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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조국 블랙홀 빠져나오자고?…"與, 조국 행보부터 말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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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정쟁 그만하자"면서 정작 논란만 부채질

조국 일가 수사 중인 와중에 "공보준칙 강화"

野 반발에도 국회서 범여권 지도부 취임인사

"방문 자체가 부적절…국회 무시하는 처사"

이데일리

조국 법무부 장관이 17일 오전 국회를 찾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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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추석 연휴 이후 연일 “‘조국 블랙홀’에서 빠져나오자”며 야권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부인이 사문서위조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신분인 조국 법무부 장관이 취임 이후 수사개입 논란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발언과 행보를 이어가면서 “조국 이슈에서 벗어나려면 여권이 조 장관의 행보부터 말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野 “피의자 조국 예방 부적절, 방문 거절”

17일 정치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 장관 인사청문회 정국 이후 공직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 법안들과 민생 관련 사안들에 대한 여야 간 논의는 사실상 진척이 없는 상태다. 조 장관의 본회의 출석 여부를 두고 여야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이날부터 진행할 예정이었던 교섭단체 대표연설도 기약 없이 연기됐다.

이외에도 조 장관 문제는 여의도 국회의 모든 이슈를 삼켜 정상적인 정국운영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의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민주평화당을 탈당한 의원들로 구성된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고위관계자는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조국 사태가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다 빨아들여서 우리의 신당추진 문제도 멈칫했다”며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조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민주당과 정의당 등 범여권 지도부를 예방하고 취임인사를 건넸다. 조 장관을 ‘피의자’로 규정하면서 장관 자체로 인정하지 않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예방을 거부한 것은 물론 “야당을 자극하는 행위”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한국당 원내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 당 입장에서는 그분이 범죄의 여러 가지 혐의를 받는 피의자라는 입장”이라며 “예방을 받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서 방문을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황교안 대표가 조국 파면을 요구하면서 어제 삭발을 하는 등 우리가 장관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회를 방문한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며 “상당히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볼 수 있다”고 날을 세웠다.

◇“與, 전략적인 잘못…조국 자꾸 나오면 안 돼”

실제로 ‘조국 정쟁은 그만하고 민생을 챙기자’는 여권의 주장과는 반대로 민주당과 조 장관의 행태가 오히려 논란만 부채질한다는 평가다.

민주당은 조 장관 일가가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마당에 “‘공보준칙 강화’ 등 당장 추진 가능한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 등을 논의하겠다”고 하면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비판만 자초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등 적폐수사 과정에서는 피의사실을 바탕으로 전임 보수 정권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던 여당이 자신들이 불리하니 ‘피의사실 유포는 범죄’라는 프레임을 꺼내 들었다는 얘기다.

조 장관이 취임 이후 연달아 △검찰개혁추진지원단 구성 △법무부·대검찰청 감찰 활성화 △검찰 직접수사 축소 검토 등 검찰개혁을 지시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은 “본인의 가족을 수사하는 검찰에 대한 겁박”이라는 입장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여당이 전략적으로 잘하고 있는 게 아니다”며 “조 장관이 자꾸 화면에 나오는 게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잊을만하면 조 장관이 자꾸 나오는데 그러면 여론에 부정적인 영향을 계속 줄 수밖에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이 말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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