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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코르셋을 입은 신 여전사…런던 입성한 YCH 윤춘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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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셋이 여성을 억압하는 상징물로만 해석되는 것이 아쉬웠어요. 그래서 코르셋을 입은 강한 여성을 떠올리며 작업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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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열린 런던패션위크 YCH 2020 봄여름 컬렉션. 코르셋 디테일의 이너 위에 각진 재킷을 걸치고 가죽 소재의 부츠와 모자를 쓰고 걸어나오는 모델. [사진 Y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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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를 조이고 가슴을 풀어헤친 여성들이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줄지어 등장한다. 프릴이 달린 원피스에 작업복 스타일의 조끼를 더하고, 하늘거리는 원피스 차림에 한쪽 어깨엔 소총 가방을 맸다. 발등이 드러난 부츠와 소총 모양의 작은 가방 등 독특한 액세서리 제품들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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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지 디테일의 가죽 소재 셔츠와 트렌치 코트, 카우보이 모자를 쓴 모델. 런던패션위크 YCH 2020 봄여름 컬렉션. [사진 Y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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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춘호 디자이너의 여성복 브랜드 YCH가 17일 오전 9시(현지시각) 런던패션위크 무대에 올랐다. 이번 컬렉션은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대표이사 최경란), 브리티시 패션 카운슬(BFC·영국패션협회)이 지난해 5월 체결한 패션산업 국제화 양해각서(MOU) 교류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9월에는 박승건 디자이너의 푸시버튼(pushBUTTON)이 같은 무대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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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셋 이너에 워크웨어(작업복) 스타일의 겉옷을 더했다. 런던패션위크 YCH 2020 봄여름 컬렉션. [사진 Y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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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춘호 디자이너는 이번 2020년 봄·여름 컬렉션에서 페미니즘과 여성성에 대한 자신만의 해석을 선보였다. 미국의 여성 사냥꾼이자 명사수였던 애니 오클리(Annie Oakley)에게서 영감을 받았다. 오클리는 당시 여성 인권 운동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윤 디자이너는 “코르셋을 입고 사냥을 하는 그의 모습에서 누구보다 강인한 여성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여성성이 시대와 사회적 맥락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표현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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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거리는 실루엣의 패턴 원피스에 가죽 소재 스커트를 레이어드 했다. 런던패션위크 YCH 2020 봄여름 컬렉션. [사진 Y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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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앞서 교류 쇼 디자이너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은 윤 디자이너는 “한 달간 정신없이 쇼를 준비했다”며 “서울과 달리 쇼와 컬렉션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 디자이너로서 한층 성장할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그는 “런던에서 쇼를 진행하면서 체계적인 분업 시스템에 감탄했다”며 “캐스팅 디렉터와 스타일리스트 등 쇼를 위해 준비된 전문 인력들과 함께 의논해가며 무대를 구성해본 것이 좋은 경험이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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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이 드러난 독특한 형태의 부츠가 돋보인다. 런던패션위크 YCH 2020 봄여름 컬렉션. [사진 Y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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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 직후 백스테이지에는 윤 디자이너를 인터뷰하기 위한 외신 기자들로 북적였다. 런던에는 첫 진출이었지만 이미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K팝 스타들의 의상 제작에 적극 참여했던 윤 디자이너에 대한 높은 관심 때문이다. 그는 “K팝 등 한국의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K패션에도 쏠리는 것 같다”며 “좋은 시기에 좋은 기회로 런던에 진출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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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총이 들어있을 것 같은 네온 컬러의 가방이 눈길을 끈다. 런던패션위크 YCH 2020 봄여름 컬렉션. [사진 Y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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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디자인재단과 브리티시 패션 카운슬의 교류 프로그램은 한국 디자이너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좋은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해외 교류 패션쇼 디자이너는 서울디자인재단에서 추천하고 브리티시 패션 카운슬에서 최종 선정한다. 2018년 6월 열린 런던 패션위크 맨즈 컬렉션에서 신규용·박지선 듀오 디자이너의 블라인드니스(BLINDNESS)가 첫 번째 쇼를 진행한 이후, 2018년 9월 박승건 디자이너의 푸시버튼(pushBUTTON), 2019년 6월 한현민 디자이너의 뮌(MUNN)이 차례로 해당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았다. 이후 푸시버튼은 자립으로 이번 런던패션위크에 참여해 글로벌 디자이너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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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 직후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윤춘호 디자이너. [사진 Y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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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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