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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구매 들이밀자 면박준 美 "한국車 수입 얼마인줄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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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방위비분담금 논리 싸움

“자동차 꺼낸 건 트럼프 협상 전략”

다음주 하와이서 2차협상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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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0일 장원삼 당시 외교부 방위비 분담금 협상 대표(오른쪽)와 티모시 베츠 미국 국무부 방위비 분담금 협상 대표가 한국이 분담해야 할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정하는 제10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가서명을 하고 있다. 올해 적용되는 한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규모는 지난해보다 약 8.2% 오른 1조389억원으로 정해졌다. 유효기간은 1년이다. [사진 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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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 과정에서 한국 측이 “미국산 무기를 많이 수입했다”고 설득에 나서자 미국 측은 “한·미 자동차 무역 수지를 생각하라”며 압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수의 외교·안보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양국의 물밑 고위급 채널에서 한국 측은 “지난 10년간 모두 62억7900만 달러(약 7조4530억원)의 미국산 무기를 수입했다”며 “앞으로도 구매액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미국 측은 이에 “한국이 매년 미국에 자동차를 얼마나 수출하느냐”며 “미국은 엄청난 무역 역조를 겪고 있다”고 맞섰다.

지난해 한국의 미국산 무기 수입액은 6억1200만 달러(약 7270억원·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규모였다. 같은 기간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부품 제외) 수입액은 136억3500만 달러(약 16조1850억원·무역협회)다. 지난해 양국의 자동차 무역 수지는 미국이 118억100만 달러(약 14조70억원) 적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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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국 무기 수입 얼마나 하나.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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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무기’는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 총액으로 50억 달러 상당을 제시하자 한국이 고심 끝에 마련한 협상 카드 중 하나였다. 50억 달러가 부담스러운 한국이 미국산 무기 구매 비용을 강조해 미국을 조금이라도 설득하려는 시도였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지난 10년간과 앞으로 3년간의 무기 구매 계획을 밝혔다고 당시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미국 측이 꺼내 든 ‘자동차 무역수지’와 관련, 양국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관심이 많은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재앙”이라고 비난했다. 당시 트럼프 후보 캠프는 경제 계획안 보고서에서 “한·미 FTA 때문에 9만5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고 한국과의 무역수지 적자는 거의 두 배로 늘었다”며 “특히 미시간·오하이오·인디애나 주의 자동차 산업이 (일자리) 피해가 컸다”고 주장했다. 최남석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는 “자동차는 트럼프 행정부의 한·미 간 무역 협상에서 꺼지지 않는 불씨”라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자동차 얘기가 본격화되면 협상 자체가 어려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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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추이. 그래픽=김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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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측이 ‘자동차 무역수지’를 거론함에 따라 ‘미국산 무기’ 설득 카드가 잘 먹힐지가 불투명해졌다. 미국은 가급적 방위비 분담금을 더 많이 받으면서, 동시에 한국을 압박해 향후 무역 관련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관측된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미국산 무기’는 동맹을 거래관계로 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고방식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인데, 그럴수록 미국 쪽에 전선을 확대할 빌미를 줄 수 있다”며 “적어도 초기 협상 단계에선 주한미군 운용비라는 방위비 분담금 본연의 취지를 강조하는 전략이 낫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과 미국은 방위비 분담금 2차 협상을 다음주 초중반 미국에서 열 전망이다. 장소는 하와이가 유력하다. 기획재정부 출신인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 대표로 첫 등판한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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