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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봄·여름 4개월 1위 지킨 SK, 3경기 만에 끝난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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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SK 선수들이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키움과의 방문 3차전에서 패해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한 뒤 관중석의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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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경기를 치르는 정규리그에서 거의 4개월간 1위를 지켰다. 경쟁자를 압도하는 독주에 한때 KBO리그 역사상 최다승 93승 기록을 뛰어넘어 꿈의 기록인 7할 승률로 100승까지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장밋빛 엔딩이 기대됐던 SK의 2019시즌이 허무하게 끝났다. 리그 역사상 최악의 마무리로 기억될 만한 ‘흑역사’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SK는 2019시즌 단 3경기 만에 ‘가을야구’ 여정을 마쳤다.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추격자 두산에 우승을 내준 게 뼈아팠다. SK는 지난해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서 히어로즈,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꺾고 우승했던 기억을 되살리려 노력했지만 ‘가을야구’ 극적인 반전은 없었다. 무려 9경기 차까지 앞서다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놓친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SK는 플레이오프에서 3위 키움에 발목을 잡혔다. 시리즈 전적 3패라는 초라한 성적이었다. 플레이오프에서 지는 바람에 SK의 최종 순위는 3위가 됐다.

기회는 있었다. 1차전에서는 에이스 김광현이 역투를 펼쳤으나 꼭 필요했던 1점이 나오지 않았다. 2차전에서는 침묵하던 제이미 로맥과 한동민의 홈런포가 나오며 경기 주도권을 잡고도 투수진이 리드를 지켜내지 못해 역전패했다.

지난해 리그 최고의 강타선이었지만 공인구 변화 뒤 시즌 내내 아킬레스건으로 바뀐 타선 침묵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득점 기회마다 무기력한 공격력에 한숨이 나왔다. 정규시즌 1위를 지켰던 팀의 위용을 찾아볼 수 없었다. 믿었던 외인 원투펀치가 조기에 무너졌고, 부담이 커진 불펜진도 시즌 때 강력함이 사라졌다. 주자가 나가지 못하다 보니 키움을 상대로 한 맞춤형 ‘발야구’ 전략도 발이 묶였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해 우승팀 SK의 지휘봉을 잡은 뒤 첫 시즌에 천국과 지옥을 모두 경험했다. 염 감독은 “SK가 또 다른 왕조시대로 나아가는 시즌을 만들겠다”고 다짐했지만 산적한 과제만 확인했다. 게다가 히어로즈 시절 4차례 포함, SK까지 대권 도전에 실패하며 ‘가을야구’에 약한 징크스를 끝내 깨지 못했다.

다만 희망은 있다. 마무리 하재훈을 비롯해 필승조 서진용 등 젊은 투수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SK는 KBO리그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승리(타이)인 88승을 거뒀다. SK 구단 역사로는 최다승 기록이다. 2019시즌 쓸쓸한 퇴장은 아픈 만큼 성장 동력이 될 수도 있다.

고척 |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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