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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욕설+폭력' 전쟁이 된 평양 원정, 대표 선수들 "갚아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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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한준 기자] "평양에 가기 전까지 북한 축구에 대해 별 생각이 없던 선수들에게 감정이 생겼다. 벌써 내년 리턴 매치를 벼르더라."

대표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중계 없이 치러진 '깜깜이' 평양 원정을 통해 남북 축구 대결에 감정이 생겼다고 전했다.

전언은 17일 오전 0시 45분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 오전 1시께 입국장으로 나온 대표 선수들의 입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 손흥민, "다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선수 대표로 공식 회견을 가진 주장 손흥민은 "심한 욕설도 들었다. 다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경기를 돌아봤다.

선발 출전한 미드필더 황인범은 주북한 스웨덴 대사가 공개한 선수단 충돌 상황을 야기한 폭력의 피해자로 알려졌다. 황인범은 "이번 평양 원정에서 겪은 것을 다음 경기 때 갚아주고 싶다"고 했다.

선수들은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북한 선수들이 경기 내내 위협적인 언사와 욕설로 기 싸움을 벌였다고 했다. 북한 벤치에서도 경기 내내 그러한 욕설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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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인범, "북한 선수들과 북한 벤치에서 말로 기싸움을 걸어왔다"

황인범은 "관중이 없었지만 관중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 정도"라고 했다. 경기 중에는 공과 상관 없는 상황에서도 거친 몸싸움이 있었다. 축구 경기가 아닌 것 같았다는 평양 파견 대한축구협회 직원의 전언 그대로였다.

"계속 불필요한 말로 우리 선수들을 일부러 흥분하게 하려 한 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그런 부분을 우리 홈에서 할 때 어떻게 갚아줄 수 있을지, 경기력으로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선수들이 마인트 콘트롤을 잘 했다.

대표팀이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경기한 것은 이번이 29년 만이다. 역사상 두 번째다. 1990년 10월 11일 평양 경기는 통일 축구 경기로 이벤트성이었다. 승패의 중요도가 떨어졌다.

당시 경기를 경험했던 한 선수는 "선제골을 넣으니 북한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지더라. 죽일 듯이 달려들었다. 경기장 분위기도 험악했다. 결국 역전패를 당했다"고 회고했다.

험악한 현지 분위기가 주심의 판정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반응도 있었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입국 현장 인터뷰에서 주심의 판정을 비판했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인사들도 말을 아끼면서도 거친 플레이에 대한 적절한 제지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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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 관계자 "대표선수들이 북한에 대한 감정이 생겼다"

대표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주심도 분위기에 위축되어 제대로 판정을 할 수 없는 것 같더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번 대결은 일반 관중이 입장하지 않았으나 경기장에서 느껴진 살기는 그대로였다. 29년 전 통일 축구와 달리 이번 경기는 2022년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전이다. 험악한 분위기에도 한국 선수들은 끝까지 싸우고 받아쳤다.

한국이 이번 경기에서 졌다면 2차 예선 H조 1위 자리를 북한에 내줄 수 있었다. 결과를 내야 하는 경기였다. 승점 1점을 얻고, 부상자 없이 돌아온 것은 철저히 불리한 상황에서 펼친 선전이었다.

한국은 지난 14일 베이징을 거쳐 평양으로 들어가면서 장시간 휴식하지 못했다. 호텔 밖으로 한 발도 나가지 못했고, 경기를 준비하며 철저히 통제된 생활을 했다. 인조 잔디 경기장 환경 적응에도 애를 먹었다. 북한 관중이 없었지만 원정이라 어려운 점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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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6월 4일 한국서 리턴매치, 전쟁이 된 남북 축구

득점 없는 무승부로 한국과 북한은 나란히 무실점에 승점 7점이 됐다. 한국이 10골을 넣어 3골을 기록 중인 북한을 제치고 1위를 유지했다. 레바논이 승점 6점으로 쫓아오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북한이 H조 1위를 다투고 있다.

선수들은 2020년 6월 4일로 예정된 북한과 홈 경기를 벼르고 있다. 영국 공영 방송 BBC가 '세계에서 가장 이상한 더비'라고 지칭하기도 한 남북 축구 대결에 선수들의 '감정'이 실리며 리턴 매치를 향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축구는 결과로 말해야 한다. 다음 홈 경기에서 우리가 어떤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지, 그때 우리가 상대와 실력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고 싶다." (황인범)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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