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책임 통감하는 사람 없어”… 여권 뒤늦은 ‘조국 사태’ 자성론 [조국 사퇴 이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정치권 안팎 파장 / 정성호 “이게 우리 수준” 일침 / 김해영 “대단히 송구” 고개 숙여 / 여당 지도부서 처음 사과 발언 / 2020년 총선 불출마 선언 이철희 / “조국정국 정치권 전체의 책임” / 야당도 쇄신·성찰 촉구 목소리

세계일보

정성호(왼쪽부터), 김해영, 이철희


극단적 진영 대결에 매몰된 정치권을 비판하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의 행보가 정치권 안팎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의원이 ‘조국 정국’에서 보여준 ‘기성 정치권의 한심한 꼴’을 지적하며 불출마를 선언한 뒤 16일 여권을 중심으로 자성과 성찰의 목소리와 함께 일각에선 책임론 및 쇄신론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3선 중진인 같은 당 정성호 의원은 지난 15일 밤 “조국(전 법무부 장관)은 갔다. 후안무치한 인간들뿐이니 뭐가 달라지겠는가”라며 “책임을 통감하는 자가 단 한 명도 없다. 이게 우리 수준”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정 의원은 이와 관련해 이날 세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의원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옆자리에서 여러 얘기를 나눴는데 불출마 선언 소식을 듣고 답답한 마음에 한 줄 남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책임을 통감하는 자’라는 언급과 관련해 “여당이든 야당이든 너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고 서로 상대방 손가락질만 하고 있다”며 “여야 지도부 모두 이런 상황에 대해서 국민은 없으면서 입만 열면 국민을 위한다고 한다. 후안무치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경제가 어려운데 일차적인 책임은 정부 여당에 있지만, 야당도 망한다고만 하지 경제를 살리기 위해 무엇을 했나”라며 “어떻게든 여야가 대화와 타협을 해야 한다. 상대방이 죽어야 내가 산다고 하는 식의 정치가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민주당 최고위원인 김해영 의원도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 서초동·광화문 집회에서 보듯이 국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국민들의 갈등이 증폭되고 많은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집권 여당의 지도부 일원으로서 대단히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이제는 여야가 화합해서 민생을 챙겨 나가야 할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여당 지도부에서는 처음 나온 사과 발언이다.

기성 정치권을 싸잡아 비판하고 전격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 의원은 전날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야당만을 탓할 생각은 없다. 정치인 모두, 정치권 전체의 책임이다. 부끄럽고 창피하다”며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정치는 결국 여야, 국민까지 모두를 패자로 만들 뿐”이라고 여야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했다.

세계일보

14일 오후 사의를 표명한 조국 법무부 장관이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야당에서도 정치권 전반의 자성과 성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치가 바뀌려면, 진영논리에 갇힌 사람보다 성찰할 줄 아는 사람, 패거리에 휩쓸려다니기보다 영혼이 자유롭고 나라의 길에 대해서도 생각이 있는 사람이 정치판에 더 많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