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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는 어떻게 감독을 뽑을까 [김재호의 MLB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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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의 감독 선임 작업이 관심을 끌고 있다. 세 명의 외국인 후보를 구단이 직접 공개하고 감독 찾기에 나섰다.

메이저리그 프런트 출신답게 이전에 보여주지 못했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구단이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적으로 후보를 공개하는 사례는 드물지만, 현지 언론의 보도를 통해 후보가 대중에 공개된다. 경우에 따라 2차 면접까지 진행하며 새로운 인물을 찾는 경우도 있다.

감독의 역할이 줄어들고 있다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감독 선임은 중요한 작업이다. 2019시즌을 앞두고 감독을 교체한 6개 팀의 경우 다른 팀에서 코치로 일하던 외부 인사를 영입하거나(텍사스, 토론토, 미네소타, 볼티모어) 감독 경력이 있는 구단 프런트 인사를 감독에 앉히거나(에인절스) 과거 함께 일한 경력이 있는 타구단 프런트를 영입했다(신시내티). 올해도 일부 팀들이 새로운 감독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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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츠는 다저스 구단주 그룹이 감독 선임 과정에 개입한 결과 기회를 얻었고, 감독이 됐다. 사진=ⓒAFPBBNews = News1


구단마다 추구하는 방향, 처한 상황에 따라 자신들에게 알맞는 선택을 한다. 베테랑 감독을 데려오는 팀도 있고, 새로운 얼굴을 쓰기도 한다. 그렇기에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렇게 감독을 뽑는다’라고 단정지어 말하는 것이 멍청한 일이다. 그럼에도 몇 가지 내용은 정리해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과 같이 말이다.

구단주의 뜻은 중요하다

메이저리그 감독 선임도 ’높으신 분들’의 생각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최종 결정은 구단주의 몫이다. 대부분 프런트 오피스의 생각을 존중하지만, 간혹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있다.

지난 2015시즌이 끝난 뒤 진행된 LA다저스의 감독 선임 작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처음에 제기된 가장 유력한 후보는 게이브 캐플러였다. 캐플러는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과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단장-선수 관계로 함께했고, 프리드먼과 함께 다저스에 프런트로 합류했다. 프리드먼 사장은 자신의 생각을 필드에 옮기기에 수월한 인물을 감독에 앉히려고 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구단주 그룹이 제동을 걸었다. 당시 ’LA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다저스 구단주 그룹은 "더그아웃이 프리드먼 사장의 복제인간에 의해 움직이는 것을 걱정해" 보다 다양한 후보들을 만나볼 것을 프리드먼 사장에게 권유했다. 결국 그렇게 해서 선택된 감독이 바로 지금 마운드에 올라가 류현진의 공을 뺏고 있는 그 사람, 데이브 로버츠다.

학벌은 은근히 따진다

한국 사회에서 안좋은 문화는 미국에도 다 있다. 특히 메이저리그 감독을 뽑는데는 학벌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코치 경력이 일천했던 마이크 매시니(미시건대), 브래드 오스머스(다트머스) 등이 감독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현역 시절 포수로 활약했던 경력도 있었지만, 학벌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노틀담 대학을 졸업한 크레이그 카운셀도 은퇴 이후 경력이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감독 자리에 올랐다.

여기에 지연이 더해지는 경우도 있다. 로버츠 감독이 로스앤젤레스 지역 명문대학인 UCLA를 나오지 않았다면 다저스 감독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

이렇게 감독 선임 과정에서 학벌이 은근히 작용하는 것은 구단 운영진이 자신들의 운영 방식을 공유할 수 있고 잘 따르는(나쁘게 말하면 말을 잘 듣는) 감독들을 선호하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 코치 경력보다는 프런트 경력을 우선시하는 풍조와도 연결지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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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셀은 은퇴 후 경력은 짧았지만, 명문대 출신에 우승 경력 등을 인정받아 밀워키 감독이 됐다. 사진=ⓒAFPBBNews = News1


선수 경력은 중요하지 않은 듯 중요하다

’잘하는 것’과 ’잘 가르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그렇다. 선수 시절 경력이 화려하다고 해서 감독으로 우대받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단적인 예로 지금까지 선수로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뒤 감독을 맡은 이들은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딱 세 명 있었다. 테드 윌리엄스, 라인 샌버그, 폴 몰리터가 전부다. 이중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이는 몰리터밖에 없다.

스타플레이어 출신들은 현장으로 돌아올 경우 직접 지도자로 나서기보다 한 발 물러서 자문이나 인스트럭터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반 로드리게스나 오렐 허샤이저처럼 인스트럭터 겸 방송 해설로 활동하기도 한다. 직접 전선에 서지는 않는다.

이렇게 보면 선수 시절 경력은 중요한 거 같지 않지만, 아니다. 다른 방식으로 중요하게 평가받는다. 현역 시절 포지션이 포수였다면 특별히 우대를 받는다. 앞서 언급한 매시니, 오스머스도 현역 시절에 포수였다. 현재 아메리칸리그에서 가장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내고 있는 A.J. 힌치 휴스턴 감독도 포수로 뛰었다. 월드시리즈 우승 경험이 있다면 그의 가치는 폭등한다. 카운셀은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멤버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로버츠도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우승에 기여했다.

투수는 감독으로서 인기 있는 포지션이 아니다. 물론 성공 사례도 있다. 2013년 보스턴을 우승으로 이끈 존 패럴, 2017, 2018 2년 연속 콜로라도 로키스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버드 블랙은 투수 출신 감독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면접이다

입사 시험에서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면접이다. 메이저리그 감독 선임 과정도 마찬가지다. 여러 배경들을 놓고 후보를 평가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면접이다. 면접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후보가 전세를 뒤집어 감독에 뽑히는 경우도 있다.

면접에서 감독 후보들은 자신이 어떤 비전을 갖고 팀을 이끌어갈지를 보여준다. 면접은 비공개로 진행되지만,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는 일부 인터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감독 선임 직후인 2015년 12월 윈터미팅에 참가해 가진 인터뷰에서 면접 때 비디오 게임을 이용했다고 전했다.

그는 비디오 게임을 통해 2015년 디비전시리즈를 재연하고 이를 감독으로서 운영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당시 다저스는 5차전까지 가는 승부끝에 뉴욕 메츠에게 아쉽게 패했다. "빈틈없는 과정이었다"며 당시를 떠올린 로버츠는 "실제와는 다른 결과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에게는 아주 좋은 과정이었고 팀에게도 내가 스카우팅 리포트를 활용하는 모습이나 대화하는 것들을 통해서 나를 평가할 수 있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좋은 인터뷰 방식이었다고 말했다.

greatnem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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