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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벌처럼 날아가 정밀 타격'…전투기 지고 드론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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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가디언 "제공권 우위 시대 저물고 있다"

WP "사우디 타격 드론은 이란 영토서 발진한 것"

뉴스1

이란의 아바빌 드론 <자료 사진>©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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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현대전에서 가장 중요한 병력으로 간주되어온 '공군'의 시대가 저물고 있는 신호가 포착됐다. 수백억달러를 들여 새로운 제트기를 개발하고 조종사를 훈련시켜온 것이 소용없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바로 무인기(드론)이 공격 무기로 사용되면서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중동 국가 간 갈등에 등장한 작고 값싼 드론이 중동의 군사력 지형을 새로 짜고 있다. 지난 3개월 동안 드론은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등의 공격에 빈번하게 사용되었다. 급기야 지난 주말 사우디 아라비아 석유 시설이 공격당해 석유 생산량의 절반과 세계 공급량의 최대 7%가 줄었다. 사우디를 공격한 주체가 누구냐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 공격 무기가 드론일 가능성은 매우 높다.

드론은 현재 중동 지역의 군 병력과 수송의 필수적인 부분이 됐다. 반군들은 장난감처럼 보였던 드론의 쓸모에 눈을 뜨고 이들을 확보하려고 애쓰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최신 고속 전투기들과 정밀무기로 무장하고 있지만 시리아의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드론에 의지하고 있다. 레이더를 따돌리고 누가 실제로 폭격을 했는지 추측만 가능해서 드론의 인기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란과 이스라엘이 벌이고 있는 '그림자 전쟁'에서 책임을 발뺌하기 좋은 이 드론은 더없이 좋은 무기다. 그림자 전쟁은 선전포고를 통한 공식적 전쟁이 아닌, 자국의 개입 사실을 숨긴 채 특정 국가의 주요 시설을 공격하거나 그 나라의 요인을 암살하는 것을 말한다.

이란은 4년 전 격추시킨 미국 드론을 분해해 핵심부품을 연구, 드론을 발전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지원하는 대리 세력들은 이에 따라 이란이 전달한 이들 변형 드론들을 점차 더 많이 사용해왔다.

예멘 후티 반군 역시 송유관을 공격하기 위해 예멘에서 드론을 띄워 700㎞를 날게 한 전례가 있다. 자신들이 했다고 주장하는 후티 반군의 말이 맞다면 사우디 아람코 석유 시설 공격은 단 10대의 드론으로 세계적으로 중요한 전략적인 장소에 대한 공격이 성공한 획기적인 사례다.

가디언은 "사우디에 대한 드론의 공격은 빠른 제트기의 공중우위 시대가 끝났다는 명백한 신호"라면서 "특히 미국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관리들이 이번 공격에 순항미사일과 드론이 동원되었으며 이란 영토에서 드론이 발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예멘 후티 반군 역시 이번 공격에 기여한 것으로 본다.

후티 반군은 이번 공격 대상이 된 사우디 아브카이크와 쿠라이스 두 곳을 17~19차례 직접 공격한 바 있다. 이들은 이란제와 유사한 드론을 이용해 자살테러나 일본 가미카제 식의 공격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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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으로 추정되는 무기의 공격을 받은 사우디 기업 아람코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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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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