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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삭발’ 카드 꺼낸 황교안… 與 "정치쇼 할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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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강대강… 정국 시계제로/ 黃, 조국 파면 요구하며 단행/ 靑 앞서 자정까지 농성 벌여/ 文대통령, 강기정 수석 보내/ 黃에 ‘걱정·재고’의 뜻 전달/ ‘조국 국회 출석’ 합의 실패/ 국회 교섭단체 연설 등 연기/ 연휴 뒤 조국 임명 여론조사/ 잘못한 일 57%, 잘한 일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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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 촉구' 삭발식 후 발언을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파면을 촉구하며 전격적으로 삭발했다. 제1야당 대표가 삭발을 단행한 것은 초유의 일이다. ‘원외’라는 한계를 갖고 있는 황 대표 입장에선 가장 강력한 투쟁카드를 빼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야는 조 장관의 본회의장 출석을 놓고 이날 또다시 팽팽히 맞섰다. 이 바람에 당장 17일부터 예정됐던 교섭단체 대표연설 등 정기국회 일정은 끝내 연기됐다. 20대 마지막 정기국회 파행 우려까지 나온다.

◆황 대표, 청와대 앞서 삭발하고 농성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조국 파면 촉구 삭발투쟁’이라고 쓴 검은색 현수막을 내걸고 애국가 4절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삭발식을 단행했다. 검은색 운동화에 남색 점퍼 차림의 황 대표는 머리카락이 잘려 나가는 동안 굳은 표정으로 이따금씩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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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 촉구' 삭발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삭발을 마친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헌정 유린과 조국의 사법유린 폭거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제1야당 대표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문 대통령과 이 정권에 항거하는 제 뜻과 의지를 삭발로 다짐하고자 이 자리에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감정이 격해진 듯 입장문을 읽는 중 몇 차례 중단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더 이상 국민의 뜻을 거스르지 말라”고 했다. 동시에 “조국에게 마지막 통첩을 보낸다.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와라. 내려와서 검찰의 수사를 받으라”고 촉구했다.

이번 삭발 투쟁은 그간 당 안팎에서 불거진 리더십 비판 여론을 불식하고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역대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야당 대표이던 시절 단식을 한 적은 있어도 제1야당 대표가 삭발 투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무소속 이언주 의원과 한국당 박인숙 의원이 조 장관 임명해 반발해 삭발했다. 황 대표는 삭발식 이후에도 늦은 밤까지 청와대 앞에서 계속 농성을 이어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의 삭발식은) 정국에 대한 저희의 강하고 비장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며 “당 대표께서 전면적으로 투쟁 선봉에 계시기 때문에 우리가 여기에 힘을 함께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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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 촉구' 삭발식 후 발언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 걱정 전달… 국회 차질도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황 대표에게 염려와 걱정의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강기정 정무수석이 (황 대표가 삭발식을 한) 청와대 분수대 앞으로 가서 황 대표님을 만나 문 대통령의 염려와 걱정에 대한 말씀을 전달드렸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에 따르면 강 수석은 삭발식 직전 황 대표를 만나 “삭발에 대한 재고를 요청드린다”는 문 대통령 뜻을 전했지만, 황 대표는 “조 장관을 파면해야 한다”는 답변만 했다. 고 대변인은 “황 대표의 언급에 강 수석은 ‘대통령께 잘 전달하겠다’는 대답을 하고 헤어졌다”고 덧붙였다.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들은 이날 두 차례 비공개 회동을 갖고 정기국회 일정 조정 문제를 논의했지만 조 장관의 본회의장 출석 문제를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민주당은 17일 시작되는 교섭단체 대표연설 등 합의된 일정을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조 장관의 출석은 안 된다며 맞섰다. 여야의 의견차로 이번주 원내대표 연설이 연기됐다. 3당 원내대표들은 이번 주중 다시 만나 정기국회 일정 등을 재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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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 조국 임명 반대 확산

추석 연휴 조 장관 임명에 대한 반대 여론이 더 커졌다는 조사 결과가 이날 나왔다. MBC가 여론조사기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추석 연휴 막바지인 14~15일 이틀간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 장관 임명에 대해 ‘잘못한 일’이라는 응답이 57.1%로, ‘잘한 일’이라는 답변 36.3%보다 높았다. 둘의 격차는 20.8%포인트다. 세대별로 살펴보면, 30대에서만 ‘잘한 일’(54.0%)이 ‘잘못한 일’(40.2%)보다 높았을 뿐 나머지 모든 연령대에서 반대 여론이 더 강했다.

◆與 “민생 제쳐두고 ‘정치쇼’할 때 아냐”

더불어민주당은 16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조국 법무부 장관의 파면을 요구하며 전격적으로 삭발투쟁에 돌입하자 “대권놀음·정치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대신 조 장관 퇴진 요구를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민생 국회’를 부각하려 시도했다. 정의당과 민주평화당, 민주평화당 탈당파인 ‘대안정치연대’도 일제히 비판에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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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는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오른쪽)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린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투쟁의 이름을 붙인 삭발은 원래 부조리에 맞서 분투하다 그 뜻을 못다 이룬 사람들이 끝내 선택하는 절박한 심정의 발로”라며 “그러나 황 대표의 삭발은 그저 정쟁을 위한, 혹은 존재감 확인을 위한 삭발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정춘숙 원내대변인도 “황 대표의 삭발투쟁 명분은 민생을 외면하고 자신의 지지자 결집을 위한 대권놀음 아닌가”라며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시작되는 이 시점에 민생을 제쳐두고 제1야당 대표가 삭발을 통한 ‘정치쇼’를 강행할 때가 아니다”고 쏘아붙였다.

같은 당 노웅래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정치 신인의 구태정치 답습이라니 참으로 갑갑한 노릇”이라며 “아무리 원외 당 대표라지만 틈만 나면 국회 밖에서 헛발질이니 도대체 민생법안은 언제 처리하나”라고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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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의당 김동균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머털도사도 아니고 제1야당 대표가 머리털로 어떤 재주를 부리려는 건지 알 길이 없다”고 꼬집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면서 씁쓸하다”며 “삭발 투쟁은 조국 청문회를 맹탕 청문회로 이끈 정치적 무능력을 면피하기 위한 정치쇼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대안정치연대 소속의 박지원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야당의 가장 강력한 투쟁 장소인 국회에서 조국 사태와 민생경제, 청년, 실업, 외교, 대북 문제 등을 추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제1야당의 모습을 원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대신 민생 국회를 강조하며 국면 전환을 시도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앞서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달도 부족해 추석의 시작과 끝을 ‘조국 사퇴’로 보낸 한국당의 모습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수사는 검찰에 맡기고 민생은 국회가 책임지는 길을 각자 위치에서 시작할 때”라고 말했다.

당 내부에선 한국당뿐 아니라 민주당의 진영논리를 비판하는 소신 발언도 나왔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지금 국회는 생산적 토론이 없고 진영대결만 남았다”며 “그 밑바탕에는 ‘우리가 절대선이고 너희는 악이다’라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 같다. 저부터 반성하겠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장혜진·박현준·이현미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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