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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타고난 ‘음원 강자’…헤이즈 “찌질한 노랫말 실제 내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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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미니 음반 발매

타이틀곡 ‘만추’ ‘떨어지는 낙엽…’

늦가을 기다렸다 발매한 신보

크러쉬·기리보이·콜드 참여해

“가장 사적인 것이 가장 보편적

일기 내용에 멜로디 붙여 노래

시작 혹은 이별하는 연인들이

떠올릴 수 있는 가을 노래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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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만난 연인이 변했다. 말을 안 해도, 눈빛과 행동을 보면 다른 사람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 이야길 직접 듣고 싶지 않아서 늦가을 어느 날, 먼저 이별을 이야기했다. 상대가 미안하다는 말을 하기 전에 차갑게 돌아섰다. ‘한겨울이었으면 더 힘들었을 텐데, 더 추워지기 전에 헤어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봤을 만한 이야기다. 가수 헤이즈는 신곡 ‘만추’에 자신의 경험담을 살려 이렇게 썼다. ‘미안한 마음 같은 건 잊고 살아. 차가웠던 마지막 모습만 기억해. 너무 추워지기 전에 잘됐어.’

가수 헤이즈가 13일 다섯번째 미니 음반 <만추>를 발표했다. 크러쉬, 기리보이, 콜드도 이번 음반에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11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찻집에서 만난 헤이즈는 “가을이 될 때까지, 낙엽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렸다 낸 음반”이라고 말했다.

2014년에 데뷔한 헤이즈는 그동안 ‘비도 오고 그래서’(멜론 차트 1위 횟수 총 34회), ‘저 별’(7회), ‘널 너무 모르고’(6회) 등의 노래로 여러 차례 음원차트 1위를 하면서 ‘음원 강자’가 됐다. 특히 2017년에 발표된 ‘비도 오고 그래서’는 멜론 100위 차트에 476일 연속 진입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 노래는 비만 오면 ‘소환’되는 장마철 대표 시즌송이기도 하다.

헤이즈가 ‘음원 강자’가 된 비결은 뭘까. 일기처럼 써내려간 노래 가사가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헤이즈가 직접 작사한 노래들에는 슬픔을 넘어 찌질함과 구차함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난 몰랐어 너의 맘의 크기도. 옷 사이즈는 알았어도. 널 웃음짓게 하는 법도 까먹고. 또 헛짚었어.’(‘널 너무 모르고’ 가사)

헤이즈는 자신이 ‘음원 강자’가 된 이유를 ‘시대를 잘 타고나서’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음원이 중심이 되고, 음색을 중시하는 시대가 될 때 제가 나타나서 ‘음원 강자’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 솔직한 이야기를 가사로 쓰니까 많은 공감을 받을 수 있었어요.”

가수 크러쉬가 피처링한 신곡 ‘만추’도 헤이즈 자신의 경험담을 토대로 썼다. “모든 노래를 제 경험을 바탕으로 써요. 가장 사적인 것이 가장 보편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찌질하고 멋이 없어도 있는 그대로 쓰죠. 제일 처음 곡을 만들었을때, 일기 내용에 멜로디를 붙여보면서 곡을 만들었어요. 지금도 매일 제가 느끼는 감정을 메모장에 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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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즈는 2015년 <엠넷>(Mnet)의 힙합경연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 2>에 출연해 래퍼로서 얼굴을 알렸다. 대중들에겐 래퍼의 이미지가 각인됐지만 데뷔 때부터 헤이즈의 음악은 랩과 노래를 넘나들었다. 비음 섞인 특유의 발성으로 부르는 노래와 담백하게 내뱉는 랩이 헤이즈의 매력이다. “랩과 노래, 어느 한쪽에 국한하지 않고 둘 다 계속할 거예요.”

헤이즈는 여름엔 ‘앤 줄라이’, 장마철엔 ‘비도 오고 그래서’, 겨울엔 ‘첫눈에’ 같은 자연과 계절에 맞는 노래를 발표해왔다. 이 때문에 적절한 음반 발표 시점도 헤이즈의 전략 중 하나로 꼽혀왔다. 이번에도 역시 ‘늦가을’에 맞춰 <만추>를 들고나왔다. 타이틀곡도 ‘떨어지는 낙엽까지도’, ‘만추’ 두 곡이다.

헤이즈는 겨울 이후엔 따뜻한 봄이 온다는 것을 생각하고 신곡 ‘떨어지는 낙엽까지도’를 만들었다고 했다. “낙엽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영감을 받았어요. 쓸쓸한 가을도 더 아름다운 날을 위한 준비 과정이 아닐까 하고요. 이별을 하는 것도 새로운 사랑을 준비하는 과정일 뿐이고, 모든 고난과 역경도 더 나은 삶을 위한 준비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 곡을 썼습니다.”

헤이즈는 음원 차트 순위에는 신경쓰지 않겠다고 했다. “제 노래가 1위라고 해서 현존하는 곡 중에 가장 훌륭한 곡도 아니고, 1위를 하지 않은 다른 제 노래가 좋지 않은 곡도 아니니까요. 욕심내지 않으려고 해요.”

그러나 욕심 없다는 헤이즈의 말과는 달리 음반 출시 전부터 신곡에 대한 누리꾼들의 관심은 뜨겁다. “‘떨어지는 낙엽까지도’는 사랑을 시작한 사람들에게, ‘만추’는 이별한 사람들이 떠올리는 가을 노래가 됐으면 한다”는 헤이즈의 바람처럼 순위와 상관없이 가을마다 ‘소환’되지 않을까.

신지민 기자 godji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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