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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꿈치, 무릎 들어오고…전쟁 치르듯이 경기했다" 최영일 단장이 지켜 본 북한전[현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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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평양 원정을 마친 한국 축구대표팀 최영일 단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19. 10. 17. 인천국제공항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인천국제공항=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팔꿈치, 무릎 막 들어오더라. 전쟁 치르듯이 경기했다.”

29년 만의 평양 원정길을 다녀온 최영일 단장이 지켜본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H조 3차전은 21세기 새로운 형태의 전쟁과 같았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7일 밤 12시 45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벤투호는 앞서 지난 15일 평양 원정에서 북한과 90분 혈투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3위 북한을 상대한 한국(37위)은 전력상 차이가 컸으나 상대의 거친 경기력때문에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할 수 없었다. 최영일 단장은 “원정길에 오른 모두 이번 경기가 부담스러웠던 건 사실”이라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선수들이 잘 싸웠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려웠는데 축구인으로서 후배들이 자랑스럽다. 우린 이기려 갔는데, 비긴 자체로도 만족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 단장의 말대로 북한전은 축구 경기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거칠었다. 최 단장은 “그냥 전쟁 치르 듯 경기를 치렀다. 지금까지 축구를 보면서 밖에서 함성 지르고, (북한)선수들이 지지 않으려는 눈빛이 살아있더라. 우리는 기술적으로 이기려는 축구를 했지만 북한은 정신이 가미된 축구를 하더라. 그래서 경기 자체가 거칠었다. 선수들이 부상 없이 경기를 마치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며 “원정에서 승점 1을 따왔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기 상황에 관해선 “팔꿈치, 손은 기본이고 공중볼이 뜨면 무릎까지 치고 들어오고 많이 힘들었다”고 거친 상황을 설명했다.

경기 전부터 말 많고 탈 많았던 평양 원정이었다. 취재진과 응원단 방북도 얘기가 진행됐지만 결국 무산됐고 선수단만 평양 원정에 올랐다. 특히 이번 경기는 생중계도 없었고 ‘무관중’으로 경기가 치러졌다. 최 단장은 “(관중을) 기다리던 우리도 놀랐다. 1시간 30분 전에 경기장에 도착했다. 문은 열리겠지, 문이 열리면 5만 관중이 들어차겠거니 했다. 그런데 끝까지 열리지 않아서 선수들과 벤투 감독 모두 놀랐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특히 북측 관계자에게 ‘무관중’에 관해 물어 본 최 단장은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관중이)오기 싫어서 오지 않았겠느냐’라며 답을 회피하더라. 정확하게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벤투호는 많은 통제 속에 평양 원정을 다녀왔다. 숙소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최 단장은 “통신 자체를 할 수 없었다. (호텔에서) 인터넷 자체가 아예 안 됐다. 호텔도 문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고 외부인도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며 “(북측 인사들은) 자기 규정대로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하더라. 더 이상 물어봐도 눈을 마주치지도, 대답도 하지 않더라”고 설명했다.

이번 원정에서 쉽게 경험하지 못할 것들을 겪고 돌아온 벤투호다. 최 단장은 “(최종예선에서 만난다면) 혼내줄 것”이라며 “실력으로는 우리가 낫다. 기술적으로나 축구로나 우리가 훨씬 낫다.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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