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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갑질 피해자 26% ‘정신질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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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법 시행 이후 제보사례 분석 / ‘산재 신청할거면 개인사업 하라’ 등 / 폭언·스트레스에 ‘마음의 병’ 생겨 / “업무상 재해 인정 위해 증거 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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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3∼4차례 이어진 야근과 직속 상사의 폭언 등으로 신체적·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던 직장인 A씨는 병원에서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은 뒤 회사에 휴직을 신청했다. 이후 허리디스크 발병이 과도한 업무 탓이라고 생각한 A씨는 산재도 신청했지만, 이를 알게 된 회사 책임자는 “아픈 건 개인적으로 아픈 것”이라며 “그럴 거면 개인사업을 하라”고 말하는 등 A씨를 비난하며 복직을 요구했다.

깊은 자괴감을 겪은 A씨는 온몸에 포진이 발생하는 등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결국 정신과 진료까지 받게 됐다. A씨는 “건강하던 사람을 무리하게 연장 근무시켜 아픈 것도 속상한데 휴직 기간 맘 편히 쉬지도 못하게 스트레스 주고, 폭언해서 정신적으로도 아프게 만든 회사에 정말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9일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올해 7월 16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신원이 확인된 전체 이메일 제보(712건) 중 A씨처럼 정신질환을 호소하는 메일만 98건(13.8%)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직장 내에서 괴롭힘을 당했다고 밝힌 제보(377건) 중 26%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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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직장갑질 119가 밝힌 피해사례에는 상사의 상습적인 폭언·욕설로 인한 불면증으로 약을 복용하거나 ‘눈빛이 마음에 안 든다’는 등의 사소한 트집으로 인해 공황장애에 걸린 경우도 있었다.

직장갑질 119는 “올해 7월 16일 직장 내 괴롭힘과 고객 등의 폭언에 의한 정신질환이 업무상 재해가 된다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이 시행된 이후에는 (직장갑질로 인한 정신질환도) 법에 근거한 업무상 재해 판단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직장갑질이 원인이 돼서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는 경우,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으려면 직장에서 이뤄진 갑질 내용에 대해 주치의에게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신질환 발병과 갑질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위한 구체적인 증거들을 모을 필요가 있다고도 조언했다.

이들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됐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것이 많다”며 “근로복지공단은 정신질환 관련 산재 판정의 신속성을 높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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