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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버리는 사람 치우는 사람 따로" 분리수거함 위에 쓰레기들 [그것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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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분리수거함 위 널브러진 쓰레기들

분류도 어렵고 커피 용기 안에 담배꽁초 가득

시민들 윤리의식 개선이 문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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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번화가에 비치된 쓰레기 분리수거함 위에 먹다 버린 커피가 담긴 플라스틱 커피 용기 등 쓰레기들이 어지럽게 널부러져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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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허미담 인턴기자] [편집자주] 자칫 사소한 것으로 보일 수 있는,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큰일로 여겨지는 '그것'을 포착해 전해드립니다.


"쓰레기통 안으로만 넣으면 좋겠는데, 바쁘니까 그렇겠죠"


21일 서울 한 번화가에서 만난 50대 환경미화원 A 씨는 쓰레기통 주변에 널브러진 쓰레기를 정리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플라스틱이나 종이 등 분리수거함에 쓰레기를 제대로 버리면 아무래도 일할 때 더 편하다"면서 "플라스틱 커피용기나 음료수 병 안에 가끔 침이나 담배꽁초도 있는데 손에 묻을 수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쓰레기 분리수거함이 있지만, 그 주변에 쓰레기를 버리는 일부 시민들로 인해 환경미화원의 고생은 물론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지만 분리수거함 투입구를 통해 쓰레기를 버릴 경우 손에 이물질이 묻어 주변에 놓고 간다는 시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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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을지로 한 번화가에 비치된 무가지 배포대 위에 먹다 버린 커피가 담긴 플라스틱 커피 용기 등 쓰레기들이 놓여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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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직장인 B 씨는 "분리수거함 안으로 쓰레기를 버려야 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러다 보면 손에 다른 쓰레기도 묻을 수 있어 쓰레기통 위나 주변에 놓고 간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환경미화원들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면서 "지금이라도 쓰레기통 안으로 버리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직장인 C 씨는 "(쓰레기통 주변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에) 별생각 없었다"면서 "분리수거함 안으로 쓰레기를 넣으면 아무래도 한번에 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으니 환경미화원분들이 편할 것 같다. 이제라도 분리수거를 잘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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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을지로 한 빌딩 화단에 누군가 먹다 버린 음료 등 쓰레기를 무단으로 투기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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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아예 쓰레기가 길거리에 무단 투기된 장면도 볼 수 있었다. 주로 길거리 건물 화단에 담배꽁초나 먹다 버린 음료수들이 눈에 띄었다. 또 폭우 등을 대비해 설치된 도심 빗물받이에도 꽁초 등 쓰레기가 있었다.


화단에 쓰레기가 투기된 건물의 관리인 D 씨는 "경비는 물론 관련 부서 사람들이 눈에 보이면 바로 치운다"면서 "그런데 치우면 또 버리고 가고 치우면 또 버린다"고 토로했다.


쓰레기 무단 투기 등에 대한 적발이 사실상 인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인 셈이다.


한 환경미화원은 "버스 정류장과 건널목 인근에 마련된 쓰레기 분리수거함의 경우 분리수거는 물론 무단 투기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쓰레기를 버릴 때 치우는 사람도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결국 시민들의 성숙한 윤리의식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한 환경운동단체 관계자는 "먹다 버린 커피 등이 담긴 커피 용기 등 쓰레기의 규모 등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버리는 사람 치우는 사람이 따로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시민들의 성숙한 윤리의식 등이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허미담 인턴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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