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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토스 대표 “금감원이 불가능한 요구”…윤석헌 “말도 안되는 요구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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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토스 ‘자본금 해석’ 갈등 외부 표출

윤석헌 “기술과 금융의 이해 차”로 규정

금융위-금감원 수장 “DLF 위법 엄중조치”

한달에 한번씩 2인회의 정례화도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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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가 증권업 인가 심사 과정에서 “당국이 불가능한 방안을 요구한다”며 금융감독원을 비판하며 나선 것과 관련해 윤석헌 금감원장이 19일 반박하고 나섰다.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 본원에서 윤석헌 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전날 이승건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통상 금감원은 말도 안되는 얘기는 안 한다”며 ‘금융’과 ‘기술’ 관점 차에서 비롯된 갈등으로 규정했다. 이 대표는 18일 열린 핀테크 스케일업 간담회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에게 “금융위와 얘기하면 모든 게 다 잘 될 것 같은데 감독기관과 얘기를 해보면 진행되는 것이 없다. 이미 증권업에 수백억원의 자금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진출을 포기하는 것을 내부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금융당국이 “특별한 규정이 아닌 정성적인 이슈를 본다”며 금감원이 ‘관치 금융’을 한다는 뉘앙스를 드러냈다.

윤 원장은 “과거 학교 다닐 때 ‘공대생’과 ‘상대생’이 말이 잘 안 통해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됐다”며 “지금 일어난 문제도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 쪽에서 기술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테크(기술) 쪽에서는 금융의 언어나 규정, 제도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며 “그렇게 불거진 갈등 구조를 서로 노력해서 접근해야 핀테크 꽃이 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취임 이후 처음 금감원을 방문해 윤 원장과 면담을 마친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어제 이승건 대표 발언 떠나서 결국 소통이 잘 안 된다는 것으로 본다”며 “금융위와 금감원, 시장 참가자들이 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의 배경은 비바리퍼블리카 자본의 대부분(75%)이 상환우선전환주(RCPS)라는 점에 있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유니콘 기업이 된 토스는 해외 벤처캐피탈(VC)로 부터 투자받은 상환우선주 비중이 높은 편이다. 지난 5월 토스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탈락에도 높은 상환우선주 비중이 발목을 잡았다. 금융위 고시의 ‘금융투자업규정’에는 대주주의 출자금이 차입금이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금감원은 상환우선전환주의 특성상 투자자가 자금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본으로 분류하기 어렵다는 해석이다. 국제회계기준(IFRS)에서도 상환우선전환주를 자본이 아닌 부채로 보고 있다.

이에 토스 쪽도 주주들을 설득해 안정적인 자본의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진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토스 쪽은 “모회사인 비바리퍼블리카는 IFRS를 쓰는 비상장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비상장사가 준용하는 일반회계기업기준에서 상환우선전환주는 부채가 아니라 자본으로 분류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핵심은 안정적인 자본 비중을 어느 정도로 맞추느냐에 달려 있는데, 이를 둘러싼 해석상 차이”라며 “그간 이런 전례가 없었던만큼 금융위와도 협의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첫 면담을 진행한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원장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DLF)과 관련해 밝혀진 위법사항에 대해 엄중히 조처하기로 했다. 10월 초 금융당국에 대한 국정감사 이전 중간발표 형태로 합동검사 내용을 정리해 제도 개선방안 등을 공개할 계획이다. 또 한달에 한번 은 위원장과 윤 원장의 2인 회의를 정례화하며 정책을 조율하기로 했다. 최종구 전임 금융위원장과 윤 원장의 불화를 의식한듯 두 금융당국 수장은 공식 첫 면담에서 당국 간 ‘소통’을 원활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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