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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ESC] 프렌치 샐러드 VS 타이 샐러드···뭐가 더 맛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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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향 기자의 ‘맛 대 맛’

최근 늘어나는 샐러드 마니아

프랑스 음식 전문가 배혜정

타이 푸드 요리사 허혁구

이들이 소개하는 샐러드의 맛

식문화와 풍성한 재료의 조화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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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곽지원(46)씨는 최근 샐러드에 푹 빠졌다. 편의점 샐러드도 최소 일주일에 한 번은 먹는다. 관심이 생기니 더 찾아보게 됐다.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레스토랑 시스트로에서 재밌는 샐러드 강연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단박에 달려갔다. 프랑스에서 7년 넘게 거주했던 요리사 배혜정(57)씨가 ‘프렌치 샐러드’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한편 아시아 음식 중엔 맛깔스러운 샐러드가 없을까? 방송 등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타이 음식 전문가이자 최근 문 연 레스토랑 래팡의 총주방장인 허혁구(41) 셰프는 “타이엔 서양식과 다른 근사한 샐러드가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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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록의 역사는 우리의 자랑···프렌치 샐러드

“처음 샐러드를 맛본 건 1980년대 명동에서였다. 그때는 허연 마요네즈 범벅인 샐러드가 대부분이었다.” 요리사 배혜정씨는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최근 그는 영국 매체 <가디언>의 기자로 활동했던 음식문화 작가 수퀸(Sue Quinn)의 책 <미식가의 프렌치 샐러드>를 번역해 출간했다. “이 책을 접하면서 프랑스에서 먹었던 다양한 샐러드가 생각났고, 오늘은 그중 4가지를 소개한다.” 이날 그는 ‘타불레’(Taboul?), ‘마세두안’(Mac?doine), ‘엔다이브(꽃상추) 샐러드’, ‘비트 샐러드’를 만들어 강연이 끝난 뒤 식탁에 올렸다. 레스토랑을 가득 메인 이들은 20~40대 여성 20여명. 최근 식탁의 조연에서 주연으로 등극한 샐러드의 인기를 실감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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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양식 만찬에선 샐러드가 제일 먼저 나오는데, 문헌 등을 살펴 보면, 과거엔 메인 요리 다음에 나오는 음식이었다.” 그가 전하는 ‘프렌치 샐러드’의 특징 중 하나는 수백년 이어온 프랑스 음식 문화가 전하는 깊은 맛이었다. 기록이 동력이다. 조리를 체계화하고 예술로 승화했다는 프랑스 음식의 거장 오귀스트 에스코피에(1847~1935)가 정리한 레시피만도 수천개가 넘는다. 이민자들이 전하는 중동의 음식도 받아들인 프랑스는 오색찬란한 맛의 변주를 거듭했다. 그 가짓수를 쌓아놓았을 때 에펠탑을 뛰어넘는다면 과장일까. 쿠스쿠스, 파슬리, 양파, 토마토, 파프리카, 오이 등을 올리브유와 레몬즙, 머스터드소스 등과 섞어 만드는 타불레도 대표적인 시리아·레바논 음식이다. “우리나라 미역 샐러드와 비슷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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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초크는 프랑스 남부에서 주로 생산하는데, 그것과 안초비, 삶은 달걀, 치즈, 로메인상추, 오이, 방울토마토 등을 섞은 니스식 샐러드가 대표적인 ‘프렌치 샐러드’다.” 에스코피에가 요리사로 첫발을 디딘 곳도 니스다. “안초비와 참치는 함께 넣지 않는 게 니스식 샐러드의 특징”이라며 “재료 중 익힌 것은 달걀뿐”이라고 배씨는 설명을 이었다.

프렌치 샐러드엔 두 종류가 있다고 한다. ‘심플 샐러드’와 ‘복합 샐러드’. 전자는 익히지 않은 푸른 잎 채소가 주재료이고, 후자는 굽거나 삶은 채소가 주인공이다. 차가운 고기 요리를 곁들여 먹는다. 하지만 격식이나 규칙을 꼭 따를 필요는 없다고 배씨는 말한다. “사각거리는 무에 무염 버터만 발라먹어도 맛있다.”

식품 기획회사를 운영하는 김정희(49)씨는 “오늘 맛본 4가지 샐러드가 다 맛있고, 샐러드에 쿠스쿠스 같은 곡물이 들어가는 것도 신기하다”며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가 반한 샐러드는 ‘비트 샐러드’. 맛보기 전 겉만 봐서는 샐러드인지 알 수 없다. 색과 모양이 그저 소간 무침이나 신선한 육회로 보인다. 혁명의 붉은 깃발보다 더 빨갛다. 하지만 씹으면 더없이 부드럽다. 찬물에 30~40분 익힌 비트의 반전이다. 무와 색만 다를 뿐 비슷한 식감의 비트도 무염 버터를 발라먹으면 샐러드의 소박한 민얼굴이 잘 드러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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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치는 겁니다···타이 샐러드

타이는 주머니 가벼운 밀레니얼 세대에게 인기가 많은 여행지다. 자주 가면 귀국해서도 그 나라 음식이 그리운 법이다.

‘빅 쏘이’ ‘썸머 타이’ 등 타이 음식점 여럿을 컨설팅했던 허혁구 셰프는 말한다. “타이 샐러드는 소스를 뿌리거나 얹는 개념이 아니다. 우리네 나물처럼 무치는 것이다.” 우리처럼 손맛의 영향력이 살아있는 나라다. 재료도 서양식 샐러드와 차이가 있다. 열대과일의 나라답게 망고, 두리안 같은 신기하고 맛난 과일이 제일 먼저 떠오르겠지만, 실상 타이 샐러드의 중심은 쌀이나 발효된 생선, 수천가지가 넘는 허브와 채소 등이다. 여기에 ‘남쁠라’(Nam Pla)라는 피시소스와 라임만 있으면 조리는 거의 끝난 것과 마찬가지다. ‘프렌치 샐러드’가 마르지 않는 강줄기처럼 이어온 긴 음식 문화가 근간이라면 타이 샐러드는 다채로운 재료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타이 샐러드는 쏨땀이다. 채 썬 그린 파파야, 토마토 등을 남쁠라와 라임 등에 무친 것이다. 허 셰프는 “얌, 땀, 살랏, 랍 등으로 나뉘는 타이 샐러드는 프릭키누(타이 고추), 남쁠라, 팜 슈거, 라임이 기본양념”이라고 말한다. 타이 샐러드의 맛이 맵고 시큼하고 달고 신 이유다. ‘얌’(무치다)류의 대표적인 타이 샐러드는 얌운센이다. 녹두 당면, 갖은 채소, 해산물을 남쁠라, 라임 등과 섞어 무친 것이다. “남프릭파오(타이식 고추장), 코코넛 크림을 활용하면 더 다채로운 맛을 만들 수 있다.” ‘땀’(빻다)류는 그린 파파야, 그린망고, 오이, 당근, 옥수수, 죽순 등이 주재료이다. 빻은 건새우와 프릭키누, 마늘이 양념에 들어간다. 해산물이 첨가되면 맛은 또 한 번 탈바꿈한다. ‘살랏’은 서양식 샐러드의 변형이다. 생쌀을 향신료와 볶은 뒤 잘게 빻은 다음 각종 육류, 생선 등과 섞는 샐러드가 랍류다. “‘밥 샐러드’ 등도 있는데, 타이는 식재료가 풍부한 나라답게 샐러드 종류가 매우 많다”고 허 셰프는 말한다. 요즘 타이 식재료는 구매가 예전보다 쉬워졌다. “경기도 안산 등의 다문화 거리에 있는 가게, 아시아 식재료 온라인 몰을 등을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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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사진 경지은(스튜디오 어댑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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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독특한 샐러드 레시피 대공개

샐러드는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간편식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럴수록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는 게 좋다. 배혜정 프랑스 요리 전문가와 허혁구 타이 음식 셰프가 가정에서 만들 수 있는 에지있는 샐러드 레시피를 공개했다.

■ 프렌치 샐러드

엔다이브 샐러드

재료 : 엔다이브 3개, 사과 1/2개, 호두 5개, 블랙 올리브 7개, 그뤼에르 치즈 100g, 비네그레트 소스(기름에 식초, 레몬즙, 소금, 후추, 머스터드 소스 등을 섞은 것) 3~4큰술

만들기 : ① 엔다이브는 씻어서 쓴 부분인 밑동을 자르고 적당한 크기로 썬다. ② 사과는 껍질째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올리브는 2등분한다. ③ 호두는 으깨고, 치즈는 네모나게 썬다. ④ ①·②·③을 섞고 비네그레트 소스 붓는다.

비트 샐러드

재료 : 비트 1개, 방울토마토 10개, 또는 토마토 2개, 바질 잎 5장, 염소 치즈 50g, 적양파 1/2개, 발사믹 식초 5~6스푼, 올리브유 7~9큰술, 소금, 후추, 파슬리 다진 것, 루콜라 잎 2~3개

만들기 : ① 비트는 껍질을 벗기고 4등분 한 후 찬물에서 30~40분 삶는다. 식은 후 큐브 모양으로 자른다. 또는 통으로 오븐에 구워 껍질을 벗겨 자른다. ② 방울토마토는 4등분 한 후 씨 제거한다. ③ 적양파는 채 썰고, 치즈는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④ ②·①와 발사믹 식초, 올리브유, 소금, 후추를 잘 섞어 냉장 보관한다. ⑤ 차가워진 4에 적양파, 바질도 추가하고. 그 위에 루콜라 잎, 치즈, 파슬리를 뿌린다.

■ 타이 샐러드

쏨땀 쁠라라 루엄밋

쏨땀의 원형. 쁠라라는 남쁠라를 정제하지 않고 발효 숙성시킨 젓갈. “남쁠라가 액젓이라면 쁠라라는 속젓쯤으로 이해하면 된다.”(허혁구)

재료 : 그린 파파야 100g, 당근 30g, 숙주 10g, 프릭키누 10g, 마늘 10g, 땅콩 10g, 건새우 10g, 남쁠라(피시소스) 20g, 라임주스 5g, 팜 슈거 10g, 쁠라라 20g, 타마린드소스 10g

만들기 : ①프릭키누, 마늘, 땅콩, 건새우 등은 빻는다. ②그린 파파야, 당근은 먹기 좋게 썬다. ③ ①·②를 섞은 후 나머지 양념 재료들로 무친다.

무 마나오

무는 타이어로 돼지란 뜻. 마나오의 뜻은 라임. “라임과 고수 드레싱으로 무친 돼지 허릿살 샐러드로 최근 방콕을 중심으로 유행하기 시작”(허혁구)

재료 : 돼지 허릿살 200g, 전분 10g, 고수 15g, 마늘 20g, 프릭키누 10g, 가니시용(라임 잎과 민트, 레몬그라스) 조금, 남쁠라 15g, 팜 슈거 20g, 라임주스 10g, 백설탕 10g

?만들기 : ① 끓는 물에 전분 물을 입힌 돼지 허릿살을 넣고 익힌다. ② 가니시용 재료를 뺀 나머지를 갈아 드레싱을 만든다. ③ ①·②를 섞고 그 위에 가니시용 재료를 얹는다.

정리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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