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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권 제거해야... 제2의 노무현 비극 올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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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개혁 긴급 토크콘서트 ①] 검경수사권 조정과 검찰 국가 논란

오마이뉴스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7월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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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검찰이 하는 걸 보면 (제가) 경찰대학 다닐 때 백지 시험지 냈는데도 제적시키지 않은 당시 경찰 대학 관계자들을 직무유기라고 수사할 것 같다."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의 농담에는 뼈가 있었다.

황운하 대전경찰청장과 오창익 인권연대 국장이 지난 18일 오후 7시 대전 NGO 지원센터에서 오마이뉴스와 대전충남인권연대가 마련한 '검찰 개혁 방안 긴급 토크 콘서트'(사회 이상재 대전충남인권연대 사무국장)에서 검찰 개혁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황 청장은 검찰에 대해 "검찰은 사법부가 아닌 행정부의 외청에 불과하다"라며 "수사 중립성과 독립성을 검찰 권한의 중립성과 독립성 보장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은 그동안 중립성을 보장하면 검찰 개혁을 안 하고 조직의 힘을 키워가면서 멋대로 수사해 '검찰 국가'를 만들었다"며 "검찰은 당연히 대통령과 장관, 국민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오창익 국장도 "검찰보다 센 관료 조직이 없다, 꼬리(검찰)가 몸통(법무부)을 흔드는 격"이라며 "시민의 단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검찰 조직과 비교할 수 있는 조직이 있는 다른 나라가 없다"라며 "선진 외국의 경우, 재판권도 국민의 권한에 속한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검찰 개혁 지향점과 관련해 "지금까지 검찰의 수사권 행사는 사회를 정의롭게 하는 게 아닌 검찰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검찰의 수사권을 빼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오 국장은 특히 "지금 분명히 하지 않으면 '제2의 노무현 비극' 또 경험할 거다, 협박이 아니다, 두렵다"며 "이제 검찰에 대해 국민적 심판을 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황 청장도 "지금 상황이 참여정부 때 '실패의 데자뷔'가 될까 불안하다, 실패의 전철 밟지 않을까 걱정된다, 이번에 실패하면 불행한 일이 재발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우려와 함께 강도 높은 검찰 개혁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토크 콘서트는 참석 인원을 선착순 50명으로 제한했는데도 70여 명이 몰려 검찰 개혁에 대한 높은 관심을 엿보게 했다.

"검찰은 행정부의 일원일 뿐... 세계 유례 없는 검찰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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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 ⓒ 심규상



- 정말 안 어울릴 것 같은 경찰청장과 인권운동가를 한자리에 모셨다. 서로 어떤 인연이 있나?
오창익(아래 오): "황운하 대전청장이 20년 전쯤 서울 성동경찰서 형사과장으로 재직했었다. 당시 황 과장이 검찰에 파견된 경찰관에게 복귀 명령을 내렸었다. 검찰-경찰을 상하 관계로 보는 검찰의 관행에 제동을 건 거다. 아, 경찰 중에도 이런 사람이 있구나, 놀라웠다. 이후 자주 만나 검경 수사권 얘기를 나눴다."

황운하(아래 황): "인권단체와 경찰은 긴장 관계에 있다. 경찰은 늘 인권침해적 활동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국가의 개혁, 사회개혁이라는 공동의 관심사와 공동의 목표가 있었다. (오늘 자리에서는) '적의 적'으로 동지이기도 하다."

- 짧게 묻겠다. 검찰은 어떤 조직인가?
오: "법무부의 외청이다. 그런데도 무소불위 권한을 행사한다. 검찰보다 센 관료 조직이 없다. 꼬리(검찰)가 몸통(법무부)을 흔드는 격이다. 대통령 임기가 전환점을 돌면 준동을 시작한다.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까지 모두 대통령 임기 후반기가 되면 검찰의 힘이 오히려 막강해졌다. 노무현 대통령은 비극적 죽음을 맞기도 했다.

국가형벌권은 국가가 가진 가장 강력한 수단인데, 검찰이 수사 시작과 기소 등 모든 권한을 틀어쥐고 자기들만의 조직을 위해 권한을 쓰고 있다. 시민의 단죄가 필요하다. 2017년 탄핵 때 여론조사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 국민의 90%가 검찰 개혁을 1위로 꼽았다."

황: "착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검찰은 사법부가 아니다. 독립성이 보장된 사법부가 아닌 행정부의 일원이다. 행정부의 외청에 불과하다. 검찰은 법무부 소속의 공무원이고, 법무부 장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다.

수사 중립성과 독립성을 검찰 권한의 중립성 보장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검찰은 그동안 중립성을 보장하면 검찰 개혁을 하지 않고 조직의 힘을 키워가면서 멋대로 수사해 '검찰 국가'를 만들었다. 선진 외국의 경우 재판 기소를 배심(국민)이 한다. 한국은 검찰이 주관적으로 판단하고 수사를 개시한다. 명백한 수사권 남용이다. 검찰도 당연히 대통령과 장관, 국민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

- 황 청장은 20대에 경찰대 학생 때부터 '수사권 독립군'이란 별명을 얻었다. 경찰 수사권 독립을 일관되게 주장해 온 계기가 있나?
황: "경찰 대학을 선택했지만 적응이 안 돼 그만두려고 했다. 그래서 1, 2학년때 시험지를 백지로 냈다. 그래도 자르지 않더라. 3, 4학년이 돼서야 경찰의 길을 걷기로 하고 세 가지 목표를 정했다.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수사권 독립, 경찰기구(당시 내무부 치안본부)에서 별도 기구로 독립시키는 것이었다.

경찰관으로 일하면서 경험해보니 경찰-검찰 관계는 생각보다 더 굴종적이었다. 경찰은 '검찰의 밥'이었다. 수사권과 지휘권을 무기로 완전히 노예처럼 경찰을 부리고 있었다. 경찰이 자존감을 느끼며 일할 수가 없었다. 자존감 없는 경찰이 국민에게 제대로 서비스를 할 수 있겠나? 경찰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봤다.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 괴물이 된 검찰을 개혁하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내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경찰대 1, 2학년 때 백지로 시험지 내고도 제적당하지 않았는데 문제되지 않겠나?(웃음)
황: "지금 검찰 하는 것을 보면 백지 시험지를 냈는데도 제적시키지 않은 당시 경찰대학 관계자들을 직무유기라고 수사할 것 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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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 심규상



- 우리나라 검찰이 가진 권한을 외국의 검찰과 비교하면 어떤가?
오: "비교할 나라가 없다. 비교가 안 된다. 외국의 경우, 재판권도 국민의 권한에 속한다. 미국의 경우 기소 배심이 있다. 일본은 시민들로 구성된 검찰심사회가 있다. 시민에 의한 민주적 통제 장치다.

한국에도 위원회가 많은데 실효성 없는 어용, 관변 단체다. 권한과 상관없는 행태도 많다. 제가 교도소 방문을 자주 한다. 가서 보면, 경찰관은 수사를 하려고 교도소로 구속자를 수사 접견하러 온다. 그런데 검사는 구속된 사람을 검찰청의 자기 방으로 부른다. 검찰청으로 데려가려면 교도관이 필요하고 호송차를 불러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와 인력, 비용이 든다. 물론 법률적 근거는 없다. 오직 자기 편의를 위해서 힘을 쓰는 거다. 새 법무장관이 '수사 목적으로 검찰청에 구속자를 데려다주지 말라'는 멋진 지시를 했으면 좋겠다."

황: "정말 유례가 없다. 한국과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 일제 강점기 식민지배 때는 군인과 검찰이 셌다. 일제는 식민지배를 위해 조선의 검찰에 권한을 몰아줬다. 검찰에게 수사권과 기소권 모두 몰아준 게 일제 때부터였다. 그런 일본도 패전 후 권력분립 원칙에 반한다며 완전하지는 않지만,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찰로 분권을 이루었다.

한국은 일제강점기 때 그대로다. 민주주의 작동원리는 '분권'이다. 권력을 남용할 수 없어야 국민이 주인이 된다. 권력이 집중되면 국민 위에 군림하려고 한다. 영국의 사상가인 로드 액턴은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고 했다. 센 권력은 절대 정의롭거나 착할 수 없다. 쪼개고 견제할 수 있어야 비로소 정의로울 수 있다.

검찰의 수사권 행사는 사회를 정의롭게 하는 것이 아닌 검찰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검찰이 재벌이나 정치인 수사를 하면 배를 불리는 사람이 있다. 바로 검찰 출신 변호사다. 검찰이 특정 재벌을 수사하면 수백억원의 변호사 비용이 풀린다. 사건은 온데간데없이 없어진다. 국민은 통쾌해 하지만 착시현상이다. 그런다고 재벌구조(경제구조)가 좋아지거나 경제나 정치가 민주화되지 않는다. 오로지 검찰 권력만 강화된다. 검찰의 수사권을 빼내야 한다."

"검찰은 수사하면 안 된다"

- 검찰개혁의 지향점을 어디에 두어야 한다고 보나?
황: "검찰개혁의 핵심은 '수사권 제거'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 검찰을 공소 기관으로 설정하는 거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퇴임하면서 '검찰은 수사 기관이 아니라 공소 기관으로 재정립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이게 글로벌 스탠더드(국제사회 기준)다.

한국은 형사사법제도를 위협하는 위협 요소를 다 갖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수사 만능주의, 형법 만능주의다. 사회적 문제에 형벌적 수단을 먼저 동원하면 안 된다. 비형사적으로 해결하고 국회의 토론과 합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해결해야 한다. 어느 기관도 권력을 많이 갖고 있으면 안 된다."

오: "검찰이 수사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시민단체 관계자에게 호소한다. 고소·고발은 극도로 자제할 일이다. 제가 속한 인권연대는 고소고발을 많이 당하기는 했지만 하지는 않았다. 최후의 수단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후의 수단인 형벌권을 검찰이 선제공격의 수단으로 전면화해 정치가 실종된 거다. 푸닥거리가 지나고 나면 승자는 검찰밖에 없다.

지금 분명히 하지 않으면 '제2의 노무현' 비극을 또 경험할 거다. 협박이 아니다. 두렵다. 지난 경험에서 학습해서 개혁방안을 마련하고 해결해 나가야 국가다운 국가다. 5년마다 반복되는 푸닥거리를 시민들이 계속 묵과하고 봐줘야겠나. 그러니 검찰이 오만불손한 거다. 이제 국민적 심판을 해야 할 때다."

- 검찰 개혁 세부 방안은?
황: "우리나라는 국가 수사의 총량이 너무 많다. 총량을 줄여야 한다. 검찰 수사권 축소가 아닌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장관 지시로 할 수 있는 것도 많이 있다. 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를 위해서는 법 조정이 필요하다.

다만 법 개정 전이라도 대통령과 장관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검찰 조직에서 수사부서를 없앨 수 있다. 마찬가지로 특수부도 없앨 수 있다. 검찰 수사관을 수사를 하지 않는 보호관찰 등 다른 곳으로 발령내면 된다.

작금의 검찰을 보면 참여정부 때 실패했던 데자뷔가 연상돼 불안하다. 검찰 개혁을 마치 검찰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처럼 생각한다. 검찰의 동의를 얻어 무슨 개혁을 하겠나. 검찰의 반발을 무서워하면 검찰 개혁 못한다. 실패의 전철 밟지 않을까 걱정된다.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 웃기는 얘기다. 검찰 개혁에 대한 저항이다. 어떤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가야 한다. 이번에 실패하면 불행한 일이 재발하지 않으리라는 보장 없다."

심규상 기자(sim041@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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