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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스타성'에 'K팝 시스템' 접목한 슈퍼엠, 美시장 열어젖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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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과 빅히트 위세 확인 위한 전면전 될 수도"

연합뉴스

슈퍼엠, 미국 빌보드 200 1위
(서울=연합뉴스) 빌보드가 13일(현지시간) 그룹 슈퍼엠(SuperM)의 첫 미니앨범 '슈퍼엠'이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예고 기사를 통해 보도했다. 슈퍼엠은 샤이니 태민, 엑소 백현과 카이, NCT127의 태용과 마크, 중국 그룹 웨이비의 루카스와 텐 등 퍼포먼스에 강점이 있는 7명이 모인 팀이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이번 기획을 이끌며, 유니버설뮤직그룹 산하 레이블 캐피톨뮤직(CMG)이 함께한다.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이도연 오보람 기자 = 그룹 슈퍼엠(SuperM)이 K팝 역사상 최초로 데뷔 앨범으로 '빌보드 200' 정상에 우뚝 서면서 K팝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음악 전문가들은 K팝 스타들 특유의 매력에 '시스템'이 접목되면서 외연이 확장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미 얼굴이 알려진 멤버들의 기성 팬들이 상당수 기여한 결과라는 점에서 대중성 확보가 숙제로 남는다.



◇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강렬한 SMP, 통했나?

슈퍼엠의 타이틀곡 '쟈핑'(Jopping)은 SM만의 뮤직 퍼포먼스, 즉 SMP((SM Music Performanc)라는 종합예술 콘텐츠를 보여주는 강렬한 사운드 곡이다. 웅장한 호른 사운드로 도입부를 여는 일렉트릭 팝 장르로 미래적인 콘셉트, 파워풀한 안무가 특징이다. 다인조 그룹이 맥을 못 추는 미국에선 볼 수 없던 스타일이다.

음악 전문가들은 샤이니, 엑소, NCT, 웨이비 등의 최정예 멤버들을 모아놓은 슈퍼엠이 미국 사회 취향 '다양화'를 정확히 짚었다고 풀이했다. 아시아 출신과 히스패닉 인구가 늘면서 미국인들은 자신들을 대변해줄 다양한 음악에 갈증을 느꼈고, 이들이 여기서 한몫을 담당했다는 것이다.

김헌식 음악평론가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글로벌 음악 문화가 바뀌고 있다. 취향의 집합성이 이번에 적절하게 효과를 발휘했다"며 "슈퍼엠은 다양한 가수들이 집합적으로 있기 때문에 다채로운 취향이나 선호를 충족하면서 영미권 국가들이 하지 못한 음악적 성취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작에 미국 활동을 시작한 NCT127은 빌보드에서 상당히 높은 순위를 유지했지만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그런 숨겨진 팬들이 외부로 드러났다"고도 했다.

세계적인 록밴드 U2와 재닛 잭슨 등을 마케팅한 필 콰르타라로 미국 트라이포드 파트너스 대표는 최근 '2019 서울국제뮤직페어' 간담회에서 "지난 몇 년간 미국 팝 음악계는 별 특색과 매력이 없었고, 이 틈에 어린 팬들이 K팝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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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룸 슈퍼엠과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
[SM엔터테인먼트 제공]



◇ 전문적인 미국 레이블과 협업이 신의 한 수

슈퍼엠의 성공적인 데뷔는 유니버설뮤직그룹 산하 캐피톨 뮤직 그룹(CMG)의 체계적인 지원 덕분이기도 하다. 케이티 페리, 샘 스미스, 트로이 시반 등 세계적인 팝스타가 소속된 이들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슈퍼엠의 미국 활동을 뒷받침한다.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할리우드 한 복판의 캐피톨 레코즈 타워에서 야외 쇼케이스를 열어 이목을 집중시켰다. 9일에는 슈퍼엠을 미국 NBC 간판 토크쇼 '엘런 드제너러스 쇼'에 출연시키는 등 미디어 노출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김윤하 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1위에 대해 'K팝 미국 진출의 문이 열렸다'고 평가했는데 슈퍼엠으로 가시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SM의 프로모션 노력이 기록으로 남은 것도 의미 있다. K팝 업계는 그동안 '어떻게 해외 진출을 해야하는거지? BTS처럼 갑자기 튀어나온 슈퍼스타가 아니면 불가능한가?' 라는 의문이 있었는데, 이렇게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공감대가 마련됐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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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엘런쇼 출연한 슈퍼엠
(서울=연합뉴스) 그룹 슈퍼엠(SuperM)이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NBC 간판 토크쇼 '엘런 드제너러스 쇼'를 통해 방송 데뷔 무대를 가졌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마케팅 효과는 오래 못가…대중성 확보해야"

슈퍼엠이 미국 시장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대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빌보드는 슈퍼엠의 성취를 축하하면서도 "슈퍼엠의 멋진 출발은 팬들이 앨범을 구입할 때 가능한 여러 가지 조합에 힘입어 이뤄진 것"이라면서 "K팝 팬들은 여기에 열정적으로 돈을 쓴다"고 평가했다. 북미투어 콘서트 티켓을 사면 앨범을 주는 등 다양한 프로모션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김헌식 음악평론가는 "기획사 마케팅은 초반에는 시선을 끌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지속하긴 어렵다. 슈퍼엠이 데뷔와 동시에 1위를 차지한 건 다소 물량 공세적 결과일 수 있다"면서 "핵심적인 마니아층을 만드는 게 관건"이라고 짚었다.

20대 중후반 멤버들이 포진한 슈퍼엠이 입대 문제를 앞둔 만큼 지속적인 활동에도 물음표가 남는다.

웹진 '아이돌로지' 미묘 편집장은 "섣불리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슈퍼엠이 몇 년간 정규 활동을 할 의향이 있는지는 모르겠다"며 "하지만 이를 통해 세계가 SM 아티스트들에게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의 위세에 주춤했던 SM이 반격에 나섰다는 해석도 내놨다.

임 평론가는 "미국 시장을 두고 한국에서 부동의 1위 차지한 막강 SM이 방탄소년단과 라이벌전을 개시했다"며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직접 고른 7인의 슈퍼그룹을 통해, 그동안 밀린 시장 싸움에서 SM의 위세를 확인하기 위한 전면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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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슈퍼엠
[SM엔터테인먼트 제공]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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