 중 하나인 일본 석탄재를 뺀다고 시멘트 값이 오를 일이 전혀 없다.

전 국민이 일본 제품을 불매하고 있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은 우리도 모르게 일본 쓰레기가 들어간 일본산(Made in Japan)이라니, 이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은 멈춰야 할 때다.

[#2] 일본 석탄재는 반도체 공정의 불화수소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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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도별 시멘트 생산량. 아세아, 성신, 고려, 한국시멘트는 일본 쓰레기 수입하지 않고도 시멘트를 잘 생산하고 있다. ⓒ 한국시멘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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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쓰레기를 수입 금지하라는 여론이 높아지자,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일본 화력발전소 쓰레기는 반도체 공정의 불화수소와 같이 시멘트 제조에 필요한 물질'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시멘트협회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연도별 시멘트 생산량을 살펴보면, 국민을 속이는 거짓말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국내 시멘트를 생산하는 기업은 삼표, 쌍용, 한일, 현대, 아세아, 성신, 한라, 고려, 한국 등이다. 이 중에 삼표, 쌍용, 한일, 현대, 한라시멘트만이 일본 쓰레기를 수입하고 있으며, 아세아, 성신, 고려, 한국시멘트는 일본 쓰레기를 수입하지 않고도 시멘트를 생산하고 있다.

일본 쓰레기가 반도체 공정의 불화수소와 같이 필요한 물질이라면, 아세아, 성신, 고려, 한국시멘트가 불화수소를 개발하도록 삼표, 쌍용, 한일, 현대, 한라는 무얼 하고 있었을까?

국내 시멘트 기업들이 일본 화력발전소의 쓰레기를 수입하기 시작한 것은 2002년부터다. 쌍용양회가 2002년 수입을 시작했고 삼표와 한라라파즈시멘트가 2004년부터 수입을 시작했다. 그리고 한일시멘트는 시멘트업계가 일본 석탄재 수입을 감축하겠다고 협약을 맺은 2009년부터 수입을 시작했다.

국내 시멘트 기업들의 역사만 살펴봐도 일본 쓰레기가 불화수소와 같다는 주장이 거짓말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일본 쓰레기를 수입하기 시작한 것은 2002년인데 삼표시멘트 창립은 1957년 6월, 쌍용양회는 1962년 5월, 한일시멘트는 1961년 12월이다. 불화수소라는 일본 쓰레기가 없었는데 40여 년 동안 시멘트를 어떻게 생산해왔을까?

또 연도별 시멘트 생산량에 따르면, IMF사태 이전인 1997년 시멘트 생산량이 5979만 6000톤으로 2016년 5674만 2000톤보다 더 많아 역대 최고 기록에 해당한다. 1997년엔 불화수소라는 일본 쓰레기 없이 어떻게 그 많은 시멘트를 생산했을까?

[#3] 일본 석탄재 품질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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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MBC뉴스는 "일본 수입 석탄재와 국내 석탄재의 품질은 같은데 지원금 쪽에서 수입 석탄재의 수익이 크니까" 수입하는 것임을 시인한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의 발언을 보도했다.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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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쓰레기를 수입해오는 이유는 일본 화력발전소의 석탄재 품질이 국내 화력발전소의 석탄재보다 품질이 좋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과연 사실일까?

한국시멘트협회가 2009년 만든 '시멘트산업에서의 순환자원 재활용'이라는 자료는 석탄재 발생 공정에서 '한국과 일본은 유연탄 수입국으로 화력발전소의 유연탄 종류는 유사함'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화력발전소는 모두 외국에서 유연탄을 수입하니 결국 유연탄을 사용하고 발생한 석탄재 품질에 차이가 없다.

일본 석탄재 수입으로 인해 국내 석탄재 재활용률이 감소했다고 보도한 2008년 MBC 뉴스에서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일본 수입석탄재와 국내 석탄재의 품질은 같은데 지원금 쪽에서 수입 석탄재의 수익이 크기 때문'이라고 시인한 바 있다. 석탄재 품질 차이가 아니라 일본에서 주는 쓰레기 처리비를 벌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4] 검사 강화로 선박에 장기 보관하면 사용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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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서 수입한 석탄재가 공장 뒷산에 가득 쌓여 있고 비까지 맞아 침출수가 발생한 모습이다.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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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업계는 환경부의 검사 강화로 조사 완료 후 통관하게 될 경우, 선박에 오래 있으면 석탄재가 굳어져 시멘트 제조에 사용하기 어렵다고 주장하였다. 과연 사실일까?

동양시멘트(현 삼표시멘트) 공장 뒷산에 올라간 적이 있다. 일본에서 수입한 석탄재가 산 정상에 가득 쌓여 있었다. 이렇게 오랫동안 쌓아두고 비를 맞아 시퍼런 침출수가 발생했다. 이 석탄재를 퍼다가 시멘트 제조에 사용하고 있었다.

[#5] 일본 석탄재 수입하지 않으면 점토 광산개발로 새롭게 환경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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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토 광산없이도 하수슬러지와 공장오니 등의 각종 쓰레기들이 점토 대용으로 시멘트 제조에 사용 중인 시멘트공장 현장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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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쓰레기를 수입하지 않으면 점토 광산을 개발하기 위해 환경을 파괴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석탄재는 시멘트에 점토 대용으로 사용되는 쓰레기이다. 원래 시멘트는 석회석에 점토, 규석, 철광석을 고온에 구워 만들었다. 그러나 쓰레기 처리를 위해 환경부가 시멘트 제조에 쓰레기 사용을 허가한 후 점토 대용으로 소각재, 분진, 하수슬러지, 공장의 오니, 석탄재 등이 사용된다.

일본 석탄재를 수입하지 않으면 정말 점토 광산 개발을 위해 새로운 환경 파괴가 발생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점토 대용으로 사용되는 것은 석탄재만이 아니다. 소각재, 분진, 하수슬러지, 공장의 오니 등 각종 쓰레기들이 사용된다. 일본 석탄재를 수입하지 않는 성신양회와 아세아시멘트는 점토광산 없이 시멘트를 잘 만들고 있다. 시멘트공장마다 석탄재뿐 아니라 온갖 종류의 쓰레기들이 산을 이루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필자가 강원도 영월에 살기 시작한 것이 1994년이다. 이곳에 현대시멘트, 쌍용양회, 아세아시멘트가 있었고, 20분 거리인 단양에 성신양회와 한일시멘트가 있었다. 쓰레기 시멘트 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강원도 동해 쌍용시멘트와 옥계 한라시멘트, 삼척 삼표시멘트 지역을 수없이 돌아다녔다.

시멘트공장들이 점토 광산을 아무도 모르는 은밀한 곳에 숨겨 놓았을까? 일본 석탄재 수입이 본격화된 해가 2004년인데, 내가 1994년부터 시멘트공장이 밀집된 강원도 영월에 살았음에도 점토 광산 개발 현장을 본 적이 없다.

일본 석탄재를 수입하지 않으면 점토광산 개발로 환경이 파괴된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시멘트공장들은 2004년 일본 석탄재 수입 이전에 점토 광산 개발 허가 현황 및 환경파괴 현장을 공개해서 사실 관계를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다.

[#6] 국내 부족한 비산재만 수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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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닥재와 비산재를 혼합하여 한국으로 보내고 있다는 일본 환경성의 답변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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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석탄재에는 비산재와 바닥재가 있다. 비산재는 화력발전소가 레미콘공장에 팔기 때문에 시멘트공장에 사용할 양이 부족해 일본에서 비산재를 수입한다고 주장한다. 과연 사실일까?

2008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조원진 의원이 일본 환경성에 '일본에서 한국으로 보내는 석탄재는 비산재만인가'라고 질의했다. 일본 환경성에서는 '바닥재와 비산재를 혼합해서 보내고 있다'는 답을 보내왔다. 일본에서 수입한 석탄재를 분석한 결과 바닥재임을 증명하는 염분이 검출되기도 했다.

정부는 일본 쓰레기 수입 당장 금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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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일본 쓰레기를 실은 배는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다. ⓒ 최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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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발표한 이후 우리 국민들은 자발적으로 일본 여행과 일본 제품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그런데 시멘트업계는 사실과 다른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며 일본 쓰레기를 계속 수입하고 있다.

환경부는 연간 400회 이상 수입되는 일본 석탄재 전수 조사를 통해 국민 불안을 해소하겠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환경부의 검사 강화 주장은 일본 쓰레기 수입을 합법화해주는 대국민 사기극에 불과하다. 환경부가 만든 기준을 초과하는 석탄재는 세상에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관련 기사 : 일본 쓰레기 수입 문제되니, 환경부가 내놓은 황당 대책)

400회 전수 조사하려면 막대한 국민 세금이 들어가야 한다. 환경부 기준을 초과하는 석탄재가 없는데 하나마나 한 조사를 위해 왜 국민 혈세를 낭비해야 하는가?

수입 규제 강화의 탈을 쓰고 일본 쓰레기 수입 합법화의 길을 열어준 대한민국 환경부를 보며 일본 환경성은 쾌재라 노래를 부를지도 모른다. 환경부의 이번 조치로 혈세만 낭비하며 국민들만 더 우스운 꼴이 되었다.

중국은 자국의 환경 보호를 위해 전 세계로부터 플라스틱 수입을 금지했다. 일본 쓰레기 하나도 수입 금지 못 하는 정부가 어떻게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대응을 할 수 있는가? 오늘도 일본 쓰레기 실은 배가 한국으로 유유히 들어오고 있다.

최병성 기자(cbs50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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