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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키 작다고 장타 못치나…KLPGA `작은거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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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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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키는 160㎝다. 여자 골프선수로도 무척 작은 편에 속하지만 올해 그의 장타랭킹은 당당히 4위다. 작은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예상하지 못한 장타에 골프팬들은 입을 다물지 못한다. 어떻게 저 작은 몸에서 저런 화끈한 장타가 나올까. 페어웨이를 걷는 발걸음은 자신감에 넘쳐 통통 튀고, 자신보다 한 뼘 두 뼘 큰 선수들을 상대하면서도 전혀 기가 눌리는 법이 없다. 그의 얼굴에는 '카리스마'가 차고 넘친다. 올해 국내 여자골프 무대에서 신인상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는 이승연(21·휴온스)이 그 주인공이다.

올해 국내 여자골프 무대에서 키는 작지만 장타와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작은 거인'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특히 신인 중에서 눈에 띄는 선수들이 많다. 드라이버샷 평균 253.01야드를 날려 이 부문 4위에 올라 있는 이승연이 대표적이다. 지난 4월 열린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우승하면서 일찌감치 스타성을 보여줬다. 최근 성적이 부진하기는 하지만 패기 넘치는 그의 골프가 국내 여자골프 무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현재 장타랭킹 1위(260.62야드)를 달리고 있는 김아림(24·SBI저축은행) 키는 175㎝. 이승연은 자신보다 15㎝나 더 큰 김아림과 상대해도 결코 꿀릴 것 없는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신인 중 이소미(21·SBI저축은행)도 단연 눈에 들어온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스타 최경주와 같은 완도 출신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으는 이소미도 키가 162㎝로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그의 장타랭킹은 김아림, 최혜진에 이은 3위다.

평균 253.43야드의 장타를 펑펑 쏟아붓고 있다. 비록 우승은 없지만 지난 5월에 열린 E1 채리티 오픈에서 준우승을 하는 등 성적으로 신인 레이스 5위를 달리고 있다. 막판 무서운 뒷심을 발휘한다면 신인왕에 오르지 못할 것도 없다. 한 방을 숨기고 있지만 그의 골프 목표는 박인비처럼 30대에 들어서도 우승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꾸준한 선수가 되는 것이다.

올해 '작지만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선수를 설명하면서 이다연(22·메디힐)을 빼면 얘기가 안 된다. 157㎝의 단신으로도 그는 평균 248.47야드의 장타를 날리면서 드라이버샷 부문 8위에 올라 있다. 175㎝의 김민선(장타랭킹 10위·248.13야드)보다 살짝 더 멀리 보내고 있다.

지난 6월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메이저퀸'에 올랐고 곧바로 다음 대회인 아시아나항공오픈에서 연승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시즌 상금 4위, 대상포인트 7위, 그리고 평균타수 2위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주인공이 '작은 거인' 이다연이다.

162㎝의 하민송이 장타랭킹 14위(246.78야드)에 올라 있고, 161㎝의 임희정도 장타 부문 15위(246.73야드)로 '작지만 매서운' 샷을 날리고 있다. 특히 임희정은 지난 8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우승해 '신인 우승자' 대열에 합류하면서 신인왕 경쟁(현재 3위)에 뛰어들었다.

160㎝의 박민지(21·NH투자증권)도 작지만 다부진 샷을 과시하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올해 보그너 MBN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3년 연속 1승'이라는 자신만의 목표를 달성한 박민지도 드라이버샷 거리 부문 랭킹이 20위로 만만치 않은 장타를 보여주고 있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는 법. 키는 작지만 화끈한 샷을 날리는 자신만의 비결이 모두 있다.

이승연은 고등학교 1학년부터 매일 2~3시간씩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 그 덕분에 하체가 탄탄해지고 다른 선수들에 비해 팔뚝도 굵어졌다고 한다.

이다연 역시 어릴 때부터 강하고 빠른 스윙으로 볼을 때리도록 배웠는데 그게 현재의 장타를 만들어낸 원인이 됐다. 박민지는 1984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때 여자 핸드볼 대표 선수로 출전해 은메달을 목에 건 어머니 김옥화 씨(61)의 훈련 덕분에 장타자가 될 수 있었다. 어머니는 아직도 어릴 때부터 심하다 싶을 만큼 체력 훈련을 시킨 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한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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