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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화성연쇄살인사건 범인 자백

'청주·수원 미제사건도?'…이춘재, ‘추가 살인’ 윤곽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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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 이춘재(56)가 자백한 살인 14건에 대해 경찰이 어떤 사건인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화성 살인 10건과 함께 청주와 수원에서 발생한 살인 4건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씨가 청주에서 1991~1992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은 2건이다.

첫번째는 1991년 1월27일 오전 10시50분쯤 청주 가경동 택지 조성 공사장 콘크리트관 속에서 방적 공장 직원 박모양(당시 17세)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박양은 지름 1m 콘크리트관 속에서 발견됐다. 당시 속옷으로 입이 틀어 막히고 양손이 뒤로 묶인 상태에서 목졸려 숨져 있었다. 국과수 부검 결과 박양은 성폭행을 당한 뒤 목이 졸려 숨졌다는 소견이 나왔다.

당시 경찰은 용의자가 귀가중인 박양을 길에서 납치해 공사장 안으로 100여m 끌고 가 범행한 것으로 보고 이 일대 지형에 익숙한 사람의 소행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3개월의 수사 끝에 박모군(당시 19세)을 유력 용의자로 체포했지만 법원이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무죄 판결하면서 미제로 남아있었다.

두번째는 1992년 발생한 가정주부 이모씨(당시 28세) 사건이다. 1992년 6월24일 오후 5시30분쯤 청주 복대동 상가주택에서 주인 이씨는 하의가 벗겨지고 전화줄로 목이 졸려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은 당시 2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사건 현장에서 나갔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해 주변인을 중심으로 수사했지만 사건을 해결하지 못했다.

나머지 2건은 1988∼1989년 수원지역에서 연이어 터진 여고생 살인사건인 것으로 추정된다.

수원 여고생 살인사건은 1987년 12월 24일 여고생이 어머니와 다투고 외출한 뒤 실종됐다가 열흘가량 뒤인 1988년 1월 4일 화성과 인접한 수원에서 속옷으로 재갈이 물리고 손이 결박된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이 사건은 6차와 7차 화성사건 사이에 벌어진 일인 데다 범인이 피해자를 결박하는 데 속옷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화성 사건과 유사성이 높다.

이듬해인 1989년 7월 3일 또 다른 여고생이 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동 야산 밑 농수로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사건도 이씨가 자백한 범행 중 1건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사건은 발생지역이 화성이 아니라는 점, 피해자의 손발이 묶이지 않은 점 때문에 화성사건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시기적·지리적으로 이씨와 연관성이 높다.

이에대해 경찰은 이씨 자백의 신빙성을 검증하는 수사가 진행중이라는 이유로 이씨가 자백한 사건들이 무엇인지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이씨는 최근 이들 살인사건 14건과 함께 성폭행과 성폭행 미수 등 30여건의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한바 있다. 이씨는 화성사건 이후인 1994년 1월 충북 청주 자택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중이다.

김동성 기자 est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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