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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삼성·LG 8K TV 전쟁 '2라운드'…'화질 선명도' 놓고 난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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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박소연 기자] [(종합)양사 같은 날 '기술설명회' 개최…삼성 무대응에서 '맞불'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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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전자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에서 LG전자 HE연구소장 남호준 전무가 패널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국내시장에 판매중인 QLED TV에 적용된 퀀텀닷 시트를 들고 있다/사진제공=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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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8K TV 주도권을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에서 기싸움을 벌인 양사는 17일 각각 '8K 기술 설명회'를 열어 난타전을 벌였다. 그동안 무대응 전략을 유지한 삼성전자가 맞불 공세로 전환하면서 '8K 화질 선명도'를 둘러싼 싸움이 확산되고 있다.

남호준 LG전자 HE연구소장(전무)은 이날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 '8K 및 올레드 기술 설명회'에서 "삼성전자 'QLED 8K'는 최고 해상도라고 믿고 구입한 소비자들에게 실망감을 주는 제품"이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LG전자 행사는 '8K 및 올레드 기술설명회'를 내걸었지만 사실상 삼성전자 QLED 8K 약점을 부각하는 자리였다. LG전자는 IFA 2019에서 QLED 8K를 겨냥해 '소비자 호도', '눈속임' 등의 거친 표현을 써가며 비난했다.

남 전무는 QLED 8K TV가 CM(화질 선명도) 측면에서 국제 표준에 못미친다고 강조했다. LG전자가 공개한 ICDM(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 CM평가에 따르면,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LCD(액정표시장치) TV인 '나노셀' 모두 기준치인 50%를 훨씬 넘는 약 90%를 기록한 반면 QLED 8K는 12%에 그쳤다.

남 전무는 "삼성전자는 8K 해상도를 믿고 사는 소비자를 기만했다"며 "TV를 연구개발하는 엔지니어 관점에서 안타깝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LG전자는 별도 공간에 QLED를 부품별로 분해해 전시했다. QLED가 올레드처럼 자발광이 아니라 QD(퀀텀닷) 필름만 덧붙인 고가의 LCD TV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남 전무는 QD 필름을 양손으로 들고 "이것 때문에 LCD TV를 비싸게 구매해야 한다"며 "업계와 학계에서는 QD-LCD TV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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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R&D캠퍼스에서 8K 화질 설명회를 열고 타사 8K TV와 비교하며 설명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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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공세에 밀리던 삼성전자는 이날 삼성전자 서울 R&D캠퍼스에서 8K 화질 설명회를 열어 반격에 나섰다. 8K TV 화질은 화소 수뿐만 아니라 밝기와 컬러 볼륨 등 광학적 요소와 영상처리 기술 등 다양한 시스템적 요소를 고려해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LG전자가 화질 평가 근거로 삼는 CM은 1927년에 발표돼 물리적으로 화소수를 세기 어려운 디스플레이나 흑백TV 해상도를 평가하기 위해 사용됐던 것으로 초고해상도 컬러 디스플레이 평가에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 상무는 "높은 CM값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 보기에 색상이 빠지거나 텍스트 가독이 안 되는 문제가 있다"며 "ICDM(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도 2016년도에 CM 측정방법을 화질 평가 기준으로 삼는 것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은 CM값을 화질의 척도로 이해하고 있지 않다"며 "화질은 칼라, 휘도(최대 밝기)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이날 LG전자 75형 나노셀 8K LCD(액정표시장치) TV와 삼성전자 75형 QLED 8K TV에 8K 이미지를, LG전자 88형 올레드 8K TV와 삼성 82형 8K QLED TV에 8K 동영상을 재생해 비교 시연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 QLED 8K TV에서는 작은 글씨도 선명하게 보이는 반면, LG전자 TV에서는 글씨가 뭉개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표준코덱(HEVC)으로 인코딩된 8K 동영상 시연에서 삼성 QLED 8K TV는 USB로 연결한 영상과 스트리밍 영상을 모두 원활하게 재생한 반면 LG전자 8K TV에서는 동영상 재생이 되지 않거나 화면이 깨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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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R&D캠퍼스에서 8K 화질 설명회를 열고 타사 8K TV와 비교하며 설명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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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 상무는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8K TV를 즐기려면 어떤 방식이 있으며 실제 어떻게 보여지는지를 시연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가 말하는 CM값이 화질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란 점을 입증한 것이다. 아울러 LG전자의 8K TV는 8K 표준코덱 영상을 재생조차 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LG전자의 8K TV 화질 공격에 맞대응하면서도 '확전'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허태영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품전략팀장 상무는 "저희가 8K TV를 전 세계에 판매하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오해하는 수준까지 가면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면서도 "저희만 갖고 있는 기술적 자랑을 하면 싸움으로 번지기 때문에 기술적 설명보다 직접 체험을 하게 보여드렸다"고 말했다.

허 상무는 "지금도 싸움으로 몰아갈 생각이 없다"며 "8K TV 시장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서 상호 비방은 피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LG전자는 "삼성 측이 어떤 조건에서 시연했는지 알 수 없다"며 "국제규격에 부족한 해상도에 대해 해명하지 않고 논점을 흐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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