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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사설] 부적격자의 법치보다 검찰개혁이 더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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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블랙홀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관련자들에 대한 체포영장과 공소장을 통해 드러난 사실들로 볼때 주변인물들의 혐의입증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관계인 소환조사 내용중에는 조국 장관이 청문회나 언론을 통해 밝힌 내용중 일부가 거짓임을 증명하는 것도 있다.

조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의 동양대 총장상 위조건은 알려지고 확인된 혐의만으로도 구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 교수가 딸의 표창장 내용을 한글 파일로 작성한 뒤 그 위에 아들이 전에 받았던 표창장 이미지 파일에서 오려낸 총장 이름과 직인이 담긴 그림을 얹어 표창장을 위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사용된 파일들이 압수된 정 교수의 PC에 거의 그대로 들어있다고 한다. 네티즌들이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이 현실에서 벌어졌다며 놀라워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에 응한 2010학년도 고려대 입학사정관 A 교수는 “당시 지원자 중 1저자 논문을 제출한 사람은 조 씨가 유일했고, 그게 없었다면 합격권에 들지 못했을 것”이라고 진술했다. “딸이 고려대에 논문 원문을 제출한 적 없다”던 조 장관의 해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조 장관 자신도 수사대상이다. 조 장관의 조카 조범동씨 체포영장에는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조 장관 부부가 펀드 운영에 대해 상당 부분을 알고 있었다는 게 검찰판단이란 얘기다.

일반적으로는 가족과 주변인물들의 범법만으로도 조 장관은 사퇴하는 것이 옳다. 그동안 대부분의 공직자들이 그랬다. 하지만 조 장관은 반대로 검찰의 수사를 겁박하는 행태를 계속 보여주고 있다.

“가족 수사는 보고받지도 간여하지도 않겠다”고 해놓고는 형사사건 피의자에 대한 소환 일정이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일절 밝히지 못하도록 관련 규정 개정을 시도하려 한다. 자신이 수사대상인 와중에 ‘검사들과의 대화’를 하겠다고도한다.

조 장관은 본인의 위법성이 입증되지 않은 한 결코 사퇴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시작된 검찰과 청와대의 치킨게임이 아닌가. 결국 앞으로도 상당기간 조국 블랙홀은 진행형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쯤에서 과연 검찰개혁이 그토록 중요한 것인지를 다시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조 장관은 법치의 수장으로는 여러모로 부적격하다는게 드러났다. 교수들이 시국선언을 할만큼 국민의 반발도 크다. 국민들의 자존감도 무너졌다. 그런데도 조 장관이 아니면 안되는 검찰 개혁이 도대체 뭔가. 이런 상황을 만들며 진행한 검찰개혁이 성과로 빛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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