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 용의자 지목에 충격
"진짜 그랬다면 천벌 받을 것… 제가 두 손 모아 죄송합니다"
아들 소식 듣고 퇴원해 자취 감춰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이춘재의 모친 김모(75)씨는 아들이 연쇄살인범으로 지목됐다는 사실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제가 두 손 모아서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김씨는 지난 19일과 20일 잇따라 본지와 만났다. 최근 몸을 다쳐 입원한 김씨는 지난 19일에만 해도 아들이 화성 사건의 범인으로 떠올랐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지난 1994년 처제 성폭행 살인 사건에 대해서만 "착한 애인데 우발적으로 한 일 때문에 평생 감옥에 있다"며 "내가 죽지 못해 산다"고 말했다. 그러나 20일 아들이 저지른 범행이 추가로 드러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흐느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씨는 "아홉 명을 다 우리 애가 했다는 거냐"고 물었다. "여기가 너무나 아프다"며 가슴을 치며 울었다. 경찰이 발표한 3건의 피해자에 대해 "모두 이쪽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냐"며 확인하기도 했다.
김씨는 한 달 전쯤 집 안에서 미끄러져 골절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다. 이춘재가 부산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는 동안 둘째 아들인 이춘재 동생과 매년 2번 정도 면회를 다녀왔다. 이달에도 면회가 예정돼 있었지만 갑자기 다치는 바람에 취소했다고 한다. 이춘재도 매달 2번 정도 교도소에서 전화를 건다고 했다.
김씨는 앞으로 이춘재를 면회하기 어려워지거나 추가 처벌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닌지를 걱정했다. 김씨는 힘없는 목소리로 "이제는 영치금도 못 넣느냐" "힘든 교도소로 가느냐" "교도소 안에서 일도 못 하느냐"고 여러 차례 물었다. 김씨는 "(이춘재는) 착하게 자라 군대도 착실하게 다녀오고, 직장도 잘 다녔는데 웬일인지 모르겠다"며 "내가 내 가슴이 아니다. 갈래갈래 다 찢어진다"고 했다. 김씨는 아들 소식을 알게 된 직후인 지난 21일 퇴원해 자취를 감췄다.
[화성=조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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