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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남아공서 나이지리아 이주민 무차별 공격…높은 실업률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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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이달 초부터 이민자를 향한 혐오 공격이 벌어져 12명이 숨지고 상점 수십 개가 불탔다. 남아공은 16일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나이지리아에 특사를 보내 공식 사과했다. 배경에는 30%에 달하는 남아공 실업률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BBC에 따르면 전날 남아공 제프 라데베 특사는 나이지리아 무함마두 부하리 대통령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최근 일어난 나이지리아인 공격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전했다. 라데베 특사는 “이번 사건은 우리를 대변하지 않는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정의를 되찾을 것”이라면서 단호한 대처를 약속했다. 남아공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 역시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사과를 전했다.

앞서 이달 초부터 남아공 요하네스버그를 중심으로 이민자를 향한 무차별 공격이 벌어져 12명이 사망했다. 화물차 운전자들이 외국인 고용에 불만을 제기하며 파업한 것이 계기가 됐다. 특히 남아공에 약 80만 명이 살고 있는 나이지리아인들이 주요 공격 대상이었다. 50개가 넘는 나이지리아인 소유 상점이 불에 타거나 망가졌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공격이 계속되자 나이지리아 정부는 자국민 600여 명을 긴급 탈출시켰다.

유혈 사태까지 벌어진 배경에는 높은 실업률이 있다. 남아공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실업률이 29%에 달한다. 35세 미만 실업률은 55.2%였다. 하지만 주변국 가운데 가장 큰 경제 규모를 갖고 있어 저임금 노동력인 이민자 유입이 많다. 남아공 린디웨 줄루 사회개발부 장관은 BBC 인터뷰에서 “남아공 주민들은 이민자 때문에 일자리를 잃을까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자를 정치에 이용한 것도 문제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5월 치러진 총선거 유세에서 “아무나(이민자들) 우리 마을과 우리 영토에 도착해서 허가도 받지 않고 영업을 한다. 우리는 이것을 끝낼 것”이라고 말하며 반 이민 정서를 부추겼다. 야당인 민주연대도 높은 실업률이 형편없는 국경정책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며 폭력을 유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분석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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