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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축구 망신당할까봐 무관중? '세계2위' 역도엔 70명 부른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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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20일 평양서 아시아 주니어대회 개최

한국선수 40여명, 기자 2명에 초청장

무중계·무관중 남북축구와 정반대 행보

북한, 역도는 세계 극강이라 자신감 넘쳐

중앙일보

15일 북한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북한과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 경기에서 한국 손흥민과 북한 정일관(11번)이 진영 결정을 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원정에서 접전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사진 북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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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서 사상 초유의 ‘셀프 무관중 경기’를 펼친 북한. 아무래도 한국축구에 망신당할까봐 그랬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북한이 평양에서 개최하는 역도대회에 한국측 70여명의 방북을 허용하는 정반대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북한은 오는 20일부터 27일까지 평양 류경·정주영 체육관에서 열리는 2019 아시아 유스 주니어역도선수권대회를 개최한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15일 “북한으로부터 우리측 70여명에 대한 초청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대한역도연맹은 16일 “선수 38명, 지도자·임원, 기자단 등 70여명 규모로 방북한다. 18일 김포공항을 출발해 중국 베이징을 거쳐 중국국제항공을 타고 평양에 들어간다”라고 밝혔다. ‘포스트 장미란’이라 불리는 이선미(19·강원도청) 등이 참가한다.

기자단 풀단 순번에 따라 한겨레 사진기자와 경향신문 취재기자 등 한국 취재진 2명도 포함됐다. 통일부는 방북 인원 70여명에 대한 방북승인 절차를 이번주 초에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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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북한 축구대표팀이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차전 경기를 하고 있다. 29년 만의 대결은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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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북한이 최근 축구 종목에서 보여준 행보와는 거꾸로다. 북한남자축구대표팀은 지난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을 ‘깜깜이’로 치렀다. 북한의 비협조로 한국 취재진과 응원단, TV 중계가 불허됐다. 게다가 북한은 ‘자발적 무관중’ 경기까지 치렀다.

북한이 남측 응원단을 막은 채 홈 관중의 일방적 응원을 받는다는 비난을 피하려고 그랬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쪽에선 북한이 홈에서 망신당하는 모습을 주민들에게 보여주지 않기 위해 그랬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번 역도 사례를 대입해보면, ‘한국축구가 두려워서 그랬다’는 후자에 무게가 실린다. 북한이 축구는 열세인 반면, 역도는 세계 강국이기 때문이다. 북한축구가 이번에는 0-0으로 비겼지만, 한국을 상대로 1승9무7패의 열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한국이 37위, 북한은 113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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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역도 56kg급 북한 엄윤철이 리우올림픽 용상 169Kg 역기를 든 후 환호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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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북한역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 톱2’로 꼽힌다. 북한은 지난달 태국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7개를 포함해 메달 24개를 휩쓸었다. 세계신기록도 5개 작성했다.

북한역도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휩쓸었다. 북한 엄윤철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56㎏급에서금메달을 딴 뒤 “달걀로 바위를 깰 수는 없지만, 달걀에다 사상을 채우면 바위도 깰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은 올해 세계주니어역도선수권 여자 최중량급(87㎏ 이상) 2연패를 달성한 이선미가 출전한다. 하지만 전종목을 놓고 보면 북한역도가 더 강하다.

북한은 이번에 역대 두번째로 국제역도연맹(IWF) 대회를 유치했다. 2013년 아시안컵 및 아시아클럽역도선수권대회를 개최했고, 당시 한국도 참가해 원정식 등이 우승했고 애국가도 울렸다. 이번에 중국, 몽골 등 각국 400여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물론 북한이 여러국가가 다 참석하는데 한국선수단만 막을 수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번에는 한국기자단의 방북도 허가했다. 국제 규모 대회의 성공적 유치를 대내외에 적극 홍보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북한은 2018 세계주니어역도선수권대회도 유치했지만, 2017년 10월 IWF가 “미국과 유럽 등에서 ‘한반도 정세가 불안하다’는 여론이 형성됐다”며 대회 반납을 권고했고, 결국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렸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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