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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물 들어왔는데…’ 노 못 젓고 싸우는 바른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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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지지 당권파, 18일 비당권파 퇴진 요구 맞대응

문병호 “물 들어왔는데 노 안젓고 노로 때리는 상황”

비당권파, 전날 원내회의서 孫 맹공…“사퇴 하라”

孫, 일축 …“원내대책회의에서는 원내대책만 논의”

이데일리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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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조국 사태 이후 어느 당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無黨層)이 대폭 늘었지만 제3정당을 자처한 바른미래당은 계파 갈등에 짓눌려 전혀 힘을 못 쓰고 있다. 당 내부에서는 “물이 들어 왔는데 노로 물을 젓지는 않고 노로 서로 때리고 있다”는 자조까지 나온다.

손학규 대표를 지지하는 당권파에 속하는 임재훈 사무총장은 1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일부 존경하는 의원들께서 공식적·비공식적으로 손 대표의 퇴진을 줄기차게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4.3 재보궐 선거 단 일주일이라도 손 대표가 마음껏 일했거나 의기투합했었는지 퇴진을 요구하는 의원들에게 묻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3 재보궐선거 이후 비(非)당권파의 최고위 보이콧 △원내지도부 선거공약이 손 대표 퇴진인 상황 △당 혁신위원회 파행 등을 언급한 임 사무총장은 “단 며칠이라도 화합하고 손 대표가 일을 제대로 했는데도 지지율이 현재와 같았다면 저부터 퇴진을 주장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권파로 분류되는 문병호 최고위원 역시 “지금 바른미래당은 물이 들어왔는데 노로 물을 젓진 않고 노로 서로 때리는 상황”이라며 “우리당의 계파 분류가 당권파 대 퇴진파에서 통합파대 반통합파로 바뀌어야 할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지금 당권파와 퇴진파의 싸움은 통합과 개혁에 부합하지 않는 계파의 이해관계 충돌에 불과하고 새판짜기와 거리가 먼 구태정치의 재현”이라며 “당권파와 퇴진파로 나뉘어서 싸움한지가 벌써 5개월이다. 물 들어 왔는데 물 젓지 않고 서로 때리고 있다는 게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당권파가 이날 당내 상황 및 비당권파에 대한 언급이 많았던 것은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손 대표의 사퇴촉구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원내대책회의에는 오신환 원내대표를 필두로 사실상 비당권파 의원만 참석하고 있다. 또 바른미래당 내 최다선인 5선 정병국 의원도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를 촉구했다.

전날 유의동 의원은 “추석 연휴가 끝났다. 손 대표가 이젠 약속을 지켜야 하는 시간이 된 것”이라며 “드릴 말은 많지만 새 리더십을 세우고 새 비전을 제시해 바른미래당이 다시 꿈꿀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반드시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이 언급한 손 대표의 약속이란 지난 4월 ‘추석까지 지지율 10% 안되면 대표에서 물러나겠다’고 한 발언이다. 앞서 손 대표는 계파분쟁으로 혁신위원회 활동이 사실상 어려웠던 점 등을 들어 약속을 지킬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날 지상욱 의원 역시 “손 대표는 추석까지 10% 안되면 물러난다고 해놓고 이젠 우리가 도와주지 않아 약속 지킬수 없으니 파기하겠다는 위선적이고 국민을 우롱하는 얘기를 하고 있다”며 “본인의 무능하고 실종된 리더십 탓으로 돌리지 못하고 남 탓만 하는 분을 모시고 당을 끌어가고 있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이혜훈 의원 역시 “약속 지키지 않는 손 대표는 조국과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그런 손 대표가 조국 퇴진 외치는 것은 본인 얼굴의 침뱉기”라고 비난했다. 김수민 의원 역시 “대국민 약속에 대한 결단을 내려달라”며 한 목소리를 냈다.

손 대표는 추석연휴 이후 이어진 비당권파의 퇴진요구에 대해 사실상 무시했다. 손 대표는 18일 최고위 뒤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책회의에서의 퇴진발언에 대해 “원내대책회의에서는 원내대책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비꼬았다. 정 의원의 사퇴촉구 기자회견에 대해선 “패거리 정치에 휩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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