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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1 (일)

文 "사우디 석유공격 단호히 대응…피격시설 복구작업 참여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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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살만 왕세자와 통화 / 빈 살만 "국제 공동조사 진행중" / 대공방어체제 구축 도움 요청도 / 석유장관 "복구 작업 50% 진척"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관저 접견실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석유시설과 유전에 대한 무인기(드론) 공격에 대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통화하고 석유시설 피해와 중동 정세 등을 논의했다.

청와대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부터 25분 동안 진행된 통화에서 “사우디 석유생산의 핵심 인프라인 동부지역 압카이크와 쿠라이스 석유시설에 드론 공격이 발생, 큰 피해를 입은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왕세자와 사우디 국민들께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사우디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은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국제사회가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우리 정부는 테러 근절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지지하며, 국제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는 이번 공격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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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를 만나 반갑게 악수를 하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문 대통령의 위로에 “국제사회 안보를 위협한 현 상황을 규탄해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국제사회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외교부는 지난 14일 사우디 석유시설에 대해 드론 공격이 발생하자 국제적인 주요 에너지 인프라 시설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세계 에너지 안보 및 역내 안정을 저해한다는 데 우려를 표명한다는 논평을 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유엔 등 국제사회와 공동진상조사를 진행 중에 있으며, 이러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하나의 목소리로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한 공동 대처와 더불어 재발 방지를 위해 대공방어체제 구축에 도움을 요청했고 두 나라 정상은 긴밀히 협의해 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국은 원유의 약 30%를 사우디에서 공급받고 있다”며 “피격시설의 조속한 복구가 이뤄지기를 바라며, 복구 과정에서 한국이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흔쾌히 응할 용의가 있다”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지난 6월 한·사우디 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 국방·방산 협력 관련 후속조치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며 양국 관계의 발전을 기대했다. 빈 살만 왕세자 역시 “지난 6월 방한은 무척 유익하고 성과가 컸다”고 화답했다. 두 나라 정상은 당시 정상회담에서 사우디 내 에너지 인프라 시설을 대상으로 한 공격을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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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사우디 정유시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가 소유한 아브카이크 탈황시설이 14일(현지시간) 예멘 반군의 무인기 공격을 받아 불타고 있다.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의 주요 석유시설 가동이 중단되면서 하루 570만배럴, 전 세계 산유량 5%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며 국제유가 상승도 우려된다. 부크야크=로이터·연합뉴스


사우디 정부는 무인기 공격을 받았던 석유시설의 50%가량을 이미 복구했고, 이달 말까지 복구작업을 완료할 것이라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우디의 압둘아지즈 빈 살만 석유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사우디가 비축해 놓은 석유를 방출하고 있고, 이달 말까지 석유시설이 피격되기 전 수준인 하루 989만배럴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달 말까지 원유 생산 규모를 하루 1100만배럴로 끌어올리고, 오는 11월 말까지 1200만배럴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도 이달 말까지 공격을 받기 이전의 원유 생산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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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유가 안정을 위해 전략 비축유(SPR)를 방출하기로 했으나 국제 유가가 크게 오르지 않았기에 이를 방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뉴욕에서 다음 주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유가는 폭등세에서 벗어나 안정세로 돌아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5.7%(3.56달러) 하락한 59.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박현준 기자, 워싱턴=국기연 특파원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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