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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공장이 안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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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산업용 전기 사용량이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전체 전력 소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 부문에서 장기간 전력 수요 감소세가 이어진 것은 이례적으로, 경기 하락의 징조가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한국전력이 발표한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월별 산업용 전력 판매량은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 추세를 이어갔다. 감소 폭도 4월 -0.8%, 5월 -1.0%, 6월 -1.8%, 7월 -2.1%로 계속 커졌다.

지난 2015년부터 3년 동안 산업용 전기의 월별 사용량을 살펴보면, 감소세가 이어진 것은 연중 1~2개월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1·3월을 빼고는 통계가 잡힌 7월까지 5개월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용 전력은 광업·제조업 및 기타사업에 사용하며, 국내 전체 전력 소비의 57% 정도를 차지한다. 통상 전력 수요는 국내총생산(GDP)과 정비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산업용 전력 수요 감소는 경제성장률 하락이나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는 지표의 하나로 여겨진다. 실제로 국내 제조업 생산 능력은 지난해 8월부터 12개월째 하락 중이다. 7월 산업 생산 능력은 지난해보다 1.6% 감소했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한국 경제는 전력 다소비 제조업이 기반을 이루고 있다"며 "산업용 전력 소비가 줄어든다는 것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가 침체기에 빠져든다는 징조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력 사용량 감소에 대해 우려가 커지는 것은 최근 산업용 전력은 물론, 식당 등 상업시설에서 사용하는 '일반용' 전력과 가정에서 쓰는 주택용 전력 판매량까지 모두 줄고 있기 때문이다. 상업시설에서 주로 사용하는 일반용 전력은 올 들어 4~5월을 제외하고는 모두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일반용이 2.5%나 감소했고, 주택용 전력 판매량(-4.5%) 등 모든 분야 전력 사용량이 감소해, 최근 수년간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전력 소비가 줄었다.

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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