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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혁신 없이 요금만 뜀박질… 카카오택시도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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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기업 카카오가 다음 달 기존 택시보다 요금이 20~40% 비싼 '라이언 택시'를 선보인다. 정부가 택시 업계의 반발에 밀려 차량 공유 사업의 반대편에 서자, 그동안 차량 공유 서비스를 준비하던 카카오가 택시와 손을 잡아버린 것이다. 한밤중에는 안 잡히고 승객에겐 불친절한 택시 시장을 혁신하자는 차량 공유 사업에 대한 논란이 시작된 지 1년 만에 엉뚱하게 '비싼 택시 서비스'로 결론이 난 셈이다. 혁신의 시계가 거꾸로 흘렀다는 비판이 나온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는 22일 다음 달 법인택시 회사 100여 곳과 협력해 서울·인천·경기도에서 대형 승합차 택시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카니발이나 스타렉스와 같은 승합차 800대를 투입한 '고급 택시' 서비스다. 카카오는 연내 중형 브랜드 택시 '카카오T블루'도 선보인다. 카카오는 이 같은 고급 택시를 조만간 2000대 수준으로 확대한다. 승합 차 렌터카 호출 서비스인 타다(1000대)보다 운행 대수가 많아지게 된다.

카카오는 작년만 해도 카풀(carpool· 승차 공유) 사업을 추진했다. 출퇴근하는 자가용 운전자가 다른 승객을 태우며 택시보다 30% 정도 싼 요금을 받는 방식이다. 택시 시장에 경쟁자 카풀이 등장하면 그만큼 택시 서비스도 좋아질 것이란 기대도 있었다. 실제로 미국 우버나 중국 디디추싱, 동남아 그랩은 모두 택시보다 요금이 저렴하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올 7월 "차량 공유 업체도 택시 면허를 매입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리자, 카카오는 방향을 틀었다. 카카오와 달리 자금 여력이 없는 차량 공유 스타트업들은 '택시 면허 매입 자금'의 벽에 막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기술을 개발하는 혁신은 필요 없어졌고 오직 많은 택시 면허를 확보하는 경쟁만 남아버렸다"고 말했다.



오로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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