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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시승기] 픽업트럭의 가치를 설명하는 존재, 쉐보레 콜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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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쉐보레 콜로라도는 온로드 위에서도 자신의 클래스를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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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 렉스턴 스포츠와 렉스턴 스포츠 칸이 유일했던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 완전한 ‘아메리칸 정통 픽업트럭’, 쉐보레 콜로라도가 데뷔했다.

한국지엠의 카허 카젬 사장은 물론이고 한국지엠의 임원들은 ‘국내에는 경쟁자가 없다’라는 말과 함께 정통 아메리칸 픽업트럭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체 쉐보레 콜로라도가 어떤 존재기에 한국지엠에게 이런 자신감을 부여하는 것일까?

머리 속의 여러 질문을 풀기 위해 쉐보레 콜로라도를 다시 한 번 경험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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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콜로라도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거대한 체격에 있다. 게다가 그러한 거대한 체격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프로포션을 자랑한다. 실제 5,415mm에 이르는 긴 전장과 각각 1,885mm와 1,830mm의 전폭과 전고를 갖췄다. 참고로 휠베이스는 3,258mm에 이르며 공차중량 또한 2,035kg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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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트럭의 기준을 설명하다

솔직히 말해 쉐보레 콜로라도를 보는 순간 ‘한국형 픽업트럭’이라 할 수 있는 렉스턴 스포츠 및 렉스턴 스포츠 칸과 무엇이 다른지 확인할 수 있었다. 둘 모두 바디 온 프레임 방식의 차체 구성을 갖고 있고, 또 전폭에서는 렉스턴 쪽이 더 우위를 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콜로라도가 더욱 낮고 안정적인 프로포션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큼직하고 대담한 프론트 그릴과 검은색으로 칠해지고 LED 라이팅을 품은 보타이 엠블럼, 거대한 헤드라이트가 연출하는 대담한 전면 디자인이나 견인 고리를 담아낸 큼직한 전면 바디킷이 선사하는 ‘픽업트럭의 얼굴’ 그 이상의 가치가 바로 그 프로포션에서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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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스텝 게이트에 의존해서 탈 수 있고, 장거리 주행은 물론이고 픽업트럭 본연의 ‘적재 공간’까지 모두 누릴 수 있는 이 프로포션을 통해 쉐보레 콜로라도는 ‘다양한 삶의 모습’ 속에서 함께 하는 아메리칸 픽업트럭의 가치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마치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 ‘라스트 미션’ 속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돈을 번 후 낡은 트럭의 뒤를 잇는 ‘신상품 트럭’을 사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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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에서는 긴 전장과 긴 휠베이스가 드러난다. 다시 보더라도 이 콜로라도가 ‘미드-사이즈 트럭’으로 분류되는 미국의 사이즈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여기에 휠하우스의 여유를 더한 17인치 휠과 전지형 타이어, 그리고 시승 차량인 ‘익스트림-X’에 더해지는 사이드 레일이 기능적인 만족감을 높인다.

끝으로 후면에서는 전통적이면서도 보편적인 픽업트럭의 디자인이 고스란히 이어진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테일 게이트와 발판을 마련한 리어 범퍼, 그리고 3.2톤의 견인력을 자랑하는 트레일링 시스템이 더해져 차량의 성격과 지향점을 드러낸다. 참고로 끝부분에서 측면으로 꺾어낸 머플러 팁 또한 이목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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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 대신 기능을 담다

쉐보레 콜로라도가 데뷔한 순간부터 지금의 시승까지 국내 누리꾼들이 콜로라도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요인은 정해져 있다. 바로 실내 공간과 공간에 담겨 있는 요소들이 다소 저렴하다는 점이다.

단도직입적으로 설명한다면 맞다. 하지만 그럼에도 쉐보레 콜로라도는 충분한 설득력, 그리고 매력과 가치를 품고 있다. 하지만 큰 문제가 아니다. 실제 쉐보레 콜로라도의 공간을 경험하고, 1열과 2열에 모두 앉아보고, 그리고 주행을 한 이후에도 여전히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게 지금의 소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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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레탄과 플라스틱으로 채워졌지만 기본적으로 견고함이 돋보이는 대시보드 중앙에는 마이링크가 탑재되어 있어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센터페시아에는 각종 기능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마련되었으며 계기판이나 4-스포크 타입의 스티어링 휠 또한 충분히 제 몫을 다한다.

혹 ‘픽업트럭 주제에..’라는 생각을 한다면 10년 전, 국내 시장에 판매되었던 닷지 다코타’의 가격을 찾아보거나 직수입 업체를 통해 고가로 유통되는 타 브랜드의 모델들을 살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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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공간은 육안으로 보았을 때와 실제 시트에 몸을 맡겼을 때가 사뭇 다른 것이 특징이다. 실제 도어를 열고 본다면 1열과 2열 모두 다소 협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시트에 앉아보면 기대 이상의 편안한 드라이빙 포지션과 성인 남성 네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시트의 기본적인 쿠션감이 좋은 편이라 일상적인 주행에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승차감을 제시할 수 있고, 또 1열과 2열 시트에 USB 충전 포트를 넉넉히 마련해 다양한 IT 기기를 손쉽게 충전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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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재 공간은 미묘하다. 제원 상 적재 공간은 1,170L로 렉스턴 스포츠 보다는 넉넉한 편이지만 1,286L에 이르는 렉스턴 스포츠 칸에 비하면 다소 작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적재 공간의 깊이는 물론이고 오염 및 훼손에 탁월한 표면처리가 더해진 만큼 기능적인 만족감이 상당하며, 테일게이트의 소프트 오프닝을 지원해 만족감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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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6의 심장을 품다

쉐보레 콜로라도의 보닛 아래에는 GM 최신의 엔진 기술 및 액티브 퓨얼 매니지먼트 등을 탑재한 V6 3.6L 가솔린 엔진을 통해 최고 312마력과 38kg.m에 이르는 풍부한 토크를 발산하며 신뢰도 높은 8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했다. 여기에 익스트림 4WD 사양부터는 우수한 조율 능력을 갖춘 오토트랙TM 액티브 4X4 시스템을 조합했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8.3km/L의 복합 연비(도심 7.1km/L 고속 9.8km/L)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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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는 치장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쉐보레 콜로라도의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기면 가장 먼저 ‘안정적인 드라이빙 포지션’에 만족감을 누리게 된다. 시트의 조절 등에 있어 수동 조작이 많은 편이지만 엉덩이와 발목의 높이 차이가 크지 않은 안정적이고 드라이빙에 친화된 자세를 경험할 수 있다. 게다가 시트 자체의 쿠션감도 충분해 주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아날로그, 미국식 감성이라고는 하지만 키를 돌려 시동을 거는 건 2019년에는 낯선 장면일 것이다. 시동을 건 직후에는 V6 가솔린 엔진의 부드러움이 돋보인다. 아무리 픽업트럭을 위해 새롭게 조율했다고 하더라도 가솔린 엔진 고유의 정숙성은 명확한 큰 강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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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2,035kg의 무게가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처럼 과감하고 대담한 가속력을 느낄 수 있다. 페이퍼 스펙 상 312마력과 38.0kg.m의 토크는 고스란히 노면으로 전해져 어떤 도로, 주행 환경에서도 거침 없이 달리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단순히 힘이 좋은 것 외에도 엑셀러레이터 페달 조작에 따른 엔진의 출력 전개는 물론이고 RPM이 상승하는 상황에서도 시원스러운 반응과 질감을 느낄 수 있다. 최고 출력 자체가 6,800RPM에서 발휘되는 만큼 엑셀러레이터를 밟으면 밟을수록 힘차고 강인한 느낌이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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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이 갖고 있는 우수한 힘은 물론이고 8단 자동 변속기의 조율 능력도 무척이나 우수하다. 변속기는 부드럽고 만족스러운 속도의 변속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최적의 출력 전달 능력을 선사한다. 패들 시프트가 없지만 따로 수동 변속을 할 필요가 없어 불만도 생기지 않는다.

한국지엠이 쉐보레 콜로라도의 미디어 시승 행사를 오프로드 코스 중심으로 구성했기 때문에 온로드 주행에 대한 걱정이 마음 한 켠에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막상 이번 시승에서는 ‘왜 온로드 주행을 하지 않을 걸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온로드에서의 만족감이 상당히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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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깔끔하게 포장된 도로를 달리는 동안 콜로라도의 움직임에 아쉬움은 쉽게 드러나지 않았다.

압도적으로 견고한 차체로 순간적인 충격이나 불규칙한 도로 상황에 승차감이 저하될 것 같았지만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리어 서스펜션과 쿠션이 풍부한 시트 덕분에 1열은 물론이고 2열의 탑승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승차감을 경험할 수 있었다.

물론 후륜 서스펜션 시스템이 승차감에 집중한 셋업이 아니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큰 충격에는 다소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도 있었지만 적어도 대한민국의 포장된 도로 환경에서는 비난 받을 이유는 없다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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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제동 성능과 제동 상황에서의 밸런스도 상당히 우수해 ‘GM이 말하는 기본기’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다만 차량이 크고 오프로드 주행 등을 모두 염두하고 있는 만큼 조향 질감 및 조향 반응은 다소 둔하고 무겁게 느껴졌다.

참고로 쉐보레 콜로라도에는 카라반 등 견인물에 적용된 전자식 브레이크 시스템을 조율할 수 있는 컨트롤 모듈과 견인물의 좌우 흔들림을 방지하는 ‘스웨이 컨트롤’ 등이 탑재되어 있을 뿐 아니라 압도적인 3.2톤의 견인력을 통해 다양한 삶의 방식에 새로운 파트너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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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시승을 하며 쉐보레 콜로라도와 함께 자유로를 달리며 그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법정제한 속도인 90km/h로 총 51km를 달리고 난 후 트립 컴퓨터에는 공인 연비를 웃도는 13.2km/L의 결과를 제시해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다시 한 번 제시했다.

좋은점: 견고한 차체, 매력적인 파워트레인과 드라이빙 퍼포먼스 그리고 가격

아쉬운점: 공간 마감에서 느껴지는 고급스러움의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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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해볼 가치가 충분한 클래스

자동차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두 가지 오류가 있을 때가 있다.

하나는 자동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 중에 막상 대화 주제가 되는 차량을 경험하지 않았을 때이며 또 하나는 ‘자동차에 대한 평가에 있어’ 인적 요소인 자신의 기량(운전 실력, 차량에 대한 지식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을 때가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쉐보레 콜로라도는 적어도 두 번째 오류가 발생할 우려가 없다. 그게 바로 쉐보레 콜로라도의 클래스인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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