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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화성연쇄살인사건 범인 자백

이춘재 母 "교도소서 청춘 보냈는데···진작 못밝히고 이제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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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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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연쇄살인 사건 유력 용의자 이춘재(56)는 평소 연쇄살인범이라고 의심하기 어려울만큼 평범한 모습이었다는 지인들의 증언이 나왔다.

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이춘재의 범행에 대한 전문가 분석과 주변 인물의 증언을 전했다. 이춘재의 지인들은 "겪어본 사람들은 착했다고 할 것"이라며 그가 흉악 범죄자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춘재가 청주에서 처제를 잔혹하게 살해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음에도 이춘재의 지인들은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마을 주민들은 "(이춘재의) 아버지가 우리 선배였는데 사람 좋았다"며 가정 폭력이나 학대 문제 또한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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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서 전문가들은 이춘재가 남성성과 성적 능력에 대해 위협을 느낀 적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범죄의 70-80%는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수치심을 지우고자 하는 심리적 요인 탓에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에 따른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러나 이춘재의 군 복역 시절 동기는 성추행 관련한 질문에 "기수별로 나가는 군대 생활을 했다. 그런 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동기들과의 관계도 원만했다며 "(이춘재가) 전차 조종수였다. (문제 있었다면) 사고가 났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이춘재 범행 동기를 유추할 수 있는 증언도 나왔다. 범죄심리학자인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춘재가 '유령처럼 존재감 없었다'는 동창의 말에 주목했다. 표 의원은 "순종, 복종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습성화된 것"이라며 "내면에는 분노와 공격성이 있었을 가능성 높다"고 설명했다.

표 의원은 또 "(처제 살인사건은) 처가 가출을 했으니 홧김에 저지른 것"이라는 이춘재 모친 인터뷰에 대해서도 "아들에 대한 과보호 형태다. 무엇인가 감춰져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춘재의 어머니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날벼락같다. 세상에 1, 2년도 아니고 지금 20년이 다 됐다. (아들이) 교도소 들어가서 이팔청춘 다 바쳤다"며 "그런데 그거를 진작 못 밝히고 왜 이제 와서 그러냐"라며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처제 살인사건에 대해서는 "꼭 말로만 해서가 아니라 자기가 모든 정황으로 볼 때 굉장히 뉘우친다.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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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의 어머니는 착실히 직장 다니며 용돈까지 쥐여주는 착한 아들로 기억했지만 이춘재가 폭력적 성향을 보였다는 사실은 판결문에서도 드러났다.

1994년 처제 살인사건 당시 법원 판결문에는 "이씨가 내성적이나 한번 화가 나면 부모도 말리지 못할 정도의 성격"이라며 "아들을 방안에 가두고 마구 때려 멍들게 하는 등으로 학대했다"는 사실이 적시돼 있다.

또 "93년 6월 이씨의 동서가 있는 자리에서 아내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재떨이를 집어 던지며 손과 발로 무차별 구타했다. 아내가 93년 12월 17일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얼굴, 목, 아랫배 등을 마구 때려 하혈까지 하게 만들었다"는 내용도 판결문에 포함됐다.

이춘재가 강제 성행위를 요구했다는 부인의 진술에 관해서 박지선 사회심리학자는 "(이춘재가) 피해자의 삶을 통제하며 신이 되는 것"이라며 상대방을 통제하며 자존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춘재는 처제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과거 화성 사건 피해자에게서 나온 DNA와 수감자 DNA 대조하던 경찰은 이춘재를 범인으로 특정했다. 이춘재는 최근 화성 사건을 포함한 14건의 살인 사건과 성폭행·성폭행 미수 사건 30여 건을 자백한 상태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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