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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 5선 연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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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공식 개표 결과 발표 / 집권 리쿠드·중도 청백당 1석차 / 어느 당도 연정 위한 과반 못미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한 뒤 지난 17일(현지시간) 조기총선이 다시 치러졌다. 하지만 5선 총리에 도전한 그의 연임이 불확실한 것으로 나타나 그는 정치인생의 최대 위기를 맞았다.

18일 이스라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공식 개표(개표율 90%) 결과,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 총 120석 중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집권 우파 리쿠드당은 31석, 경쟁자인 베니 간츠 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이 이끄는 중도정당연합 청백당은 32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개표 결과에 따르면 리쿠드당이 주도하는 우파 진영은 총 55석, 청백당을 중심으로 하는 중도 좌파 진영은 56석을 차지해 어느 집단도 연정 구성을 위한 과반(61석)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박빙의 승부 속에서 청백당이 다소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분석된 이스라엘 주요 3대 방송사(채널12, 채널13, KAN)의 출구조사 결과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세계일보

누가 웃을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오른쪽 두번째)가 18일(현지시간) 조기총선 출구조사 발표 후 리쿠드당 당사에서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왼쪽 사진). 경쟁자인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왼쪽 첫번째)가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뒤 당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텔아비브=로이터연합뉴스


상황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번 조기총선은 지난 4월 실시된 총선에서 청백당에 신승을 거둔 뒤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된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서 열리게 됐다. 당시 세속주의 성향 보수정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은 형평성 문제가 일고 있는 초정통파 유대교 신자(하레디)들의 병역 면제와 관련해 하레디에도 병역을 부과해야 한다며 연정 합류를 끝까지 거부했고 네타냐후는 연정 구성에 실패한 바 있다. 그런 베이테누당이 이번에도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개표 결과에 따르면 베이테누당은 이번 총선에서 9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출구조사 결과를 두고 네타냐후 총리가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며, 그에게 퇴짜를 놓은 크네세트 의원들에게 구애를 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네타냐후 총리의 연임 여부를 두고 이스라엘 정국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테누당을 이끄는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전 국방장관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간츠 대표에 우호적인 모습을 보여왔지만, 선거 당일인 지난 17일 리쿠드당과 청백당이 모두 포함된 대연정에만 참여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간츠 대표는 리쿠드당과 연정을 꾸릴 수는 있지만, 네타냐후 총리의 연임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리쿠드당은 대안을 찾지 못할 경우 간츠와 함께 일할 새로운 지도자를 찾을 수밖에 없을 가능성도 있다고 AP통신은 전망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 대표 중 누가 총리에 오르느냐에 따라 이스라엘의 중동 정책도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 합병 계획 선언, 이란의 불법적 핵 활동 고발 등 중동 문제에서 강경책을 펼쳐왔다. 그가 다시 정권을 잡게 되면 배타적 유대민족주의가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간츠 대표는 팔레스타인과의 대화를 언급하고 좌파 성향 정당과 연합하는 등 중동 정책에서 다소 유연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간츠 대표 역시 예루살렘이 이스라엘 영토라고 생각하고 있어 자국의 핵심 이익이 걸린 서안지구 정착촌, 가자 지구, 시리아 골란고원 문제 등을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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