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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고속도로 입구에 31억원 짜리 조형물 세운다는 광주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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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가로 74m, 높이 8m 대형 구조물 '무등의 빛' 설치

광주 상징 '랜드마크'로 계획…비용은 전액 광주시 예산

시민협의회 설치 결정…"시민 의사창구 확대 필요성"도

광주광역시가 31억원을 들여 무등산을 형상화한 조형물을 고속도로 톨게이트에 세운다. 광주시는 이 조형물이 지역을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하지만, 일각에서는 홍보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다.

중앙일보

광주시와 광주비엔날레 재단이 전남 장성 남면 방향 고속도로 '광주톨게이트'에 설치할 가로 74m, 높이 8m의 대형 조형물 '무등의 빛' 조감도. [사진 광주비엔날레 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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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광주시와 광주비엔날레 재단에 따르면 광주시는 전남 장성 남면 방향 고속도로 '광주톨게이트'에 가로 74m, 높이 8m의 대형 조형물 '무등의 빛'을 내년 4월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무등의 빛은 광주로 진입하는 방향에서 광주를 대표하는 '무등산'의 사계, 낮과 밤 등을 표현하는 미디어아트를 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광주에서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방향에서는 약 10㎝의 스테인리스 픽셀 1만6000개를 볼 수 있다. 무등의 빛 설치비용 31억원은 전액 광주시 예산이다.

무등의 빛은 구도심 활성화를 목표로 문화예술 건축물과 작품을 설치하는 도시재생 건축예술 문화사업 '광주폴리'의 일환이다. 이 사업에 따라 2011년부터 총 3차례에 걸쳐 광주 구도심에 30개의 다양한 예술과 건축 작품이 설치됐다. 광주시와 광주비엔날레 재단은 광주폴리를 광주를 대표하는 도시재생 사업으로 활용하려고 지난 6월 특허청 상표 등록까지 마쳤다.

광주시와 광주비엔날레는 지난해 10월 광주만의 차별화된 특성을 반영하려면 광주 주요 출입구에 '관문형 폴리'가 적합하다는 자체 연구결과를 통해 4차 광주폴리로 대형 작품인 무등의 빛 설치를 결정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전주시에서 고속도로 톨게이트에 한옥 조형물을 설치한 사례처럼 광주시도 문화예술의 도시라는 상징물이 필요해 미디어 아트와 접목한 작품을 설치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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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톨게이트 구조물과 달리 1개의 기둥으로 상층부를 지탱하는 광주톨게이트. [사진 광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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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톨게이트는 구조·역사적 특수성 때문에 보존가치가 있다는 게 광주시의 설명이다. 광주톨게이트는 중앙부에 설치된 하나의 기둥으로 상층부를 지탱하는 형태의 구조물이다. 양쪽 끝에 기둥이 2개 세워지는 일반적인 톨게이트 건축물과는 다르다. 한국도로공사도 광주톨게이트가 1978년 설치돼 40년 역사를 가진 희귀한 구조물로 보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무등의 빛을 설치할 장소로 광주 송정역, 동광주톨게이트, 광주톨게이트를 후보군으로 놓고 검토했었다"며 "송정역은 무등의 빛과 유사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동광주톨게이트는 역사성이 부족해 탈락했다"고 말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14년 9월 공공조형물 건립을 둘러싼 갈등과 무분별한 건립에 따른 예산 낭비 방지를 위해 '주민대표 참여 건립심의위원회 구성'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장치 마련' 등을 권고했었다.

광주시와 광주비엔날레 재단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시민단체, 문화단체, 전문분야 청년, 광주시의회 등으로 구성된 '광주폴리 시민협의회'를 거쳐 설치 장소, 작품 예술성, 예산 등을 검토해 설치를 결정했다.

대형 조형물 설치에 수십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시민들의 의사를 더 폭넓게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조민지 사무국장은 "공공조형물 중에서도 의미 있고 기억해야 할 역사를 담은 조형물을 무조건 예산 낭비라고 볼 순 없다"며 "다만 이번 조형물의 의미나 효과에 대해 시민들이 얼마나 공감하는지는 따져 볼 문제"라고 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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